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의 비밀
신정훈 지음 / 알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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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니버터칩이라는 과자는 얼마 전에 뉴스에까지 등장할 만큼 돌풍을 몰고 온 상품으로 굉장히 유명해 진 과자다. 나 역시 이 과자를 찾아다니기도 했고, 마트에서 과자를 발견했을 때는 무슨 보물이라도 찾은 마냥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고, 주변인들에게 자랑을 하기도 했다. 과자 한 봉지에 품귀현상이 생길 정도로 유명해진 이 과자의 탄생 과정과 또 과자에 어떤 비밀이 담겨있는지 궁금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1,500원 짜리 과자가 10배 가격으로까지 거래가 되었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침부터 줄을 서서 과자를 기다리고 사람들의 온통 관심사는 허니버터 칩을 먹어보았느냐 안 먹어보았느냐 였다. 이 책은 허니버터 칩의 탄생부터 참여했던 해태제과의 대표가 쓴 책이다. 해태제과는 감자칩 부분에서는 매년 새로운 시도는 해 보았지만 재미를 많이 못 봐서 이번에는 그야말로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는 심정으로 아주 파격적인 시도를 생각해 낸다. 감자칩이라고 하면 짭짤한 맛에 먹게 되는데 짭짤한 감자칩이 아닌 달콤한 감자칩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해낸 것이다. 그렇게 주제를 정하고 단 맛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음식의 추억에서 찾아보았다. 그렇게 생각을 하던 중에 생각해 낸 재료가 바로 꿀이었다. 전통 식재료와 과자의 접목. 누구도 생각지 못한 곳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걸 말리는 사람이 있을 지라도 도전해보고 성공으로 이끌어내는 직원들의 정신이 하나가 되어 최고의 제품이 나온 것이다. 과자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봉지를 만드는 것이나 이름을 짓는 것, 홍보를 하는 것까지 과자 한 봉지가 나오는 것에도 많은 절차가 필요하고 뚝딱 하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제품의 출시 시기나 처음 시식해봤을 때의 평을 봤을 때는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허니버터칩은 태생부터 성공의 조건은 모두 버리고 태어난 비운의 과자였는데 이렇게까지 대박이 날 줄은 아무도 몰랐었다. 과자가 없어서 못 판다는 이야기는 자기 회사에서 직접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나왔고 그렇게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올라만 갔다. 이런 인기면 과자회사 직원들은 가까운 지인들로부터 부탁을 받고 빼내줄 법도 한데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더 큰 문제들이 많이 나올 것을 알았기에 직원들에게도 사소한 원칙들까지 지키게 만드는 모습에서 성공을 위해서는 이런 칼 같은 결단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과자로 태어나 실시간 검색어 1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허니버터칩. 그 과자에게 더 큰 힘이 있었던 것은 1,500원 이상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귀한 것을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더 귀한 가치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순히 벼락 스타가 된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계속 된 인기를 얻고 있는 과자이기에 그것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보통의 상식을 뛰어넘어 새로운 관점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모두가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인 힘으로 새로운 행복을 얻고 많은 사람들에게도 행복감을 주었던 과자. 우리 사회에 이런 보물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보고, 나 또한 내 인생의 허니버터칩을 만들 수 있길 다짐해본다.

 

* 인상 깊은 구절: 그분들은 분명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1,500원의 행복을 나누고 싶어 하는 분들일 것이다. ( P. 1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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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민음 경장편 4
황정은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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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평이 워낙 좋아서 읽어보고 싶었던 황정은 작가의 작품. 그 중에서도 유명한 이 작품은 제목으로는 도저히 어떤 내용일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림자가 선다.’ 는 나에게는 생소한 표현이 자주 나왔다. 주인공인 무재와 은교의 생각이나 행동들 역시 독특하고 음침하면서도 그들과 다르지 않은 나의 모습에 독특한 감정들이 느껴졌다. 처음 시작은 숲에서 그림자를 보고 따라가는 은교와 무재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숲에서 둘만 그것도 그림자를 따라가는 모습에 싸늘한 분위기로 시작이 되고 책을 읽는 내내 밝은 분위기 보다는 계속 이런 분위기로 글을 이어간다. 무재와 은교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 같기는 하나 한 번도 사랑고백이나 둘의 달달한 모습은 찾을 수가 없다. 단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배드민턴을 치고 밥을 먹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모습에서 사랑을 느낄 수가 있었다.

 

도심의 전자상가에서 일하고 있는 그들은 상가가 철거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온 사람들의 내력들이 하나씩 소개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 속에서도 책을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구절들이 있다. 이 책에서는 마뜨료슈까라는 소재를 통해 인생을 돌아보게 해 주었다. 속이 텅 빈 인형. 인형 안에 더 작은 인형들이 계속 들어있음으로써 즉 큰 인형은 더 이상 인형이 아니고 케이스의 형태로 남게 된다. 우리의 인생도 알맹이가 없는 겉모습만 중시되는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기 자신의 진정한 삶이 아닌 남의 시선을 더 중시하고, 남의 말에 휘둘려 사는 사람들의 삶도 바로 이 인형의 모습이 아닐까? 공허하기 때문에 그것이 사람 사는 것하고 어딘가 닮았다는 구절이 오랫동안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어준다.

 

소설을 읽는 동안은 그 안에 담긴 뜻을 알아채지 못했더라도 소설이 끝난 다음 나온 해설 글을 보고 그 안에 담긴 뜻을 알 수 있기도 했다. 그 첫 번째로는 작가는 현실이라는 말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진짜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전자상가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림 그리듯 설명한 곳에서 그렇다. 또한 그 곳에서 삶을 영위해 온 인물들을 설명할 때도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가마라는 소재만을 가지고도 사람들 마다 모두 다른 가마를 가지고 있기에 일반화의 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장면에서는 작가의 능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독특한 성격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그런 듯 아닌 듯 표 나지 않게 보여주는 황정은 작가의 능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강한 울림 보다는 잔잔하고 오랜 울림이 남을 것 같은 작품을 만나 반가웠다.

 

* 인상 깊은 구절: 그처럼 공허하기 때문에 나는 저것이 사람 사는 것하고 어딘가 닮았다고 늘 생각해 왔어요.( P. 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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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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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 책이다. 유명한 책들은 오히려 서평이나 광고로 많이 접해서 그런지 기대감을 가지지 않고 보는 편이다. 이 책도 그렇게 편한 마음으로 어떤 내용을 소개하기에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쳐보았다. 솔직히 심리학 적이고 철학적인 내용 일 것 같아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이 가득할 것 같아 더 기대감이 떨어졌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마치 책속의 화자는 내가 된 것 마냥 어렵지 않게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철학자는 청년에게 아들러 심리학을 소개한다. 조금은 생소한 아들러의 이론은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상식에 반하는 오히려 반대라는 개념으로 와 닿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청년은 아들러의 심리학을 들으면 들을수록 화가 나고 분노하게 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어쩌면 책 속의 청년이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자의 이론을 들을수록 그것은 그저 그 상황에 처해보지 못한 사람이 이론적인 생각만으로 가지고 말하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하지만 끝으로 갈수록 나 역시 아들러의 이론에 물들 듯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살짝은 바뀌어 진 것 같다. 지금까지 가지고 살아온 생각을 이 책 한 권으로 뚝딱 바꿀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이 닥치거나 마음이 힘들어질 때 이 책으로 용기를 얻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아들러의 주장은 한 마디로 지금, 여기를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의 걱정이나 근심 따위는 버리고 과거의 아픈 기억들이 우리의 현재를 지배할 수는 없다. 만약 지배당하고 있다면 우리가 스스로 선택해서 불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인간은 오늘 당장 행복해질 수 있으며 그 어떤 누구도 예외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에 힘없고 매사에 불만이 가득한 소심한 성격의 청년이 반론을 제기한다. 그가 주장하는 스스로 정한 목적을 향해 움직이는 목적론을 청년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아들러의 심리학에서는 청년이 불행한 이유는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라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뿐이었다. 행복해질 용기가 부족한 것이다.

 

또한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고 고민을 없애려면 우주 공간에서 홀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홀로 살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우리는 행동 목표로 1) 자립할 것 2)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 / 심리적 목표로 1) 내게는 능력이 있다는 의식을 가질 것 2) 사람들은 내 친구라는 의식을 가질 것을 제시한다. 이 인생의 과제를 머릿속에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아간다면 타인의 눈치에 신경 쓰지 않으며 인생을 허비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이 피곤한 것은 남의 인생에 개입해서 남의 과제에 신경을 쓰며 잔소리를 하고 나의 과제에 타인이 개입하는 것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일정한 선을 그어준다면 서로 개입 받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칭찬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이건 좀 너무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지만 인간관계를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에 둬야하는 것으로 바꿔 생각해보니 앞으로는 잘했다라는 말보다는 고맙다라는 말을 더 많이 써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다. 마지막 장에서는 인생을 찰나의 연속으로 춤추듯 살라고 조언하는 데 나도 청년처럼 이 이론은 10년 아니 5년만 일찍 알았어도 허비하는 시간이 훨씬 줄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제라도 아들러의 이론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에 큰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글을 마친다.

 

* 인상 깊은 구절: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네 ( P. 1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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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간들 - 이보영의 마이 힐링 북
이보영 지음 / 예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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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보영의 이미지는 굉장해 참해보였다. 드라마나 광고 속에 나온 그녀는 다른 여배우들과는 또 다른 참하고 깨끗한 이미지 덕에 인기가 많기도 하다. 그런 그녀가 책을 냈다고 하기에 자신의 연기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담았다고 해서 솔직히 놀랐다. 평소 책을 좋아하는 지인이 있다면 어떤 책을 읽는지 또 같은 책을 읽었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고 생각을 듣는 것을 좋아하기에 이보영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책을 내기까지 많이 망설였다고 시작하는 책의 서문에서 그녀가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고민해서 글을 썼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우리가 보는 TV 속의 연예인들을 보면 항상 풍족한 생활을 하며 화려한 조명을 받고 걱정 없이 살 것 같은데 그녀는 자신이 한 때 불행하다고 느꼈던 시절을 고백하며 꾸베 씨의 행복 여행을 소개한다. 내가 생각하는 편견으로 연예인을 색안경을 끼고 봤던 것이 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화려한 조명 속에 연예인들이 받는 상처나 아픔 등은 가려져 있을지도 모른다. 이보영은 엄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 연예인이 되었을 때 그런 변화들이 낯설고 어려웠다고 한다. 결국 그녀가 찾은 행복은 먼 곳이 아닌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사소한 일상을 즐기게 된다. 연기자에게 중요한 것은 많은 경험을 해보고 여러 가지 감정들을 느껴보는 것인데 이보영은 책을 통해 성숙해지며 감정 또한 풍부해짐을 느껴 좋은 연기의 원천을 쌓아가고 있다.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갖게 해주는 어린 왕자라는 책도 내가 읽을 때는 아무 생각 없어 넘겼던 부분도 작가가 체크해 주니 이런 뜻도 가지고 있었구나! 하고 느끼며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리울 때, 외로울 때, 위로가 필요할 때 등등. 상황에 따라 추천해주는 책을 보는 재미도 있어 좋았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공허함을 느끼게 되고 나의 자리를 찾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읽어보면 좋은 책을 소개해주는 데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라는 책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지치고 힘들 때 그런 감정들로 인해 정말 소중한 내 사람들에게 소홀해 졌을 때 주변 정리를 하게 된다. 그래서 이보영은 친한 친구들도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깊이 있는 만남과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인연이라는 소중한 관계를 너무 헤프게 생각하는 요즘 사회에 나도 한 번 꼭 읽어봐야 할 책이었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시간을 두고라도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아도 조금씩 가까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서재 곳곳을 소개해주는 사진까지 책을 덮고 나며 마치 그녀의 집에 놀러가 서재를 구경하며 그녀에게 책을 소개받고 난 느낌이 든다. 참 따뜻하고 책을 좋아하는 그녀의 오랜 팬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배우로 활동해주고, 또 다음 책이 나올 수 있길 응원해본다.

 

* 인상 깊은 구절: 이 책은 상처로 움츠러든 나에게 다가와서 당혹스러워하지 말라고,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용기를 주었다. ( P. 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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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파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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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믿고 보는 기욤 뮈소 작가의 작품. 이번에도 부담감 없이 워낙 가독성이 좋은 작가의 소설을 골랐다. 최근에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난 작품이구나. 시작은 주인공 알리스와 가브리엘이 서로 수갑이 채워진 채 공원 벤츠에 누워 잠을 자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연인 사이도 아니고 전에 한 번도 만났던 적이 없다는 것에 더 큰 궁금증을 자아낸다. 알리스는 프랑스에서 일하는 형사고 가브리엘은 더블린에서 사는 재즈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한다. 참 신기하고 알 수 없는 일이다. 왜 이 두 사람이 묶여 자신들이 사는 집 근처도 아닌 낯선 곳에 있는 것일까? 두 사람은 왜 만나야만 했을까?

 

알 수 없는 실마리를 풀어가기 위해 두 사람은 한 배를 탈 수 밖에 없다. 당장 경찰에 신고해버리면 끝나는 일 아니냐 하면 소설은 읽어도 재미가 없을 것이다.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는 알리스의 옷에 혈흔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지하고 있는 총에 총알도 한 발이 비는 것을 보니 지난 저녁 자신이 누군가를 쏜 것 같고 이 상태로 신분증도 없이 타국에서 경찰서로 들어간다면 당장 영창 신세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파리도 더블린도 아닌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새로운 날들을 시작하게 된다. 두 사람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에 자신의 처지를 알릴 수 있는 핸드폰이었다. 알리스는 동료이자 가장 친한 친구 세이무르에게 전화를 건다. 자신의 상황을 알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 등을 요구한다. 물론 옆에 있는 낯선 가브리엘의 정보도 말이다.

 

두 사람이 핸드폰을 훔치고 차를 훔쳐 달아나는 장면은 내가 쫓기는 것 마냥 긴박감을 주었고 덕분에 책장도 술술 잘 넘어갔다. 또한 중간에서는 알리스가 형사로 일하면서 결혼을 하게 된 이야기와 자신의 자만으로 남편과 아이까지 죽게 된 이야기가 나오면서 소설은 손에서 뗄 수 없는 긴장감을 주며 소설 속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알리스라는 형사에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 여자의 운명을 어떻게 마무리 될까? 내가 과연 그녀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나는 저렇게 꿋꿋하고 씩씩한 여자로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

 

알리스가 남편 폴을 만났을 때 당신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놓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한 번의 눈길만으로 족하다.’ 라는 문구가 나온다. 알리스는 폴과 가브리엘 두 사람의 눈길로 인해 인생을 바꿀만한 사랑을 받게 된다. 후반으로 갈수록 가장 믿었던 사람인 세이무르와 아버지가 한 말들이 거짓말이라는 것이 나타나고 왜 두 사람이 수갑으로 묶여있어야 했는지 반전 있는 생각지도 못한 결말에 모든 줄거리와 상황, 그리고 술술 풀리듯 써내려온 이야기들을 만든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다른 작품도 모두 읽어보고 싶어진다.

 

* 인상 깊은 구절: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운명과 싸워 얻어낸 이 모든 순간들이야말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들이었다고 말입니다. ( P. 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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