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램프 - 2025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
바누 무슈타크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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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여성들은 선택하지 않는다. 남편은 네 명의 아내를 둘 수 있고, 아내는 이혼을 요구받거나 새 아내를 맞는 상황을 저항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여성들은 양육비는 보장되지 않아 전전긍긍하거나, 언제 이혼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은 일상처럼 따라붙는다. 이혼 당한 여성은 친정에서도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렇게 여성들은 가족의 일원이라기보다 가사와 양육을 담당하는 기계, 혹은 언제든 교체 가능한 구조물처럼 존재한다.


무엇보다 폭력적으로 느껴졌던 건 이 모든 이기와 착취가 종교적 율법으로 정당화된다는 점이었다.

사랑과 돌봄을 가르쳐야 할 권위가 억압을 조직하는 도구가 되는 순간들.

이 작품은 그 모순을 날카로운 조소로 찌른다.


《하트 램프》는 혁명을 외치는 책은 아니다. 당장 큰 불을 지르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 책의 제목이 그러하듯, 여성들의 마음에 아주 작은 불빛을 켜는 책이다.

촛불은 바람에 흔들리고 쉽게 꺼질 수 있는 연약한 촛불 같은 빛이지만, 그곳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서서히 드러낸다. 여성들은 서로의 불빛을 나누며 의지하고, 세계의 부조리를 밝혀낼 것이다.

하트 램프는 불의가 어떻게 구조가 되는지를 보여주고, 그 구조를 비추는 최소한의 빛을 독자에게 건네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부자에게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신이 있다.‘ - P145

권리를 가진 사람이 불만을 품으면 불의 비가 내릴 것이다. - P40

그리고 사람들은 법률 중에서 제 입맛에 맞는 부분만 받아들이지. 이 샤리아 법이 머무는 곳은 결국 자네처럼 가난한 여자들이나 무니 같은 아이들의 품속인 거야.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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