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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 다시, ‘저녁 없는 삶’에 대한 문제 제기
김영선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한국사회를 강타한 주52시간 근로시간 개정, 이를 두고 노사간의 입장대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못지않게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된 만큼, 모든 근로자들의 노동환경 개선과 근로시간 보장, 야근을 점진적으로 없애는 기업문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근대화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고, 타락한 정치권력이나 정치인들도 많았지만, 세계에서 유일한 가치를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절대 다수의 보통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컸고, 산업화, 민주화, 경제성장이라는 다양한 가치를 성숙하게 이뤄냈습니다. 기존의 방법과 경험도 무시할 수 없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모든 가치가 진보하고 있는 요즘, 노동문제에 대해선 유난히, 인색한 잣대와 기준을 들이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를 위해서 보통 사람, 개인의 입장과 권리, 이익을 보호해야 하며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언제까지 사람을 소모품 취급할 수 없고, 저임금 고강도 노동자를 위해, 해외 노동자를 불법으로 쓰는 행위, 수입해 오는 행위도 근절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법적 장치와 제도적 보완은 필수적이며, 돈에 눈이 멀어 사람의 가치를 훼손하거나 각종 혜택과 국가적 이익이나 연금은 부당취득하면서, 기본적인 인권이나 권리에 대해선 인색한 모습, 모든 사용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문화와 정서, 보편적인 기류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나만 지킨다고 되겠냐의 반응, 결국에는 법의 가치를 높여서 노동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책에서 언급되는 현실의 사회문제, 직장생활의 애환이나 고달픔을 어디에도 풀 수 없는 한국 남성들의 아픔도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남성만 언급한다고, 여성을 무시하거나 차별하는 것도 아니며, 현실적인 가장의 무게에 초점을 두고자 함입니다. 그들도 누군가의 아버지, 가장, 아들 등 생계에 대한 부담과 책임감이 막중한 위치에 있습니다. 내 자식이 소중한 만큼, 남의 자식도 소중한 아주 당연한 원리, 이를 악용하는 악덕 고용주와 방치한 법의 작태, 사람들의 무관심 등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 노동인권이나 문제, 근로조건이 개선되어야 하는지, 모든 사회문제의 시발점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매우 무겁고 진지하게 다가옵니다.
노동시간을 장시간 유지한다고, 야근을 한다고 해서 업무 능력이나 효율이 올라가는 것도 아닙니다. 본질을 봐야 하며, 실용적인 업무성과나 평가, 사내문화나 조직의 새로운 위계를 개편해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의 희생이나 강요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시기는 지났고, 더 창의적이며 생기 넘치는 근로조건으로 개인들의 인권과 권리를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일이 모든 것을 지배해서도 안되며, 삶이란 큰 그림 속에서 일이 주는 의미와 쉬어가며 하는 효율적인 측면에 관심을 가질 때입니다. 과로로 스트레스 받거나 죽어가는 개인들을 완벽히 없앨 순 없지만, 적어도 관심과 제도개선, 이들에 대한 보호와 법개정으로 다양한 비극을 막을 순 있습니다. 변화에 있어서 언제나 풍파는 있지만,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확인 할 수 있었고, 우리가 왜 일을 하는지, 무엇을 위해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을 견디는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노동문제, 그들만의 치열한 전쟁이 아닌, 대중들의 관심으로 승화되길 바라며,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