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식은 모어를 빼앗기고나서 견디지 못해 스스로 삶을 마감한 장 아메리를 생각하다가 윤동주를 떠올린다
윤동주는 모어를 부정당했고, 모어의 박탈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어머니 품에서 강제로 떼어내진 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지우지 못해 죽음을 당한 것이다. - P169
지옥은 우리 스스로 만들수 있으니까요
가부장적 파시즘 하에 사는 한 시녀의 기도"이제 용서를 말할 차례가 되었군요. 지금 당장 저를 용서해 주실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더 중요한 일들이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서, 다른 이들이 지금 무사하다면, 그들의 안전을 지켜주세요. 지나치게 고생하지 않게 해 주세요. 그들이 죽어야만 한다면, 빨리 죽여주세요. 그들에게 천국을 주실 수도 있으시죠. 그래서 우린 당신이필요하단 말이에요. 지옥은 우리 스스로 만들 수 있으니까." - P338
소설을 읽다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이 쏟아본 적이 언제였던가… 지하철에서 읽다가 창피해서 아주 혼났다. 일본을 좀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다는 것을 절감했다. 메이지유신과 일본의 근대화에 대해, 간토와 간사이의 갈등과 대립의 정서에 대해, 사무라이라는 존재에 대해, 무엇보다도 의로움에 대해 명징하게 재고할 수 있어서 고마웠다. 참으로 벅찬 소설이다.
자네가 다시 물으니 다시 답을 함세. 힘이 들었네. 천주를 믿는 일이무척 힘들었어. 한 번 믿으면 되는 것인 줄 알았어. 한 번 믿는다고 고백하면 그것으로 끝이라 생각했네.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네. 신앙은 내게끝없는 결단을 요구했네. 신앙은 내게 끝없는 용기를 요구했네. 신앙은내게 끝없는 희생을 요구했네. - P40
여행이란 대상이 된 사물을 보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보는 것 아닌가. - P213
제주가 관광의 수입이 긴요하다면 그 관광의 형태는 위락이나 유흥이 아니라, 천 년 이상을 육지로부터 고통 받아 온 제주에서 이념과분쟁의 결과가 어떠한지를 사유케 하고 그 속에 우리 인간의 그래도선하고 진실됨과 아름다움을 믿게 하는 그런 관광의 형태가 강구되어야 하지 않을까. 지식인의 사유를 위한 관광, 인간의 존엄을 확인하기위한 관광이 제주 관광산업의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말이다. - P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