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저력 - 53가지 지혜로 내 마음을 돌보는 법
판덩 지음, 유연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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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원 높은 삶의 지혜, 맹자

판덩이 말하는 맹자의 지혜

과거 2000년 동안 집집마다 『맹자』를 읊고 암송해 왔다

책의 첫 장을 열면 맹자의 명문장이 나온다. 아! 역시 맹자구나 하는 감탄사가 나온다. 맹자의 글을 읽고 싶었다. 그런데 공자, 장자, 순자를 지나서 드디어 맹자가 독자에게 찾아 왔다. 아래는 책의 서문 전에 기록된 네 개의 문장이다.

"귀해지고 싶은 마음은 사람 누구나 다 똑같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 귀한 것을 가직 있지만 그것을 잘 생각하지 못한다."

"편파적인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이 무엇을 숨기려 하는지 알 수 있고,

과장된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이 무엇에 집착하는지 알 수 있다.

상식에 어긋나는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고,

회피하기 위해 얼버무리는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이 무엇을 감추려는지 알 수 있다."

"벗을 사귄다는 것은 그 사람의 덕을 사귀는 것이니, 내세우눈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뜻하지 않게 칭찬을 받을 때가 있고, 완전하기를 바라다가 비방을 받을 때도 있다."


이 책은 내 인생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필요했던 책이다. 맹자에 대해 많이 듣고 말하지만 실제 맹자에 관한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맹모삼천지교 孟母三遷之敎'만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워낙 유명한 얘기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맹자의 어머니가 이정도라면 맹자는 말하나 마나일 것이다. 맹자는 아시다시피 성인 공자를 잇는 ‘아성(亞聖)’으로 불리며 유가 도통을 계승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모든 군주가 부국강병을 추구했던 시대에 덕정과 인정을 강조하며 이성적·합리적 정치의 길을 모색한 그다. 그에 관한 글이 많이 있지만 저자 판덩을 통해서 우리는 더욱더 맹자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판덩은 ‘책을 읽는 사람이 한 사람 늘어날 때마다 세상이 더 아름다워진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자이다. 이미 6천만 명이 넘는 회원이 소속된 전자책 앱 ‘판덩독서’의 리더이기도 한 그는 맹자의 가르침에 삶의 본질을 깨우치는 지혜가 들어 있음을 간파한 사람이다.

이 책은 '사는 것이 불안할 때 맹자를 읽어라!'고 당당히 말한다.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돌봐야 될지 모른다면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는 맹자의 책에 손을 얹기만 하면 될 것이다. 맹자를 소개함에 있어 맹자는 언변에 능했던 만큼 문장에도 힘이 넘쳤단다. 특히 과거 2000년 동안 집집마다 『맹자』를 읊고 암송해 왔을 만큼, 맹자의 사상과 철학은 사람들의 정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책은 총 7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초심의 힘, 순리에 따르는 인생의 법칙, 선택의 지혜, 친구를 대하듯 세상을 느끼는 마음, 반성의 깊이, 선한 마음이 만들어 내는 기적, 성장의 방향 등이 있다. 그리고 이 큰 주제에 53가지 인생 지혜를 담아서 한편 한편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맹자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는 맹자는 시대의 이단아로서 그는 왕이 올바르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천하를 구하기 위해 백성은 마땅히 혁명을 일으켜 왕을 쫓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왕의 권위에 도전했다가는 추풍낙엽처럼 목숨이 날아가던 시절이다. 그러나 맹자는 거침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며 천하를 주유했다고 하니 대단한 인물이다. 우리나라도 이 사상을 받아들여 고려를 엎고 새로운 나라인 조선을 세운 이성계가 있다. 그러나 이성계 뒤에는 정도전이 있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정도전은 맹자의 책을 어린 시절부터 동문수학하며 특별한 친분을 유지했던 선배이자 벗인 정몽주로부터 추천받아 읽었다. 그리고 정도전은 이성계를 등에 업고 새로운 나라를 구성하였다.

맹자의 이같은 역성혁명(易姓革命)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그리고 그런 언행을 구사하면서도 무사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먼저 그는 자신의 사상을 직접 체화시켜 심지어 왕조차 감히 넘볼 수 없는 품격을 보여 주었다. 맹자가 유교의 원조인 공자의 말을 이어받았지만, 오히려 더 추앙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맹자의 가르침은 국가나 사회 차원의 문제만 다룬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기 관리나 대외적 처신, 사회적 사교술까지 많은 부분에서 한 차원 높은 통찰력을 보인다. 인간의 본성에 관하여 깊은 통찰력을 가진 맹자는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고 자신만만했던 것이다.

또한 저자가 말했듯이 후대에 맹자를 이해한 사람들은 맹자의 말이 공자보다 더 분명하고, 구체적이고, 확고하다고 말하였다. 즉 맹자와 논어를 읽어보면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논어를 읽고 나면 '사람이 이렇게 말을 잘할 수 있구나!' 하고 공자에 대한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반면 맹자는 사람에게 파도처럼 거대한 힘을 준다. 그 힘은 적, 권력, 실패 그리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힘이다.

책은 독자들이 읽기에 가독성이 너무 좋다. 글씨 크기며, 군더더기 없는 편집이며, 최고의 이야기로 독자들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개인적으로 모든 쳅터마다 무릎을 치고 읽었다.

책의 첫 페이지에서 얻는 지혜는 이러하다. 서평 첫 머리에 이 문장을 실었다.

"귀해지고 싶은 마음은 사람 누구나 다 똑같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 귀한 것을 가직 있지만 그것을 잘 생각하지 못한다."

이 문장이 주는 의미는 책을 읽으면서, 다른 자료를 보면서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귀해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다. 그러나 남들이 나를 귀하게 만들어 주는 '인작(人爵)'이 아닌 스스로 얻게 되는 '천작(天爵)'이야말로 귀하고 귀한 것이다.

안영(晏嬰)에 관한 얘기를 해보자. 그는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정치가로, 제나라 영공과 장공, 경공 등 3대에 걸쳐 나라를 바르게 이끈 인물이다. 제나라를 대표하는 사신으로 초楚나라를 방문했을 때 온갖 모욕과 모함을 받았다. 초나라 왕이 어떻게든 안영을 억누르려고 한 이유는 그런 방식으로라도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아마도 보통 사람이라면 군왕 앞에서 두려움과 유혹에 넘어가 군왕의 말에 순종하고 따를 것이다. 하지만 안영은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재치있는 말로 이렇게 말한다.

"모자란 임금에게는 모자란 사신을 보내는데

제가 가장 어리석고 모자란 사람이므로

초나라에 사신으로 온 것입니다."

​아! 얼마나 탁월한 재치인가? 표면상으로는 안영을 비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이 말 한 마디로 안영이 더 우위에 섰다. 결국 안영은 자신의 확고한 소신에 초나라 왕에게 결국 존경을 받게 되었고, 자국의 존엄도 지켜 내었다.

더군다나 안영은 제나라에서도 왕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이었다. 그는 높은 관직을 맡고 있음에도 단 한 번도 권세를 과시하지 않았으며, 사치와 낭비를 일삼지 않았다. 또한 안영의 생활은 한결같이 검소해 당시 제나라 왕이었던 경공이 친히 하사하는 것조차 마다했다. 얘기하자면 안영이 다른 나라에 사신으로 간 사이 경공은 자기 임의대로 안영의 오래된 집을 개조하고 화려한 마차까지 가져다 놓았다. 그러나 돌아온 안영은 한사코 개조된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렇다.

"제가 검소하게 사는 것은 백성들에게 본보기를 보여 사치 풍조가 만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만약 임금과 신하가 모두 향락에 젖게 되면 백성들도 너 나 할 거 없이 이를 보고 배우고 따라할 것입니다. 그리되면 결국 백성들의 품행이 나빠지게 될 테고, 나중에는 이를 바로잡고 싶어도 힘들어 집니다."

​이와 관련하여 맹자는 서평 초두에 언급된 문장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즉 누구나 존경받고 싶지만 그러나 누구나 존경받고 귀한 대접을 받을 만한 점을 갖고 있다. 아울러 타인에게 받는 인정, 존경, 동경 같은 것은 결코 진정한 고귀함이 아니다. 즉 스스로 고귀함을 가지고 사는 것이 진짜 고귀함이라는 것이다.

안영이라는 자의 위대함을 보며 많이 배운다. 은퇴 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평안히 유유자적하며 살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삶이 타인 때문이 아닌 나의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나라는 존재는 타인에게 삶을 본받게 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과한 욕심이나 허세는 버리고, 진정한 자존(自尊)으로 사는 삶을 살아야 겠다.

이 책은 제목처럼 인생의 저력을 주는 위대한 힘이 내재되어 있다.

사는 것이 불안하다면 이 책으로 얼마든지 걸어가 맹자를 만나고 돌아올 것이다.

그 이후의 삶은 분명 달라질 거라고 본다.

이 책의 한 문장

순임금은 한때 깊은 산속에서 살았다. 주변은 온통 풀, 나무, 돌 뿐이었다. 또 매일 노루, 멧돼지 등 산송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오지에서 생활하는 야인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랬던 순임금이 훗날 어떻게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성군으로 변할 수 있었을까? 그 답은 이 구절에 있다.

"순임금은 선한 말을 듣고 선한 행동을 보면, 마치 물길을 터놓아 세차게 흐르는 강물처럼 그 무엇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즉 선한 행동을 보면서 주저 없이 그것들을 배우고 행동했다. 

_행동을 변화시키는 '내면의 힘'

사실상 맹자가 강조하고 싶었던 말은 ‘지식인과 육체노동자는 완전히 다르다’이다. 지식인은 지식이나 기술로 밥벌이를 한다. 육체노동자와 수공예인들이 힘든 노동을 하고 각종 공예품을 만드는 목적 역시 먹고살기 위해서다. 하지만 맹자는 지식인의 핵심 가치를 따질 때는 ‘타인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느냐, 국가와 사회에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_어떤 일이든 일의 '가치'를 빛나게 하라

나이가 많다고 상대를 업신여기지 않고, 지위가 높다고 자랑하지 않으며, 형제 중 부귀한 사람이 있음을 내세우지 않아야 한다. 벗을 사귄다는 것은 그 사람의 덕을 벗 삼는 것이니, 내세우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_오랜 친구를 만들기 위한 '삼불三不 원칙'

상대를 사랑하는데도 친해지지 않는다면

자신이 어진 마음으로 상대를 대했는지 돌아보라.

남을 다스리는데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자신의 지혜를 돌아보라.

남에게 예를 다했는데 답례가 없다면

남을 공경하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라.

_맹자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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