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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스
제시 볼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5월
평점 :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삶의 유한성을 알지만, 치열하게 살며, 때로는 경쟁이나 이기심 등 긍정과 부정을 넘나들며 더 나은 가치나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쩌면 개인의 이러한 정서나 생각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교육을 통해 배웠거나, 절대적인 인물의 존재, 혹은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전해지는 영향력까지, 이 자체적인 부분이 나쁜 것도 아니며, 개인의 선택이라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접근은 애써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 대한 탐구나 돌아봄이 왜 중요한지, 이 책을 통해 공감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소설적 기법이나 장치가 존재하지만, 제법 서사적으로 그려내며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물설정이나 장소나 상황에 대한 대처법,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가족과 사랑하는 이를 대상지어, 한 개인의 운명이나 삶이 변한다고 말이다. 누구나 삶을 살게 하는 존재가 있고, 때로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쉬고 싶다는 생각도 스칠 것이다. 지나온 날을 돌아볼 때, 시간과 세월의 야속함이나 엄청 빨리 지난듯한 느낌을 받지만, 현재의 순간에는 매우 거창하며 추상적으로 보일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현재적 관점에서의 해석이나 죽음에 대한 철학적 접근도 비슷한 정서를 갖고 있다. 누구나 삶의 유한성을 알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이유가 있고, 저마다의 기준이나 명분이 존재하는 법이다. 나의 생각이나 일정한 결심, 태도 등이 다른 이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고, 특히 내가 아끼는 대상이나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박한 심정으로 삶을 살아갈 것이다. 물론 일관성도 중요하며, 현재의 관점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도 필요하다. 하지만 너무 전진만 하는 삶이나 좌우를 돌보지 않고 나아가는 삶은 매우 위험하며, 전혀 다른 위기를 겪게 됨을 알아야 한다.
왜 삶에 있어서 성찰이 중요하며, 성찰을 통해 배우는 느낌이나 경험은 태도의 변화로 이어져, 결국에는 나를 더 성장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즉 어떤 인생을 살더라도,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혹은 내가 그런 대상으로부터 성장의 자양분을 얻을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가치있는 것이다. 소설을 통해 그린 현실적인 모습이나 약간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부분이 다소 난해할 수 있으나,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접하며, 개인 스스로의 삶에 빗대어 본다면, 훨씬 더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센서스가 말하는 삶과 죽음, 철학적 의미는 또 무엇인지 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