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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맥주 여행 - 맥주에 취한 세계사
백경학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8월
평점 :
술을 통해 풀어낸 세계사, 어울리지 않는 느낌도 들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서 술은 매우 특별한 존재입니다. 어떤 갈등을 풀어주기도 하며, 개인의 휴식이나 긴장완화, 혹은 질병관리나 치료를 위해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가진 자들의 여유로 출발한 것도 있고, 서민들이 생업을 위해 발명한 술들도 많습니다. 사람이라서 생각할 수 있는 가치들, 이를 즐기는 주류문화로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사실,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도 우리만의 술이 있듯, 서양에서도 술은 항상 역사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이 책은 술과 주류문화를 통해, 서양사를 풀어내고 있고, 인문학적 의미, 문화사와 문명의 형성에 기여했던 측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역사 자체에 대한 어려움을 겪거나, 세계사에 관심은 많지만, 복잡해서 어렵게 느끼는 분들은 술을 통해 알게 되는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의 취향, 국가마다 다른 기준이나 술에 대한 자부심 등 다양한 영역들을 접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누구나 즐기는 다양한 국가의 맥주, 특히 유럽맥주는 유럽의 향과 멋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여행에 있어서 필수코스로 선택받는 주류입니다.
그만큼 문화를 이해할 때, 해당 지역이나 국가의 주류를 접한다는 것은 가장 빠른 방법으로 문화의 상대성이나 다양성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때로는 국가가 금주령을 동원해서, 사회규제나 집단적인 사고를 강요했던 시기도 있었고, 주류문화의 독점을 통해, 부의 차이나 차별에 이용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도 그랬고,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사적 관점에서 매우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특히 영국의 펍문화와 독일의 맥주에 대한 언급, 그들이 주류문화를 발전시킬 수 밖에 없었던 이유, 환경적인 요소도 있었고, 사람들의 생계가 어려워서 탄생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지금은 보편적 가치로 누구나 즐기는 술문화,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비극의 순간도 많았고, 술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이나 전쟁사도 많았습니다. 전통적인 기법을 강조하며, 장인정신마져 뛰어난 유럽 맥주여행, 그리고 배울 수 있는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 나아가 사람들의 생활상과 세계로 뻗어나간 주류문화나 보관법, 새로운 기법의 등장에는 어떤 영향을 줬는지, 역사와 술의 만남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술이 주는 인문학적 가치, 사람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인정하고 즐기는 술에 대한 습관이나 평가,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술과 역사의 만남,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