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독서,
이어령님과 마주 앉다.
🌌
누군가 오래도록
고민하고 다듬어 남겨둔
편지를 읽어내려가는
기분이 이런 걸까요?
아이가 잠들고 난 후,
고요한 가운데
<이어령의 말2>를 펼치면
책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필사하는 것이 제가 남기는
유일한 기록인데,
가르침을 주고자 함도,
대놓고 하는 위로도 아닌
그저 담담한 순간의 말들을
적고 넘기고 있자니
복잡했던 감정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도리어 차분함과
온기가 남는 것 같았어요.
🌿 말의 숲에서
말은 숨이었다.
그는 숨 쉬듯 말했고,
나는 숨 멈추듯 읽었다.
📌<끝>
모든 길의 끝에
바다가 있듯이,
모든 시간의 끝에는
죽음의 종말이 있다.
하루의 끝이든,
계절의 끝이든 그리고
한 해의 끝이든,
그것들은 모였다 흩어지는
우리의 작은 죽음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