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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실험 -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상을 실험한 어느 괴짜 과학자의 이야기
딜런 에번스 지음, 나현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평점 :
책이 주는 무게감과 몰입도가 뛰어난 작품이다. 현실성 없는 이상주의나 상상력 없는 현실주의에서 방황하는 사람들, 물론 개인의 책임은 아니다.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성, 국가라는 존재, 지역 단위의 공동체, 민주주의나 자본주의와 같은 이념의 보편화, 혹은 소집단 사이에서도 벌어지는 개인 간의 다양한 갈등 등 이 책은 어느 곳에도 대입해도, 일정한 흐름이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저자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문명이라는 보다 무거운 주제를 통해 세상을 말하지만, 현실감있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누구나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있고, 이를 분석하며 연구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미래에는 유토피아와 같은 지상낙원의 세계가 구현될 것이다. 반대의 경우, 모든 것의 집단화, 혹은 힘의 균형이 붕괴되어 지금과는 비교가 안될 재앙적 절망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이다. 개인마다 보는 관점이나 의도, 이런 예측을 통해 어떤 목적을 이루려는 욕망에 따라 미래에 대한 예측은 달라진다. 다만 현실문제의 중요성이나 인지를 바탕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한 변화로 볼 수도 있고, 이를 통해 개인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제법 철학적인 질문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현대사회의 치열한 구조나 늘 경쟁과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살아가는 다수의 절대적인 사람들, 그들은 늘 현실에서 오는 다양한 어려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고,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세상을 부정적으로 볼 수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어떤 평가가 개인의 가치관을 좌우할지 모르나, 더 나은 삶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고, 그들이 원하는 정의나 더 나은 사회의 실현, 결국 개인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며, 일정한 이익이나 권리를 위한 투쟁,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이어지는 모습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느끼게 되는 가치가 많을 것이다.
엉뚱한 발상으로 세상을 예측하는듯 보이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우회적으로 풍자하거나, 직선적인 표현을 통해 일종의 경고적 메시지를 날리기도 한다. 그만큼 긴장감 있는 전개는 소설 그 이상의 가치를 말해주고 있고, 개인과 사회의 존재, 나아가 국가나 물질적 가치로 대변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말하는 유토피아가 무엇인지, 소수의 누군가를 위한 다수의 희생은 아닌지 등 복잡한 문제를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사회와 사회학을 말하며, 개인은 어떤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지, 많은 질문을 던지는 유토피아 실험, 보는 관점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일정한 배움이나 느낌을 통해 얻어 가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접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