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기를 시작하는 이라면 한 번은 반드시 무진기행을 필사해야 한다." 이 말이 문단에서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불문율이라고 한다. 나는 아직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이다. 이 말이 수 많은 거장 작가가 고백해 온 창작의 비밀통로였다고 한다. 나는 김승옥의 작품을 잘 알지 못한다. 이렇게 필사할 기회가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지만 필사의 힘은 믿는다.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역사, 건의 4작품을 필사할 기회를 가져본다. 눈으로 읽는 것이 필사로 이어질때 어떤 의미가 될지를. 우리가 필사를 할때 좀더 자세하게 읽게된다. 필사로 느려지는 이유도 있고 씀으로서 쉽게 집중할 수 있다. 오랜만에 필사를 기쁨을 느껴본다.
필사, 가장 완벽하고 정중한 독서이자 최고의 창작 수업이라고 한다. 소설을 쓰고 싶어 작업하다가 나의 부족한 실력을 느끼며 그만두었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불쑥 쓰고 싶다는 감정이 많아질때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흥미롭게 생각되었다. 필사가 어떻의미로 다가올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느리고 집중해서 글을 볼 수 있는 시간은 확실하다.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는 동안 나의 어휘력이 어떤 영향을 받고, 문장을 구성하는 감각이 깊어질지를 생각해보며 써 본다. 4개의 작품이 수능과 교과서에 단골로 출제되는 작품들이다. 학생때는 분석을 위한 글을 보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나의 글쓰기를 위한 시간들을 가져본다. 글을 왜 그렇게 쓰고 싶은지는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렵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안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 외로운 작업이라고 한다. 나는 언제나 그 길들을 잃어버리고 헤맨다.
필사를 통해 천천히 다시 글을 생각하는 시간들을 가져본다. 이 아름다운 문장과 함께하는 동행을 통해 그 목적으로 가는 길이 아닌 필사의 느림속에서 가지는 행복에 온전히 나를 맡기는 시간말이다. 급히 해나가는 숙제 같은 필사가 아닌 문장 하나하나를 천천히 생각하며 가지는 필사를 해보려 한다. 문장을 써 내려가면서 작가가 단어를 고르고 배치할 것을 생각하며 문장을 보는 시간들을 가져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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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