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인들의 호의 Uprzejinost niewidlomych© Uprzejmość

시인이 맹인들 앞에서 시를 낭독한다.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미처 몰랐다.
목소리가 떨린다.
손도 떨린다.

여기서는 문장 하나하나가
어둠 속의 전시회에 출품된 그림처럼 느껴진다.
빛이나 색조의 도움 없이
홀로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 P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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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신분 상승‘을 원하는 자는 어느 날엔가 느낄 현기증을 감수해야만 한다. 현기증이란 무엇인가? 추락에 대한 두려움? 하지만 튼튼한 난간을 갖춘 전망대에서 우리는 왜 현기증을 느끼는 것일까? 현기증, 그것은 추락에 대한 두려움과는 다른 그 무엇이다. 현기증은 우리 발밑에서 우리를 유혹하고 홀리는 공허의 목소리, 나중에는 공포에 질린 나머지 아무리 자제해도 어쩔 수 없이 끌리는 추락에 대한 욕망이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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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꾸만 내 소매를 끌어당겼어. 그러나 우리의 시대는 이미 지나가 버렸어. 버섯들은 오로지 우리만을 위해서 자라는 것 같았지만, 우리의 이념은 이미 과거 속으로흘러가 버렸거나 아니면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어.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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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의 이 세상은 어떠한가,

내일자 신문에는
무엇이 씌어 있을까,

전쟁은 언제 끝나며
무엇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까,


내게서 훔쳐간 -내가 잃어버렸던
소중한 반지는
누구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을까,

존재하면서 동시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 의지를 위한 공간은 어디에 있을까,

이 열 명의 사람들은 또 어떤가-
우리는 정말로 아는 사이였을까,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 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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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자신의 인물들이 실제로 존재했다고 독자로 하여금 믿게 하려 드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 것이다. 그들은 어머니의 몸이 아니라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몇몇 문장, 혹은 핵심 상황에서 태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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