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 - 신화학의 거장 조지프 캠벨의 ‘인생과 신화’ 특강
조지프 캠벨 지음, 권영주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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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학의 거장 조지프 캠벨이 1958년부터 1971년까지

뉴욕 시 쿠퍼유니온포럼에서 한 스물다섯 번의 강연 중

열세 편의 강연을 묶어 1972년 출간 한 책의 한글판이다.

무려 48년 전에 출간된 책이다. 더구나 이 책에서 가장

오래된 강연이 1961년에 행해진 것이니 세대가 무려 두

번이나 바뀌는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한글판이 출간된

것을 보면 이 책이 신화학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조지프 캠벨은 미국 출신의 비교신화학과 비교종교학의

거장으로 그가 신화학자가 된 계기가 어릴 때 접한

아메리카 인디언에 대한 책이라 하니 어린 시절의 독서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됐다.


이 책은 신화학의 입문서라 하겠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그리스 로마신화> 류의 이야기책은 아니다.

그래서 좀 어렵다.(적어도 나에게는... ㅜㅜ)

하지만 책장을 넘어갈수록 그동안 신화를 읽으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신화와 문명, 신화와 인간, 신화와

종교, 문명과 종교 등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순장문화 내지 인신 공양이 수렵채집문화권이

아닌 농경정착문화권에서만 나타나는지에 대한 신화학적

분석은 상당히 흥미롭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식물이

죽으면 그 자리에 새 식물이 자란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된 농경문화권에서는 죽음을 탄생과 연결 짓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순장 내지는 인신공양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신화와 조현병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조현병은 과거에는 정신분열병이라 불리던

것으로 정신 질환의 일종인데, 조현병 환자가 경험하는

일련의 과정이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이 경험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하며, 샤먼으로 각성하는 과정(신내림?)도

그렇다고 한다.

(그런데 좀 어렵다. 공부가 더 필요하네... ㅜㅜ)


신화는 그냥 재미있는 읽을거리나 영화 내지는 소설의

배경지식으로만 접근해도 재미있지만 신화에 나오는

상징을 찾고 그 의미를 생각하면서 본다면 신화의 

새로운 재미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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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 열린책들 세계문학 251
서머싯 몸 지음, 이민아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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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읽어보진 않았으나 누구나(?) 다 아는 바로 그 책!

그 책을 쓴 서머싯 몸이 한때 작가 신분을 이용해서

영국의 스파이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쓰 소설이 바로

<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이다.

스파이 소설의 효시라 할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한다.


헤밍웨이가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고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라는

걸작을 썼고, 조지 오웰은 스페인 내전 참전 경험이 그의 작품에 반영되었듯이

몸이 스파이였다는 것이 특이하긴 해도 글리 놀랍지는 않다.


<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에 나오는 스파이들은 낭만적이다.

호텔에서 만나는 인물이 독일의 스파이라고 하고 서로 간에 신분을 알기도 한다.

몸의 작중 변신인 '어셴든'은 전문 스파이 훈련을 받지 않은 아마추어로서

맡은 임무도 단순하다.

직접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이 아니라

수집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정보원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이것도 아마추어인 그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임무에는 번번이 실패하고, 임무 수행(자기의 역할이 아닌) 중에는 벌벌 떨고...

이게 이 소설의 재미이지만...


<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에는 화려한 액션도,

치밀한 심리전도, 긴박한 서스펜스도 없다.

극적인 반전도 없고 좀 무미건조하다고 할까.

굳이 비교하자면 플레밍의 스파이가 아닌

르 카레의 스파이에 가깝다 하겠다.

머 그래봐야 아마추어지만...


화려한 액션, 치밀한 심리전, 긴박한 서스펜스를

원한다면 이 소설을 펼치지 말기 바란다.

하지만 내가 스파이가 된다면

플레밍의 스파이도 르 카레의 스파이도 될 수 없지만

어셴든은 될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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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스파이의 유산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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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의 유산>이 르 카레의 초기작이면서 르 카레를 스타 작가로 만들어준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의 전후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해서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도 읽었다.

읽지 않아도 소설을 읽는데 큰 불편함은 없으나

읽는다면 이 소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은퇴하고 고향에서 조용하게 살고 있는

전직 스파이 '피터 길럼'에게 서커스(영국 정보부)로부터

편지가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피터는 서커스의 정중한(사실은 강압적인) 요청에 응해 귀환하고,

그는 과거에 수행했던 "윈드폴"이라는 작전에 대해 추궁 받는다.

과거 윈드폴 작전의 희생자인 '앨릭 리머스'와

'엘리자베스 골드"의 자식들이 서커스와 피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서커스는 관련 자료가 모두 사라진 것을 알게 되고

과거의 관련자 중 연락이 되는 피터를 소환한 것이다.

서커스는 결국 과거의 사라진 자료를 찾아내고...


피터의 공식적인 자료와 기록되지 않은 진실이

피터의 화상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진실을 알아내려는 서커스(버니와 로라)와

스파이의 본능(직업정신?)으로 진실을 감추려는

피터의 머리싸움이 이 소설의 백미라 하겠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에서는

리머스, 슈타지(동독 정보부)의 피들러와 문트 사이의

심리전이 백미였는데...


<스파이의 유산>과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사이에는

약간의 설정의 차이가 보이는데,

이는 두 작품 사이의 시간의 간극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지만

두 작품의 화자의 시점이 다르다는데 기인한다고 보는 게 좋을 듯하다.


르 카레의 스파이는 이언 플레밍의 스파이와는 다르다.

플레밍의 스파이가 초능력자에 가까운 히어로라면

르 카레의 스파이는 평범하다.

우리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사람(본 적은 없지만...)이고

인간적인 고뇌를 그대로 보여주는, 그래서 현실적인 스파이다.

이게 르 카레 소설의 재미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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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가문 메디치 1 - 피렌체의 새로운 통치자
마테오 스트루쿨 지음, 이현경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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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의 후원자! 메디치 家! 

연세대학교 김상근 교수의 EBS 인문학 특강 "인문의 시대, 르네상스"를 보고
이런 가문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그 후 관심은 많았는데 메디치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드디어 그들을 만날 기회가 왔다.

메디치 가문을 대표하는 인물은 1, 2, 3부 각각의 주인공인 코시모, 로렌초, 
카테리나라 하겠다.
그 외 교황이 2명이나 있지만 중요도는 떨어진다.

메디치 가는 귀족 가문이 아닌, 은행업으로 부를 쌓은 평민 가문이다.
코시모의 아버지 조반니 대에 메디치 가는 역사에 등장해서, 코시모가 가문을
반석에 올려놓고, "위대한 자"로 불리는 그의 손자 로렌초에 이르러 정점에 달한다.
하지만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라고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듯
메디치 가문도 로렌초의 죽음과 함께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 후 2명의 교황을 배출하면서 중흥의 시기도 있지만 영원할 수는 없는 것,
메디치 가문은 근대의 시작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카타리나는 메디치 가 중흥기의 인물인데, 프랑스 여왕이니 그녀의 이야기는
피렌체의 이야기는 아니다.

<권력의 가문 메디치>는 소설이다.
역사 소설은 스포를 접하고 읽는 것이라 자칫 무미건조해지기 쉬운데,
작가는 뛰어난 필력으로 삶 자체가 소설보다 더 흥미로운 코시모, 로렌초, 
카타리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흥미진진한 모험소설을 만들었다.

코시모가 피렌체의 국부로 우뚝 서기까지 그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그린
1부 "피렌체의 새로운 통치자"를 한 번 피면 끝까지 읽을 때까지 책을 
덮을 수 없다.
결국 로렌초와 카타리나의 이야기도 읽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문하러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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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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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너가 "현대문학의 최고봉"이라고 극찬한 작품이기도 하고

미국 교과서에도 실린 작품이라 해서

꼭 읽어보겠다고 다짐했던 책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16살 학교 부적응자의 좌충우돌 가출기에

실망하다가 문득 <피터팬>이 떠올랐다.

어른이 되었음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현상을 피터팬 신드롬이라 한다. 


주인공 홀든은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항하다 퇴학을 거듭한다.

홀든이 학교에서 마주치는 모든 부조리는

인간이 성장해가면서 겪는 고통이다.

인간이 만든 사회는 온갖 부조리로 가득 찬 시스템이니

이를 피해 갈 도리는 없다.

홀든에게 이런 부조리를 피하는 방법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피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동생 피비로 인해 실행하지는 못한다.


피비는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을 상징한다.

홀든 자신은 오염되어 순수를 상실했다.

순수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 순수함을 지키고 싶은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바로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는 것이다.

호밀밭이란 피비와 같은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이고,

오염되었지만 순수함을 그리워하는

인간이 호밀밭을 오염으로부터 지켜야만 한다.


홀든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피터팬은 아니다.

그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피터팬이 아닌 피터팬이다.

피비를 두고 떠날 수 없는 홀든은 계속 고통을 받아야 하겠지만,

피비를 지켜야 하기에 고통을 받으면서도 성장해야 한다.


요즘 너무 가벼운 책만 본 것 같은데,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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