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 인생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필요했던 책이다. 맹자에 대해 많이 듣고 말하지만 실제 맹자에 관한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맹모삼천지교 孟母三遷之敎'만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워낙 유명한 얘기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맹자의 어머니가 이정도라면 맹자는 말하나 마나일 것이다. 맹자는 아시다시피 성인 공자를 잇는 ‘아성(亞聖)’으로 불리며 유가 도통을 계승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모든 군주가 부국강병을 추구했던 시대에 덕정과 인정을 강조하며 이성적·합리적 정치의 길을 모색한 그다. 그에 관한 글이 많이 있지만 저자 판덩을 통해서 우리는 더욱더 맹자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판덩은 ‘책을 읽는 사람이 한 사람 늘어날 때마다 세상이 더 아름다워진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자이다. 이미 6천만 명이 넘는 회원이 소속된 전자책 앱 ‘판덩독서’의 리더이기도 한 그는 맹자의 가르침에 삶의 본질을 깨우치는 지혜가 들어 있음을 간파한 사람이다.
이 책은 '사는 것이 불안할 때 맹자를 읽어라!'고 당당히 말한다.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돌봐야 될지 모른다면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는 맹자의 책에 손을 얹기만 하면 될 것이다. 맹자를 소개함에 있어 맹자는 언변에 능했던 만큼 문장에도 힘이 넘쳤단다. 특히 과거 2000년 동안 집집마다 『맹자』를 읊고 암송해 왔을 만큼, 맹자의 사상과 철학은 사람들의 정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책은 총 7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초심의 힘, 순리에 따르는 인생의 법칙, 선택의 지혜, 친구를 대하듯 세상을 느끼는 마음, 반성의 깊이, 선한 마음이 만들어 내는 기적, 성장의 방향 등이 있다. 그리고 이 큰 주제에 53가지 인생 지혜를 담아서 한편 한편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맹자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는 맹자는 시대의 이단아로서 그는 왕이 올바르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천하를 구하기 위해 백성은 마땅히 혁명을 일으켜 왕을 쫓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왕의 권위에 도전했다가는 추풍낙엽처럼 목숨이 날아가던 시절이다. 그러나 맹자는 거침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며 천하를 주유했다고 하니 대단한 인물이다. 우리나라도 이 사상을 받아들여 고려를 엎고 새로운 나라인 조선을 세운 이성계가 있다. 그러나 이성계 뒤에는 정도전이 있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정도전은 맹자의 책을 어린 시절부터 동문수학하며 특별한 친분을 유지했던 선배이자 벗인 정몽주로부터 추천받아 읽었다. 그리고 정도전은 이성계를 등에 업고 새로운 나라를 구성하였다.
맹자의 이같은 역성혁명(易姓革命)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그리고 그런 언행을 구사하면서도 무사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먼저 그는 자신의 사상을 직접 체화시켜 심지어 왕조차 감히 넘볼 수 없는 품격을 보여 주었다. 맹자가 유교의 원조인 공자의 말을 이어받았지만, 오히려 더 추앙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맹자의 가르침은 국가나 사회 차원의 문제만 다룬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기 관리나 대외적 처신, 사회적 사교술까지 많은 부분에서 한 차원 높은 통찰력을 보인다. 인간의 본성에 관하여 깊은 통찰력을 가진 맹자는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고 자신만만했던 것이다.
또한 저자가 말했듯이 후대에 맹자를 이해한 사람들은 맹자의 말이 공자보다 더 분명하고, 구체적이고, 확고하다고 말하였다. 즉 맹자와 논어를 읽어보면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논어를 읽고 나면 '사람이 이렇게 말을 잘할 수 있구나!' 하고 공자에 대한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반면 맹자는 사람에게 파도처럼 거대한 힘을 준다. 그 힘은 적, 권력, 실패 그리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힘이다.
책은 독자들이 읽기에 가독성이 너무 좋다. 글씨 크기며, 군더더기 없는 편집이며, 최고의 이야기로 독자들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개인적으로 모든 쳅터마다 무릎을 치고 읽었다.
책의 첫 페이지에서 얻는 지혜는 이러하다. 서평 첫 머리에 이 문장을 실었다.
"귀해지고 싶은 마음은 사람 누구나 다 똑같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 귀한 것을 가직 있지만 그것을 잘 생각하지 못한다."
이 문장이 주는 의미는 책을 읽으면서, 다른 자료를 보면서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귀해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다. 그러나 남들이 나를 귀하게 만들어 주는 '인작(人爵)'이 아닌 스스로 얻게 되는 '천작(天爵)'이야말로 귀하고 귀한 것이다.
안영(晏嬰)에 관한 얘기를 해보자. 그는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정치가로, 제나라 영공과 장공, 경공 등 3대에 걸쳐 나라를 바르게 이끈 인물이다. 제나라를 대표하는 사신으로 초楚나라를 방문했을 때 온갖 모욕과 모함을 받았다. 초나라 왕이 어떻게든 안영을 억누르려고 한 이유는 그런 방식으로라도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아마도 보통 사람이라면 군왕 앞에서 두려움과 유혹에 넘어가 군왕의 말에 순종하고 따를 것이다. 하지만 안영은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재치있는 말로 이렇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