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
밥 버먼 지음, 김종명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 인간이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연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워낙 물질적 가치, 보여지는 풍요나 부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을 고려하지 않는 개발, 나름대로의 성장과 과학적 진보를 통해, 세상과 문명을 이뤘고, 다양한 가치들을 발견하며 독보적인 존재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의 세계,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자연에 대한 단상, 우주나 만물, 은하 등 다소 멀게 들리는 가치들이 그렇습니다. 관련 전문가나 과학자, 종사자들의 관심 대상으로 볼 수 있지만, 이는 인간의 무력감, 보잘 것 없는 존재감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들입니다.

이 책은 기존 과학기술에 대한 예찬이나 새로운 발견에 주목한 주류의 책들과는 달리, 현실적인 부분과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현상, 빠르게 변화하는 다양한 사물들의 속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가령 먼지에 대한 언급,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존재들의 변화, 우리는 이를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지닌 한계 극복을 위해 과학은 필연적으로 발전할 수 밖에 없었고, 도전과 탐험, 연구라는 명목으로 진행되었을 뿐입니다. 항상 누군가의 발견 뒤에는 또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따랐고, 자연은 쉽게 곁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진보한 현재의 관점에서도 말입니다.

때로는 인간의 오만함을 응징하기도 했고, 이같이 믿고 신적인 영역으로 숭상하는 우리 인간만의 질서나 교리가 작용한 것도 있지만, 그만큼 자연은 알면 알수록, 끝없는 영역과 존재감을 확인시켜 줄 뿐입니다. 끊임없는 연구와 몰입, 노력으로도 알 수 없는 자연 자체의 경이로움, 예상은 빗나가며, 자연이 주는 당연함에 젖어서 사는 우리 인간의 모습, 만물의 탄생과 소멸에 주저함이 없는 자연, 이는 일기예보나 이상기후, 날씨를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장비와 기술을 갖추고 연구하더라도,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갑니다. 무조건 틀리라고 주문이라도 한 듯, 엄청난 속도와 힘을 보여주며, 인간의 무기력함만 드러날 뿐입니다.

또한 왜 속도에 주목하는지, 과학이 갖는 전문적인 용어, 대중들이 알아 듣기 힘든 것들을 저자는 최대한 쉽게 해설하고 있고, 이를 통해 자연과 과학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업적이나 다른 과학자들과의 경쟁이 아닌, 대중과학자라는 하나의 지평을 연 새로운 관점과 통찰력,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기초과학과 교양과학이 무엇인지, 이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며, 자연을 받아들이는 강도나 무게, 자연이 주는 압도적인 힘과 속도감에 대한 새로운 평가, 이 책은 기존 과학과는 확실한 차별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항상 실패할 걸 알지만, 도전하는 자세, 우리에게 아주 당연한 가치, 보편적인 질서, 기본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를 주는듯 합니다. 과학에 대한 새로운 탐구와 해설,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 과학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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