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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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너가 "현대문학의 최고봉"이라고 극찬한 작품이기도 하고

미국 교과서에도 실린 작품이라 해서

꼭 읽어보겠다고 다짐했던 책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16살 학교 부적응자의 좌충우돌 가출기에

실망하다가 문득 <피터팬>이 떠올랐다.

어른이 되었음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현상을 피터팬 신드롬이라 한다. 


주인공 홀든은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항하다 퇴학을 거듭한다.

홀든이 학교에서 마주치는 모든 부조리는

인간이 성장해가면서 겪는 고통이다.

인간이 만든 사회는 온갖 부조리로 가득 찬 시스템이니

이를 피해 갈 도리는 없다.

홀든에게 이런 부조리를 피하는 방법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피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동생 피비로 인해 실행하지는 못한다.


피비는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을 상징한다.

홀든 자신은 오염되어 순수를 상실했다.

순수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 순수함을 지키고 싶은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바로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는 것이다.

호밀밭이란 피비와 같은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이고,

오염되었지만 순수함을 그리워하는

인간이 호밀밭을 오염으로부터 지켜야만 한다.


홀든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피터팬은 아니다.

그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피터팬이 아닌 피터팬이다.

피비를 두고 떠날 수 없는 홀든은 계속 고통을 받아야 하겠지만,

피비를 지켜야 하기에 고통을 받으면서도 성장해야 한다.


요즘 너무 가벼운 책만 본 것 같은데,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었다.


<이북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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