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로 국내에 소개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중국 작가 위화.현재 중국문학을 대표하는 3대 작가이자 노벨평화상에 가장 근접한 작가로 불리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작가님의 신작 원청 ; 잃어버린 도시 8년 만의 신작 소설이라 기대하는 이들이 많을 텐데 가제본으로 먼저 만날 볼 기회를 얻어 오랜만에 좀 더 집중해 책의 인물들을 만나봤다. 180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당시 역사적으로 아픈 부분을 장도끼라는 인물과 토비들의 시간을 따라잔인한 폭력성과 생존에 대한 본능적인 내면을 과감하게 날것 그대로 드러냄으로 아픔을 나누고자 했다면 그 무게를 함께 공유하는 의미가 과거 역사를 통해 전달되기를 바라는 인물이 주는 또 다른 매력 같다. 장도끼를 보면 지금의 사람들이 보인다. 알고 있는 사람이거나 모르지만 알 것 같은 사람.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과몸을 움직이게 하는 방향에는 원청이라는 이름의 도시가 등장한다.장소와 공간이라는 시간을 아창과 샤오메이에게 제공한 리샹푸.그 시간을 기회의 장소로 바꿔버린 아창.그런 리샹푸와 아창 사이기억을 묶어둔 샤오메이. 이 세 사람이 만나게 되면서그들의 삶에 장소는 더 이상 공간이 아닌 기억의 끝이자 시작이며 아창에게 샤오메이가 유일한 장소인 것처럼흔적을 따라 방향을 바꾸고 원청이라는 도시로시간을 옮기려는 리샹푸에게 어린 딸 린바이자가 곧 장소이자 공간이며 나아가는 길이 되어준다. 장소나 공간이 주는 기억은 시간을 공유한 추억이 되기도 하지만 서울에서 김서방 찾는 리샹푸에게천융량과의 만남이 새로운 장소이자 공간이 되고 힘이라면만남의 인연으로 서로에게어떤 장소와 공간이 되어 되어 줄 것인가는 선한 마음과 의도 없이 나누는 베풂의 행동에서찾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천융량과 리샹푸가 천오우야가 린바이자에게리메이옌이 리샹푸와 린바이자를 모두가 서로 끌어안아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을 때 공간과 장소가 지니는 의미는 다른 시간 속에 있어도 원청이 아닌 시진이라는 진짜 이름처럼 또 다른 시간을 찾아줄 수 있어야 한다. 기억으로 살아가는 시간이원청 속에 살고 있는 각각의 인물들을 통해 다른 의미와 시간을 걷게 하는 것처럼 엇갈리는 인연과 반복하는 마음 사이서로 같은 공간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고마음에 품은 빛이 다를 때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다른 세상을 살게 한다는 것을.샤오메이의 시간과 아창의 시간이 리샹푸의 시간이 그랬던 것처럼. 세상 누구에게나 각자만의 원청이 존재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