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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평점 :
상권에서는 주로 인물과 배경, 사건의 전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이에 대한 얘기에 무게를 실었다면, 하권에서는 인물들의 대립과 경쟁과 대립에서 이기기 위한 온갖 술수들의 난무, 인물들이 목적을 향해, 혹은 성공과 정적 제거를 통해 이루려는 야망에 대해 주로 언급하고 있다. 인간사에서 중요한 것들이 몇 개 있는데, 항상 최후의 승자가 되거나, 유명한 인물이 되려면, 이를 조력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희생이나 양보를 통해, 영웅이 될 수도, 간웅이 될 수도 있는 법이다.
유독 중국 드라마나 사극, 혹은 문학작품 등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극의 배치로 볼 수 있는데, 제왕업에서도 이런 가치에 대해 자세히 느낄 수 있으며,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한 기존적 해석, 혹은 사랑, 그 이상의 가치로 보이는 사람 자체에 대한 주목이나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의리나 명분, 지금의 관점에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인물들의 행위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성찰하거나, 단순한 작품, 그 이상의 묘한 감정을 갖게 될 것이다.
누구나 완벽할 수 없듯이, 최고의 자리나 권력에 있어도, 항상 사람을 온전히 믿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나 이는 개인의 능력과는 별개로 특징성을 갖고 있고, 책에서도 가장 돋보이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완벽한 역사정극이나 사극은 아니지만, 과거의 모습을 바탕으로 작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나름의 교훈과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의 가치, 질서나 관용 등으로 대표되는 긍정적인 결과들, 혹은 그 반대적 상황과 실패를 통해 역경을 극복하는 인간사의 과정이나 흐름에 대한 언급들까지, 나름의 상대성을 통해 비교하며 읽을 수 있는 점이 의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단순한 인기 드라마를 재해석한 차원을 넘어서, 독자들에게 남녀간의 사랑, 인간사의 반복되는 패턴, 혹은 경영이나 관리에 있어서 어떤 가치가 우선되어야 하는지, 필요한 부분을 적용하며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의미를 전하고 있다. 가볍게 읽기에도 좋으며, 상권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완결편에서 말하는 궁극적인 의도나 메시지가 무엇인지, 깊게 생각하며 읽기에도 좋은 소설이다. 우리와 닮은듯 다른 중국소설, 문학의 특징적 요소, 책을 통해 만나 보길 바란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탄탄해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