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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파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나 믿고 보는 기욤 뮈소 작가의 작품. 이번에도 부담감 없이 워낙 가독성이 좋은 작가의 소설을 골랐다. 최근에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난 작품이구나. 시작은 주인공 알리스와 가브리엘이 서로 수갑이 채워진 채 공원 벤츠에 누워 잠을 자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연인 사이도 아니고 전에 한 번도 만났던 적이 없다는 것에 더 큰 궁금증을 자아낸다. 알리스는 프랑스에서 일하는 형사고 가브리엘은 더블린에서 사는 재즈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한다. 참 신기하고 알 수 없는 일이다. 왜 이 두 사람이 묶여 자신들이 사는 집 근처도 아닌 낯선 곳에 있는 것일까? 두 사람은 왜 만나야만 했을까?
알 수 없는 실마리를 풀어가기 위해 두 사람은 한 배를 탈 수 밖에 없다. 당장 경찰에 신고해버리면 끝나는 일 아니냐 하면 소설은 읽어도 재미가 없을 것이다.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는 알리스의 옷에 혈흔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지하고 있는 총에 총알도 한 발이 비는 것을 보니 지난 저녁 자신이 누군가를 쏜 것 같고 이 상태로 신분증도 없이 타국에서 경찰서로 들어간다면 당장 영창 신세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파리도 더블린도 아닌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새로운 날들을 시작하게 된다. 두 사람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에 자신의 처지를 알릴 수 있는 핸드폰이었다. 알리스는 동료이자 가장 친한 친구 세이무르에게 전화를 건다. 자신의 상황을 알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 등을 요구한다. 물론 옆에 있는 낯선 가브리엘의 정보도 말이다.
두 사람이 핸드폰을 훔치고 차를 훔쳐 달아나는 장면은 내가 쫓기는 것 마냥 긴박감을 주었고 덕분에 책장도 술술 잘 넘어갔다. 또한 중간에서는 알리스가 형사로 일하면서 결혼을 하게 된 이야기와 자신의 자만으로 남편과 아이까지 죽게 된 이야기가 나오면서 소설은 손에서 뗄 수 없는 긴장감을 주며 소설 속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알리스라는 형사에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 여자의 운명을 어떻게 마무리 될까? 내가 과연 그녀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나는 저렇게 꿋꿋하고 씩씩한 여자로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
알리스가 남편 폴을 만났을 때 ‘당신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놓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한 번의 눈길만으로 족하다.’ 라는 문구가 나온다. 알리스는 폴과 가브리엘 두 사람의 눈길로 인해 인생을 바꿀만한 사랑을 받게 된다. 후반으로 갈수록 가장 믿었던 사람인 세이무르와 아버지가 한 말들이 거짓말이라는 것이 나타나고 왜 두 사람이 수갑으로 묶여있어야 했는지 반전 있는 생각지도 못한 결말에 모든 줄거리와 상황, 그리고 술술 풀리듯 써내려온 이야기들을 만든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다른 작품도 모두 읽어보고 싶어진다.
* 인상 깊은 구절: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운명과 싸워 얻어낸 이 모든 순간들이야말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들이었다고 말입니다. ( P. 3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