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파리행 - 조선 여자, 나혜석의 구미 유람기
나혜석 지음, 구선아 엮음 / 알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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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관점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책이다. 요즘에는 양성평등의 사회적 움직임이나 양성 모두가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와 인식의 변화로 더 나은 대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항상 모든 변화의 시작은 매우 어려운 조건, 혹은 투쟁의 연속으로 봐야 한다. 이 책도 역사를 접했다면 알만한 유명한 여성이지만, 너무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녀의 입장에서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이나 만연했던 사회문제에 대해서 함께 공감하며 생애를 조명해야 할 것이다.


조선의 여성으로 태어나 격동의 근현대사를 보냈고, 너무 빠른 속도로 달라지는 사회의 모습, 하지만 자신의 꿈을 펼치기에는 너무 느리게 변화했던 시대적 편견이나 사람들의 인식에 답답함을 호소했지만, 결국 자기희생과 인내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여인, 나혜석을 조명하고 있다.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인물이며,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멸시를 견디며,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더 많은 가치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던 사람이라, 오늘 날을 살아가는 양성 모두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


단순한 여행기, 기행담이 아닌, 더 나은 사회, 당시에도 엄청난 속도로 변화의 바람이 불었던 미국과 유럽을 직접 여행하며, 자신이 보고 느낀 감정에 대해 솔직할 줄 알았던 사람이다. 용기있는 결단과 일관성있는 행동은 수많은 비난과 적들을 만들었지만, 항상 위대한 인물은 지고나서야 그 가치를 알아보는 것이다.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가치와 절대 바뀌지 않는 현실이 무엇인지 알았고, 나름의 고민을 통해 삶의 방향성을 정하며, 뚝심있게 나아간 모습은 확실한 배울 점을 제공하고 있다. 그녀의 개인사나 가족사는 비극의 연속이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인내의 정신, 왜 역사적으로 재조명을 받고 있는지,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이 그 시대로 돌아간다면, 과연 나혜석처럼 할 수 있었을까? 아무나 도전하지 못했을 것이며, 오히려 현실과 타협하거나, 여성에 주어진 사회적 굴레에 순응하며 살아갔을 것이다. 특히 우리의 역사속에 등장하는 여성인물의 경우, 비슷한 공통점이 있는데, 미술과 예술로 대변되는 문화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이를 통해 현실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풍자하거나 고발하는 풍의 작품을 많이 남기고 있다. 나혜석 역시 이런 점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았는지, 더 많은 대중들이 알아주길 바랐고, 결국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책의 전반적인 느낌이 매우 색채감있게 표현되고 있어서, 오히려 더 슬픈 느낌을 주기도 한다. 꽃의 파리행을 통해 한 여성의 삶과 사회적 분위기를 동시에 느끼며, 그 시대에 공감해 보자. 여운있는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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