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뷰티 (완역본) 나와 모두의 클래식 1
애나 슈얼 지음, 위문숙 옮김 / 도토리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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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쓰고 버리는 물건처럼 여기던 시대에

동물 권리와 동물 보호에 대한 생각과 사회에 변화를 가져온 소설

 

이 책은 색다른 느낌의 소설로서 이미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은 소설이었지만 이제 내 손에 잡히게 되었다. 세상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동물 이야기의 고전인 이 책은 어린이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오래도록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이 소설은 영화까지도 만들어져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해 주고 있다. 블랙 뷰티가 얼마나 이슈가 되었냐를 보면 출간 2년 만에 미국에서 100만권 넘게 팔렸으며, 몇 년 사이에 세계에서 5천만 권 이상 판매가 되었다고 한다. 이미 19세기의 작품인데 이제야 어른이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손에 들게 된 이유는 블랙뷰티라는 말의 일대기만 아니라 동물을 대하고 다루는 인간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이 쓰여져 있기 때문이다. 즉 동물에 대한 인간의 부당한 행동과 사회적 악습을 꼬집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인 애나 슈얼은 블랙 뷰티작품에서 지주 계급과 노동 계급의 생활상을 묘사하면서 19세기 말의 영국 사회에 대한 예리하고도 균형 잡힌 시각도 드러내주고 있다.

 

이 책은 특히 미국의 저항적인 사회 소설인 톰 아저씨의 오두막과도 자주 비교 되는데 이는 노예 제도에 반대하여 쓴 톰 아저씨의 오두막처럼 블랙 뷰티역시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분노를 이끌어내면서 사회를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작가 애나 슈얼은 블랙 뷰티를 어른들이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한다. 즉 말이라는 존재에게 친절과 동정심과 이해심과 배려를 베풀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썼다.

 

자라오면서 동물과 함께 커왔다. 시골 집에는 언제나 고양이와 개, 한우가 함께 했다. 1980년 당시 개는 집안을 지키는 개이면서 식용개로 집안에서 키웠다. 요즘 시대에 와서 반려견, 반려묘라고 하지만 당시까지는 그저 쥐를 잡기 위해 냥이가 필요했고, 집안을 지키면서 일년에 한 번 보신을 위해 강아지가 존재했다. 한우는 집안의 든든한 대학등록금이며 버팀목이었다. 돼지나 닭도 키웠는데 그들은 그저 인간에게 식용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조금씩 커나가면서 동물을 대하는 내 마음도 달라지고 특히 치킨을 현재도 먹고, 삽겹살도 좋아하며 돈까스, 스테이크도 좋아하지만 이율배반적으로 한 여름에 닭장차에 수백마리가 갇혀 다니는 그 모습을 보면 인간이란 존재가 과연 그렇게도 해도 되는가 하며 한참을 생각해 본다. 돼지를 실은 트럭도 마찬가지다. 숨 막히는 공간에서 그들은 자기 오물을 뒤집어쓴채 도살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인간이 동물을 학대하는 것은 어마어마하다. 아래 링크를 많이 걸어둔 것은 인간이란 존재가 동물을 단순한 먹이에서 인간을 향한 고마움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기를 바래서이다.

 

무엇보다 이 자료를 보면 ☞《 [출처] 현재 육류 산업의 문제점- 동물 학대 닭의 도축 과정 속에서 기계식으로 목이 잘려지는 과정이 나온다. 또한 태어난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수평아리들을 분쇄기에 넣어 갈아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수평아리는 계란을 낳지 않는 다는 이유로 믹서기에 갈리듯 산채로 갈려지고 있었다.

 

이것은 인간의 입장에서는 산업이며 어쩔 수 없는 구조라고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땐 학대라고 생각된다.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인간 또한 노동으로 학대를 받아 왔지만 동물은 더 심각하게 마치 쓰레기처럼 취급받아 왔다.

 

그러나 인디안들은 그러지 않다. 우리가 인디안에 대해 오해를 하며 그들의 잔인함을 말하지만 그건 승리자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미국의 시선이다. 류시화가 번역한 책을 보면 인디안에 대한 책이 여러권 있다. 그 중에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라는 책을 보게 되면 얼마나 우리가 선입견 속에 인디안들을 바라보고 있는지 알게 된다. 거기에서 본 것인지 모르지만 나의 기억으로는 인디안들은 동물을 먹어야할 때 그 동물을 향해 고마움을 표하면서 최대한 잔인하지 않게 죽인다.

 

동물에 대해 인간은 이제는 다른 각도로 생명을 대해야할 때가 되었다. 이 책 블랙 뷰티는 동물에 대한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독자들을 다가간다. 책을 보는 동안 마치 블랙 뷰티 말이 되어 슬픔과 고통, 기쁨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된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동물 학대, 동물 권리, 동물 보호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주고 있다. 즉 말과 기르는 동물은 쓰고 버리는 물건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로 존중을 받도록 해주고 있다. 그리하여 말에게 씌우는 고삐나 재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영국에서는 멈춤 고삐의 사용을 금지하였고, 미국에서는 동물 학대 방지를 위안 법에 영감을 주어 사람들의 인식변화를 이끌어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에게 자연적으로 관심이 갔다. 저자는 1820년 영국 노포크의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 메리 라이트 슈얼은 시인이자 작가였다. 저자는 어린 시절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리를 심하게 다치게 되었는데, 치료를 잘못하면서 평생 불편한 채로 살아야만 했다. 다리를 다친 뒤로 말을 타고 다니면서 말에게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진 그는 앞으로 얼마 못 산다는 선고를 받게 되는데 이때 죽기 전에 말을 위한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며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 자신이 아픈 존재였기에 말의 입장이 되어 충분하게 말들의 감정을 대변하며 아픔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

 

참으로 이 책은 어린이만 아니라 어른들에게 필독서로 읽혀져야만 하는 책으로 본다. 이 책이 지금도 필독서로 학생들에게 읽혀지는지 모르겠지만 교육계에 있는 자들은 이 책을 필독서로 지정하는데 사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첫 부분에 나오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쳅터 2번에 나오는 글인데 주인공 블랙 뷰티가 두 살 되던 해 사냥을 나가면서 접한 사건에 대해 말의 엄마인 '더치스'가 한 말이 인상적으로 남는다. 인간이 사냥개를 풀어 산토끼를 사냥하는 가운데 시냇가에서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충격적인 장면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건 두 마리 멋진 말이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말을 몰던 한 사람은 진흙투성이 상태로 물 밖으로 나왔지만 다른 사람은 가만히 누워 있었다. 이때 블랙 뷰티의 엄마가 말했다. "저 사람은 목이 부러졌어." 그때 어떤 망아지가 대꾸했다. "쌤통이네"

 

이때 블랙 뷰티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엄마는 의견이 달랐는데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안 돼. 너희들 그런 말 하면 못 써. 나는 나이가 많아서 여러 일을 겪었지만 왜 인간 남자들이 이런 놀이를 좋아하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구나. 고작 산토끼나 여우나 사슴 한 마리 때문에 자기 몸을 다치고 좋은 말을 망쳐 놓으며 밭을 헤집어 놓다니. 얼마든지 다른 방법으로 쉽게 구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만 우리는 고작 말이기 때문에 그 이유를 알 수 없구나. p18

 

어쩌면 말 엄마의 입장에서 볼 때 블랙 뷰티처럼 "쌤통"이라고 말하며 인간을 비하하며, 오히려 잘 죽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 엄마라는 말은 오히려 인간의 입장에서 동물과 같은 인간을 대하고 있다. 이 말을 탄 젊은이는 대지주의 외아들이다. 그가 탄 말은 '롭 로이'라는 말인데 용감한 말이 었다고 한다. 말은 넘어지면서 다리 한쪽이 부러졌는데 그런데 수의사가 여기저기 만져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누군가 주인의 집에 달려가서 총을 가져와 그 말의 생명을 끊어 놓았다.

 

 

과연 이것이 최선이었는가 싶다. 저자는 말 보다 못한 인간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며 한 쳅터의 글을 마무리 한다.

 

사람들은 젊은 고든을 교회 묘지로 옮긴 뒤 묻었다.

 

고든은 말을 타지 못하리라. 롭 로이는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모르겠다. 어쨎든 이 모든 일은 자그만 산토끼 한 마리 때문이었다. p19

 

이 책의 한 문장

 

제리의 집에 와서 가장 좋은 점은 뭐니 뭐니 해도 일요일에 쉬는 것이었다. 우리는 평일에는 녹초가 될 정도로 일을 하니 쉬는 날이 없었다면 배겨 내지 못했을 것이다. 나와 캡틴은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내 친구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게 되었다.” p 213

 

내가 말했다. '넌 학대 받으면 가만히 안 있었잖아.' ! 전에는 그랬지. 그런데 아무 소용없더라. 사람들은 최고로 강하거든. 그런 사람들이 아무 감정도 없이 잔혹해지면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참고 또 참으며 끝까지 버텨야 해. 제발 끝이 나면 좋겠어. 그냥 죽으면 좋겠어. 죽은 말들을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은 분명히 아무런 고통이 없을 거야. 내 소원은 일하다 쓰러져 죽는 거야. 그러면 도살장으로 안 끌려가도 되잖아.” p 261-262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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