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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 - 사소한 습관이 하루를 승리로 이끈다
호리 마사타케 지음, 황세정 옮김 / 꼼지락 / 2020년 8월
평점 :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
애 둘을 낳고 퇴사하기 전까지 나는 야근을 밥 먹듯 하는, 말 그대로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었다.
희안하게 내 일은 해도해도 끝이 나지 않았고, 나름 다른 직원보다 완벽하게 한다고 했지만 늘 마감시간이 늦어 칭찬보다는 질책받기 일쑤였다. 생각해보면 입사해서 내 위로 사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성과가 있는 일도 아니었기 때문에 혼자서 주먹구구로 버틴 거 같다. 그때 누군가 일을 제대로 가르쳐 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아니면 스스로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잘 해보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나는 그 일을 좋아하게 됐을까?
하지만 나의 꿈은 다른 곳에 있었고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방패라고 생각한 그 일은 그렇게 열정도 책임감도 없이 꽤 오랫동안 다니다 육아를 핑계로 도망치듯 그만두게 되었다. 그땐 내가 업무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몰랐을 뿐더러 그 이유를 그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해서라고 위안 삼았는데, 이후 업무가 아닌 다른 일을 진행하면서 난 빠릿빠릿 일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구나라고 깨닫게 되었다.
집안일은 물론 개인사업을 시작하면서 항상 스트레스와 책임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도 그 일에서 헤어나오질 못했다. 늘 의지는 만땅인데 몸이 안따라주는 스타일? 남이 한 번에 할 일을 난 세 번에 하는 스타일? 쓸데없는데 신경쓰느라 정작 중요한 일은 놓치는 스타일? 낄끼빠빠 못하는 센스없는 스타일?
그래서인지 항상 내면에는 '좀 편하게 살아보자!'라는 억울함이 있었는데 솔직히 이번에 만난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으로 개과천선해보고 싶었다! 진짜 좀 편하게 살아보자



SECTION00. 시작하자-인생을 바꾸는 7가지 라이프핵
SECTION01. 시간관리-시간을 자유롭게 관리하는 법
SECTION02. 업무관리-작은 승리를 쌓는 법
SECTION03. 집중력 및 스트레스 대책-의욕을 시스템화하는 법
SECTION04. 정보 수집과 학습-정보를 요악하고 관리하는 법
SECTION05. 발상을 통한 사고-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내는 법
SECTION06. 커뮤니케이션-내 편을 만드는 법
SECTION07. 일상과 여행-삶에 소소한 쾌적함을 더하는 법
SECTION08. 슴관화 기술-인생을 바꾸는 작은 습관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가 괜히 250이 붙은 게 아니다. 마치 백과사전같이 회사 업무부터 인간관계, 사생활, 여가, 습관까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의 모든 방법이 250가지로 정리되어 있는데, 저자가 표지에 언급했듯이 정말 작은 기술까지 모조리 소개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할 생각 말고 목차에서 끌리는 부분 혹은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난 처음부터 순서대로 모조리 다 읽었지만.(여기서도 나타나는 비효율성)
또 한가지 특이한 것은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의 저자인 '호리 마사타케'의 직업이다. 북극지방 기후변동 연구자라는 다소 생뚱맞은 직업의 저자는 라이프핵, IT, 문구 등을 주제로 한 블로그로 일본 내에서 꽤 유명한 인플루엔서이며 지적생산, 일의 기술, 소셜미디어 등과 같은 주제로 다수의 책도 낸 작가이다. 본업과 서브잡이 두마리 모두 잡은 능력자라니 일단 일의 효율성은 기본으로 인증한 셈이다.

사소한 일을 반복함으로써 큰 성과를 거두는 것, 이것이 라이프핵의 본질입니다.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
나는 이미 회사라는 일에서 벗어난 사람이라 다소 업무 중심적으로 서술된 부분은 대충 넘어가고 섹션0, 섹션3, 섹션7, 섹션8 위주로 꼼꼼히 읽었다. 하지만 지금 회사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사람은 나머지 섹션도 유용하게 쓰일 듯 하다.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는 이론서라기보다는 철저히 실천편(?)이라고 볼 수 있는데, 250가지의 일의 효율을 높여주는 방법에 정말 다양하고 엄청난 시스템들이 동원된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부터 핸드폰 앱까지 듣도보지도 못한 보조시스템들이 등장하는데 결국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인간은 역시 호모 하빌리스(Homo-Habilis)여야 하나보다. '타이탄의 도구들'처럼 일에서도 도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나처럼 기계치나 컴맹에게 저자가 소개하는 도구들은 너무 가혹했다. 책을 읽고 나에게 꼭 필요하겠다 싶은 앱을 당장 몇개를 깔았는데 저자처럼 유용하게 사용하지 못했다. 손에 익지 않아 너무 복잡했고, 저자가 일본인이다보니 영어 기반의 앱들을 사용하다보니 영 불편했다. 그나마 Rescue Time과 Streaks는 열심히 사용해보고 있지만 이것이 효율적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분명 얻은 것이 있다.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에서 내게 꼭 필요하겠다 싶은 것을 추려서 6개를 골라봤더니 지금 현재 나의 문제점과 해결책이 바로 눈에 보였다. 나는 일을 대할 때 미루고 회피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032번,083번). 그러면서도 많은 정보를 얻길 원하고 거절을 하지 못해 일이 자꾸만 쌓이게 되는 것이다(110번, 169번). 그 해결을 위해서는 단순 작업은 자동화해야 하며 일단 사소하고 간단한 것이라도 꾸준히 반복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193번, 212번). 현상, 원인, 해결방법까지 깔끔하게 파악해준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
예전에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을 잘 법니다>의 저자인 신태순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정말 규칙적으로 꾸준히 수십개의 다양한 SNS 채널에 글을 업로드하며 다양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는데 들으면서 '우와~ 어떻게 저걸 다하지? 저 사람은 하루가 48시간인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는 매우 게을러서 최대한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연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앱 등 보조시스템을 소개해주는데 나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그런데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을 읽고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우와! 나만 빼놓고 일 잘한다는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하고 있었구나! 배신감! 근데 또 알려줘도 못하는 무능한 나!
저자는 핸들을 살짝 꺽기만 해도 목적지가 달라지듯이, 사소한 습관이 나의 인생을 바꿔놓는다라고 말한다. 즉, 사소한 습관이 내 인생을 바꿔놓는다는 것이다. 사소한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사용하고 있는 시간을 정확히 인식해야 하고 일상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문제를 해결해 '쾌적함'을 추구하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록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났다고 해도 비관하지 말고 습관이랑 '그만두지 않는 것'을 반복하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우리의 삶은 확실히 변화할 것이라고 응원해준다.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은 솔직히 너무 방대한 정보가 들어있어 이것을 모두 다 사용하거나 알고있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이 많은 정보 중에서 내가 취할 것을 찾고 정리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를 가장 활용한 첫 번째 미션이 아닐까?
나처럼 열심히 해도 일이 끝이 없어요 하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