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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가의 철학 - 휴대전화 컬렉터가 세계 유일의 폰박물관을 만들기까지
이병철 지음 / 천년의상상 / 2019년 8월
평점 :


물건과 인간은 항상 같은 흐름으로 흘러간다. 시대를 주도하는 물건의 등장, 이는 경제학이나 자본주의적 질서를 재편하거나, 새로운 일자리의 제공 등 우리 생활에 있어서 매우 당연시 되는 그런 가치들을 확립시키며, 새로움에 대한 갈증도 풀어주며,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시대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른 현재의 관점에서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혹은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부분까지, 이를 직업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나 문화이론 전문가, 혹은 수집가들 외에는 대중적인 관심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왜 이런 노력과 고생을 통해 휴대전화에 집착하는 것일까? 생각보다 가벼운 취미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어쩌면 문명사나 문화사에 대한 기록, 소장을 통해 더 자세히 배우며 알리고자 하는 작은 실천의 결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모바일 활동,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시대지만, 불과 한 세기 전만 하더라도, 이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습이다. 그만큼 우리 인간은 매우 역동적인 모습으로 기술변화를 이뤘고, 모두가 원하는 성장과 발전이라는 결과물을 기고 있는 것이다. 항상 새로운 물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를 잃어가지만, 전화라는 상징성은 대단한 의미를 갖고 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연결수단, 그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 이 책도 이런 가치에 주목하며, 전화기의 역사, 제법 역동적으로 변화와 성장을 거듭한 관련 역사를 함께 언급하며, 문명과 진보, 혹은 기술발전으로 인해 다가온 결과물에 대해 돌아보며, 대중들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즉흥적인 마음으로는 절대 꾸준히 할 수 없고, 나름의 철학과 주관이 있어야 가능한 수집가의 삶, 이들의 이런 노고와 의지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하는 가치나 메시지는 무엇인지, 책을 통해 자세히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10년 뒤, 혹은 20~30년 뒤, 세상은 또 달라졌을 것이며, 지금의 가치를 대변하는 물건들은 또 누군가에 의해서, 수집의 대상이 될 것이다. 결국 역사라는 것도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가며, 이런 가치에 주목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주목하겠지만, 보편적인 사람들은 잊거나, 쉽게 생각할 것이다. 모두가 이런 가치에 주목할 필요는 없지만, 수집가들의 철학을 통해 묘한 감정도 느낄 것이며, 시대변화의 속도감 또한 체감하게 될 것이다. 책을 통해 말하는 휴대전화의 변천사, 새로운 관점에서 문화이론을 바라보는 그런 계기가 될 것이다. 가볍게 만나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