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로도 했음직한 대화를 하는 캐릭터로 작품에 등장하기 때문에 플라톤의 작품에는 역사와 가상이 섞여 있다.
플라톤의 창작의도는 바로 거기에 있다.
실제로는 산전수전 다 겪었던 사람들이 정치적인 혼란과 혁명의 징조조차 보이지 않는 시기에 정의에 대해서 논의하는 장면을 독자들이 읽으면서, 이들이 실제로 살아갔던 삶을 반추하도록 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변혁의 시기를 살아갔던 소크라테스, 폴레마르코스, 뤼시아스 등의 인물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마치 우리가 정치적인 격동의 시기를 거친 사람들에 대한 평가를 스스로 내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이 책은 플라톤이 창작했지만 독자는 역사적인 사실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읽는다. - P32
~저자인 플라톤이 이곳저곳 뿌려놓은 퍼즐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춰가면서 스스로 그림을 맞춘다.
철학이 지혜를 사랑하고 추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독자가 능동적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해나가는 과정 자체가 철학이다.
플라톤의 대화편은 이렇게 적극적으로 지혜를 추구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전제를 최종적으로 비판하고 검토해야 한다.
이것은 이야기라는 형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 P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