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목을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읽었다. 항상 사용하던 단어였어 그런가 보다. 다시 보니 마음 버스 정류장이다. 작가는 제목이 정이 머무르는 곳이라는 뜻이다. 정이 고픈 사람들, 마음 고픈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늘 우리 곁에 있다고 믿으며, 정을 기다리던 마음의 문이 열리면 같이 탑승하여 동행해 주는 그런 마음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책이 그런 마음 버스 정류장 같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출판하였다고 한다.

시와 그 시와 관련된 이야기와 구성되어 있다. 여유비, 인과 연, 이별 후, 용서, 미안해라는 다섯 부분에 각각의 관련 시들을 묶어 두었다. 중간에 붓글씨로 울림을 주는 글들을 배치하였다.
제목인 미소의 시에 곁들인 글에는 있다. 미소의 의미가 위로의 의미로 쓰여있다. 그러나 그 위로의 무게를 아주 무겁게 이야기해 주고 있다. 가볍게 하는 위로는 상처가 될 수 있다고. 가끔 너무 가벼운 미소를 상대를 힘들게 한 적은 없는지 마음이 무거워지는 글귀이다.
편견이라는 시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가끔 담을 수 없는 많은 의미가 있어 아쉬워하였다. 그 이유가 편견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전에는 오로지 느끼지 못하거나 벅찬 것들이 내가 세운 벽들 때문에 그럴 수도 있었구나 싶다. 언제 어떻게 만들어 놓은 벽인지도 모르고, 얼마나 높고 두껍게 만들어 놓은지도 모른 채 지나온 시간들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쉽게 지나가지 말고 깊이 생각하고 인식하며 부서 나가야 하는 것들인지도 모른 채 지나온 것 같아 두렵다.
삶을 위로해 주는 많은 글들이 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들이다. 오늘이라는 글에는 있다. 얼마나 따뜻한 말인지. 읽고 나서 괜히 마음이 찡하였다. 무거운 하루를 보내는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그 하루를 내일이라는 희망으로 바꾸어주는 글이다.
신장개업이라는 시를 읽고는 정말 웃프다는 신조어가 생각났다. 로 시작하는 시를 읽으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생긴다. 그렇게 그 장면을 이어가다 보니 엉뚱한 곳에 다다르게 한다. 밥집의 개업이 이제는 홀로서기 한 친구를 이야기한다. 혼자된 친구의 이야기를 신장개업이라는 의미를 표현하였다. 너무다 기발하여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였다. 이런 것을 해학이라고 하는 것인지. 슬픔을 이렇게 웃프가 표현하여 주었다.
오십견이라는 시는 나이 들어가는 것의 아픔이 몸이 아닌 마음. 이제는 할 일이 없어서 '세월에 탈골된 아픔'을 이야기한다. 이 표현은 너무 생소하여 한참을 머물렸다. 오랫동안 사용하여 힘들어진 어깨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중간중간에 이런 생소함을 즐거움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읽기에 즐거움을 더하여 준다.

중간에 이렇게 좋은 글을 아름다운 글씨로 쓰여진 있어 보고 읽는 즐거움을 더하여 준다.
오랜만에 시를 접하였다. 생활적인 시들이다. 그래서 너무 멀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정말 가까운 이웃들이 버스 안에서 나누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시의 옆에 다양한 관련된 글들을 써주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끔 내가 느끼는 오늘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거나 위로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 마음 버스 정류장에서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로받기를 바란다.
#시 #마음버스정류장 #하백 #연화 #좋은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