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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 부부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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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도서협찬


세대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경직된 사고로는 소외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웃'의 개념을 되살리고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


-줄거리

책 속 주인공 '오경직'은 직장에서도 은퇴하고, 두 자식도 독립시켜 떠나보낸 70대 노인이다. 그러던 중 뉴스에서 '극초저출생'이라는 키워드를 마주하고 나라의 소멸을 막기 위해 자신만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바로 젊은 부부에게 아이를 낳을 것을 설득하는 것. 하지만 젊은 세대도 아이를 낳지 않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는지라 자신의 딸, 아들을 설득하는 것에 실패하고 이번엔 윗집 부부에게 다가서려 한다.


17p. "나는 검은색의 공감 능력이 어디까지인지는 궁금하지 않아. 내가 궁금한 건 검은색이 정말 노란색의 삶이 나아지길 바라고 있느냐야. 검은색은 자신의 삶만 나아지길 바라지 않을까? 아니면 자기 삶이 방해받지 않는 선에서만 다른 색의 삶이 나아지길 바라지 않을까?"


'경직'은 개인도 국가를 위할 줄 알아야 한다며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 세대들을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번식'보다 '생존'이 우선인 젊은 세대의 입장에서는 국가의 위기보다는 개인의 생존이 더 우선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젊은층의 입장에서는 아이를 낳으라는 '경직'의 주장은 '애국'이라는 개인적 소망을 대신 실현해달라는 요구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물며 반대는 어떠한가, 젊은 세대들도 노년세대가 출산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들의 시간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섞이지 않는 색처럼 각자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만을 고수하고, 자신의 영역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만 교류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인물들도 등장한다. '트로트 덕질'을 매개로 대학생 친구를 사귀는 '경록'의 아내 '화정'이나 소멸해가는 도시로 이사 와 살갑게 인사를 건네는 윗집 부부 '봄'과 '가을'이 그 예이다. 과연 이들은 타인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는 갈등을 넘어 연대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은 '저출생', '세대 갈등'과 같은 예민한 사회 문제를 화두로 던지면서도, 각 인물의 시선을 통해 다양한 입장을 균형 있게 담아낸다. 그런 면에서 작가의 전작인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와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삶의 목소리를 독자가 차분히 듣게 만드는 것이 이 소설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에서 만났던 고집스러운 어르신들과 비슷한 '경직'의 말을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어진다. 나와 교류할 기회가 없어 이해할 수 없었던 윗세대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작가가 바라는 것도 이런 경험이 아닐까. 상대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려는 마음 말이다. 이 소설은 그렇게 서로 다른 색들이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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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감각 - 디자인은 어떻게 도시를 움직이는가
김지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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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 한 줄 평: 도시의 곳곳의 디자인 요소를 분석하여, 도시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를 제안하는 책으로, 도시를 세밀하게 바라보는 법 뿐만 아니라 내가 발을 디디고 있는 곳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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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p. 도시는 어디에나 있지만, ‘나로 살아갈 수 있는 도시’는 어디에나 있지 않다. 온몸의 감각을 총동원해 애써가며 스스로 찾아야 한다. (…) 기술을 연마하듯 각자의 방식대로 쌓아가는 일상의 작은 실천들이 공간과의 상호 관계를 만들어 내며 도시 속에서 온전한 ’나’로 살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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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곳이든 도시는 넘쳐난다. 도시는 필요에 의해 건축된 산업화의 산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보다 낭만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시대와 취향의 기억이 층층이 퇴적된(185p.)'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지구 상에 도시는 넘쳐나지만 같은 모습을 한 도시는 없다. 어떤 사람들이 살았느냐에 따라 축척된 문화의 모습도 다르고, 그들의 취향과 삶에 따라 도시의 모습이 꾸준히 변하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도시 중에 나에게 맞는 도시는 어디일까. 도시와 사람은 끝없이 상호작용하기 마련이고, 도시의 환경이 나의 삶에 끊임없이 스며든다. 그렇기에 어느 도시에 살 것인가 하는 주제는 삶의 가장 중대한 문제를 결정짓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에게 꼭 맞는 유토피아 같은 도시는 없을 뿐더러, 내가 살고 싶은 곳에 살 수 있을 것이란 보장도 없는 법. 그렇다면 내가 어느 곳에 가든 그 도시와 불화하지 않는 태도를, 더 나아가 도시를 사랑할 수 있는 재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이 책은 '런던'을 배경으로 도시의 디자인을 분석하는 심미안을 통해 도시인들의 취향과 삶을 발견하고 도시에 애착을 형성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

책을 보며 좋았던 점은, 유적지나 미술관 같은 도시의 랜드마크의 미학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우체통이나 시장, 골동품이나 펭귄북스의 책 디자인, 심지어는 우산이나 곰인형 등 도시의 작은 소품들까지 미학적인 요소로 분석한다는 것이었다. 한 눈에 띄는 것들에 감탄하고 스쳐가는 여행자의 눈길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것에 애정을 붙이는 도시인으로서의 시각이 드러나서 좋았다.

다양한 사례들이 제시되는 만큼 하나의 강한 결론이나 문제의식이 강조되기보다는 도시를 바라보는 여러 관점을 소개하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 덕분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지만, 선명한 메시지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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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와 프랑켄슈타인
코코 멜러스 지음, 심연희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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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잘 만든 시트콤처럼 인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결핍을 경쾌한 유머 속에 녹여낸 작품



책을 펴고 처음 만난 장면이 클레오와 프랭크의 첫 만남이었던지라,  밝고 통통튀는 로맨스 장르의 책일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중반부에 접어들며 클레오와 프랭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분위기가 한층 무거워진다. 이 과정에서 각 인물들의 결핍과 욕망이 서서히 조망되는데, 어딘가 조금씩 불안하고 결핍된 모습이 있는 인물들을 보며 결코 가벼운 이야기만은 아니겠구나 생각했다. 


책의 배경이 뉴욕인 점도 주목할만한 하다. 미국, 특히 뉴욕과 같은 대도시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이다. 동시에 이 도시에 발을 붙인 사람들은 도시와 어울리기 위해 모두 조금씩은 자신의 모습을 묻어두고 살게 된다. 

이 책은 외국인, 예술가, 성소수자, 마약 중독자 등등 내가 겪어보지 못한 타인들의 모습을 끊임없이 변주하며 보여준다. 여러 인물들의 불안과 소외를 마주하다보면, ‘나는 얼마나 이들을 이해하고 있는가?’를 반문하게 되고, 결국엔 ‘나는 얼마나 이해받을 수 있을까?’ 하는 내 안의 숨은 욕망을 살며시 드러내게 한다. 대도시의 소란함과 익명성 아래 외로움과 위안을 느껴본 사람, 사랑을 통해 구원받길 꿈꿔봤던 사람이라면, 이 책이 더 와닿을 것 같다.




가제본으로 중반까지 읽은 뒤,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을 꼽아보았다.


| 너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 나의 가장 어두운 부분과 만나면 빛이 만들어진다.

| “위에 서 있는 사람이 그 구덩이에서 나오라고 해서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가르치거나 설교한다고 해서 끌어낼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그 사람과 함께 구덩이 안에 들어가야 해.



우리가 서로의 어둠을 끌어 안으면 빛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사랑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는 믿음이 어디까지 유효할까?



도파민 넘치는 페이지터너가 필요했던 독자, 평소 미드나 영드를 즐겨보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도서제공

클레이하우스 출판사 서포터즈 ‘클하네 독서하숙’ 활동을 통해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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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낯선 동행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11
김진영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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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낯선동행자#김진영

 퇴사 후 첫 해외여행을 떠나게 된 ‘혜성’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동행자를 구한다. 하지만 공항에 도착해야 할 동행자 ‘지효’가 도착하지 않고, 혼란에 빠진 ‘혜성’은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길우’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후 ‘혜성’과 ‘길우’는 동행자가 되어 스페인 여행을 함께한다. 여행지의 낭만도 잠깐, ‘혜성’은 ‘지효’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이고, ‘길우’는 ‘지효’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말 것을 강요하며 ‘혜성’과 ‘길우’는 충돌하기 시작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바르셀로나, 세비야, 그라나다, 마드리드까지, 관광지의 풍경에 대한 묘사가 사실적이여서 스페인의 모습이 눈에 선연했다. 게다가 낯선 곳에서의 설렘과 불안까지도 그대로 담긴 작품이라, 한 권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던 책이다. 또한 평소 스릴러 장르를 즐겨 읽던 독자라면 정말 만족할 것 같은 책! 이야기가 느슨해지는 부분 없이 읽는 내내 긴장감이 유지되어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후루룩 다 읽어낼 수 있었다.



여행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단순히 재미나 휴양을 위한 경우도 있지만, ‘길우’처럼 일상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떠나기도 하고, 자신의 시야를 확장시키기 위해 떠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 '혜성'의 경우에는 나를 지켜내기 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혜성'은 직장에서의 모욕을 견디지 못해 퇴사했고, 그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었으며, 연인과도 이별을 하게 되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일상 속에서 '혜성'의 자아는 한없이 위축되었을 것이다. ‘혜성'이 여행을 결정한 건 대표가 말처럼 자신은 '도망가는 사람'이 아니란 걸 증명해보이고 싶어서였다. 반대로 말하면, ‘혜성'은 무엇이든 부딪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여행을 통해 자신을 증명할 수 있길 원했다.



낯선 세상에 처음 부딪히는 ‘혜성’에게 ‘길우'는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조력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가 ‘혜성’이 부딪쳐야 할 가장 큰 장애물로 바뀌는 순간 소설은 로맨스에서 스릴러로 변화한다. (’길우’의 정체가 현실적이어서 더 공포스럽다…. ) ‘혜성’은 ‘길우’의 위협 속에 점점 더 위축되는 듯 보이나, 그와 안전하게 이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결국 자신을 다시 회복한다. 결국 ‘혜성’은 여행을 통해 다시 나를 지켜내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 책의 띠지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있다. ”이 여행의 진정 ‘낯선 동행자’는 ‘나’일까, ‘그’일까”

결국 이 책은 내가 내가 아니게 되는 경험을 통과해 다시 나로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여행에서의 ‘나’는 일상에서의 ‘나’와는 다른 존재이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인간관계는 새로 구축되어야 하며, 평소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선택들, 이곳의 ‘나’는 절대 보지 못하는 단서들이 쌓이며 나도 모르는 나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낯선 나’는 자유로움과 동시에 불안과 이질감을 동반한다. 여행의 끝에 ‘혜성’은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내가 온전한 나일 수 있는 공간으로,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은 것이다. 어쩌면 ‘나’라는 것이 내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나만의 집 같은 공간일지도 모르겠다. ‘나’를 벗어나 다른 ‘나’를 만나고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것. 여행은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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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예찬 - 문구인 김규림이 선택한 궁극의 물건들
김규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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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대사 중에 “스티커 붙이는 센스가 인생의 센스이기도 하다”라는 말이 있다. 스티커를 잘 붙이려면 스티커를 어떻게 배치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사실 그것은 어떤 스티커를 고르느냐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떤 스티커를 사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취향이 드러나듯, 소비에는 생각보다 많은 ‘나’가 담겨 있다. 이런 점에서 소비는 남에게 나를 은근히 드러내는 하나의 방법이자, 동시에 내가 나를 이해해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소비예찬』이 다정하게 보여주는 것도 바로 그런 장면들이다. 물건을 고르고, 곁에 두고, 오래 바라보는 시간 속에서 취향이 또렷해지고,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이 구체화된다.

『소비예찬』은 소비 행위 자체를 무작정 찬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물건들에 주목하며, 나를 둘러싼 사물들로부터 어떻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책의 소비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충동적 소비나, 필요해 보이면 별 고민 없이 사들이는 맥시멀리스트의 소비와는 분명히 구분된다. 작가는 어떤 물건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어떤 물건이 나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답을 소비라는 경험을 통해 천천히 발견해 가며, 삶과 공간을 자신의 감각으로 디테일하게 채워나간다. 따라서 『소비예찬』은 소비하는 행위 그 자체를 예찬하는 책이 아니라, 소비하는 태도를 고민하고 기록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어떤 물건에서 괜히 기분이 좋아질까? 어떤 물건이 내 하루를 조금 더 나답게 만들어줄까? 무작정 소비를 줄이라고 말하는 책 대신나에게 가치있는 소비는 어떤 형태인지를 묻는 책을 만나서 기뻤다.


+ 작가님의 취향이 정말 감각적이여서 보는 내내 감탄했다..! 어떻게 이런 물건을 발견했지 싶은 물건도, 따라 사고 싶은 물건도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다.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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