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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2월
평점 :
소설이나 문학을 즐기는 독자들에게 매우 신기한 책이 될 것이다. 추리소설 혹은 미스터리 소설로 분류되지만, 소재가 매우 독특하고, 그들의 문화나 사회상,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적인 감정변화나 인간학적인 느낌을 강조하지만, 전혀 이질적이지 않고, 오히려 더 공감가는 대목이 많은 책이다. 초능력이라는 설정은 매우 진부하게 보이거나, 유치할 수 있으나, 일본인의 감성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책이다. 또한 단순한 가설이나 말도 안되는 주장이 아닌, 현실의 문제와도 접목시켜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누구나 하루를 열심히 살며, 각자에게 주어진 업무나 임무, 책임감을 위해 삶을 버티며 살아간다. 하지만 늘 행복할 수 없고, 인간이 추구하는 각자의 성공이나 가치관도 다르다. 때로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부침으로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비슷한 정서나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더 많이 성장하거나 배울 수도 있다. 물론 어떤 성향이나 성격, 혹은 리더십을 가졌는지, 혹은 내가 추구하는 목적이 독선적인지, 조화를 중시하는지 등 다양한 관점해석에 따라 결과를 달라질 것이다.
이는 곧 사회문제나 갈등을 막거나 야기할 수 있고, 이런 답답함으로 현대인들은 매우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사실 독서를 하는 행위나 휴식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한 일련의 방법론이다. 하지만 이 책은 뻔한 독서나 소설적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인간학에 대한 고뇌, 스스로의 갈등이나 번뇌, 사람들이 느끼는 공감대나 문제에 대해, 초능력을 가미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는 선하고 악하다의 구분이 아니다. 상황이나 여건, 환경이 이를 종용할 수 있고, 인간이라면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발전할 수록, 전혀 다른 문제나 기형적인 사람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며, 이를 우리가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혹은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인간의 염원이나 욕망일 수 있겠다는 초능력에 대한 단상, 하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크며, 이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글쓰기를 선택한 것은 아닌지 등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이상의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확실히 일본소설이나 문학이 주는 색다름이 강조되고 있고, 독자에 따라 호불 호가 나뉠 것으로 보이지만, 시도는 매우 참신해 보인다. 용은 잠들다를 통해 가볍게 만나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