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인호의 인생 꽃밭 - 소설가 최인호 10주기 추모 에디션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9월
평점 :
이름만으로 나의 지난 시간이 떠오르는 작가이다. 10년 전 고인인 된 작가의 에세이를 묶은 책이 나왔다. 너무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지난 청춘의 시간 중에 작가의 작품으로 채워진 모든 시간이 이제는 까마득하지만 좋은 느낌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가웠는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더 많이 읽어서 이 책은 느낌이 기존에 까진 작가의 느낌과는 조금은 달랐다. 그 뜨거운 열정이 익어 담담히 풀어낸 인생 후반의 느낌이랄까. 그러나 그래서 더 좋았다. 이제는 나의 여정도 얼추 그렇게 달려가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021/pimg_7881751814055027.jpg)
우리의 인생을 신이 내려준 정원에 심은 찬란한 꽃 들이라 이야기하는 작가는 그렇게 아름다운 순간들을 이야기해 준다. 살아가는 나날이 어찌 꽃밭만 있을까. 그러나 그 시간을 꽃밭으로 만들어간 본인의 삶을 이야기하여 우리에게도 그렇게 인생에서 찬란한 순간들을 찾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지. 책을 읽는 내내 따뜻한 꽃밭에서 아름다운 향기를 맡으면서 있는 느낌이랄까. 아니면 책을 읽는 순간만이라도 그렇게 느끼길.
유난히 태양을 좋아하는 작가의 이야기가 있다. 익히 알고 있는 알렉산더 대왕의 이야기와 함께. 나도 때로는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어 너무나 공감하면서 읽었다. 체력이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아 지쳐있을 때 그나마 도움을 받았던 것이 햇살이었다. 따뜻한 햇살 아래 있으면 조금씩 몸이 데워지며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 그래서 아! 이제는 움직여 볼까. 그렇게 지나온 시간들이 있다. 어쩌면 나의 나태함이 만든 자기변명일까 두려워하며 지나온 순간들이지만 태양이 충전해 준 그 힘만은 분명하다. 산책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021/pimg_7881751814055028.jpg)
노래 가사로 알고 있던 이 글이 조선의 세종조에 최한경이란 유생이 쓴 연애시였다고 한다. 전혀 알지 못하는 내용이다. 이 내용의 꽃밭에서 제목을 빌려왔다고 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021/pimg_7881751814055029.jpg)
현명한 아내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다.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얼마나 큰 힘인지. 때로는 그런 존재로 누군가의 옆에 있기도 싶고, 그런 존재이고 싶기도 하다. 편안하게 읽어갈 수 있는 내용이고, 잠시 생각하며 멈추기도 하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숨 가쁨이 아닌 여유가 함께 있는 글이다. 그래서 좋다. 순수하게 사랑한 사람들에 대한 추억들. 그 순간들을 풀어내는 과정에 느낀 사랑들. 읽으면서도 행복하고 그 후에도 행복하다. 왠지 온통 행복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었는데 아니 잊고 있었는데 그렇게 세상은 행복한 순간들의 연속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나 내가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찾은 보물들을 보며 나도 찾아 나서길.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021/pimg_7881751814055030.jpg)
남자들을 인생의 마지막이 대체로 외로운 것을 전쟁터의 패잔병에 비유한다. 가끔 남자와 여자가 생각하는 친구의 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작가의 글을 보며 잠시 생각해 보았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