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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예쁘다 - 육아의 블랙홀에 빠진 엄마들을 위한 힐링 에세이
김미나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이 넘어간다. 임신을 했을 때부터 육아서에 관심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아이를 키우는 법, 좋은 부모가 되는 법, 아이의 심리서적, 아이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서적 등. 많은 종류의 육아서는 모두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거름처럼 한 권씩 읽어갔다. 이 책은 결혼 후 남편과 오랜 기간 해외여행을 다니며 신혼을 즐기다가 아이를 가지게 되고 힘들고 외로운 육아의 세계로 들어온 엄마의 이야기다. 보통은 아이 한 살, 두 살, 세 살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 작가는 한 살 엄마, 두 살 엄마로 표현하여 공감이 두 배로 되었다. 정말 엄마도 한 살이기에 아직 어리고 서툴고 모르는 것이 투성이다. 아이만 낳는다고 해서 저절로 엄마가 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이가 혹시나 아프기라도 하는 날에는 엄마들은 노심초사 밤잠을 설치며 아이를 간호하느라 진땀을 뺀다. 그리고 마치 엄마들의 잘못인 것 마냥 안절부절 아이에게 미안해한다. 나 역시 예방접종 주사만 맞고 돌아오는 날에도 아이기 짠해지기 그지없다. 이 조그맣고 약한 살에 아픈 주사바늘이 꽁하고 들어가고 아이가 우는 모습에 마음이 굉장히 약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런 짠한 마음을 조금 다스릴 수 있는 마음가짐을 배웠다. 내가 할 일은 아이가 스스로 이겨나갈 수밖에 없는 시간을 잘 겪어나가도록 묵묵히 지켜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아이는 크면서 아픔도 미움, 사랑, 이별 등 마음의 열병도 겪어나갈 것이다. 그래서 부모는 더 담대해져야한다. 자식의 아픔을 옆에서 든든히 지켜봐주는 시선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이 마음가짐을 보고 그동안 약하기만 했던 나의 행동들이 아이에게 더욱 미안해졌다.
요즘은 우리 아가도 이유식을 시작하는 단계라서 이유식을 잘 먹는 날은 하루가 신나고, 이유식을 안 먹고 고개를 저으면 하루 동안 기분이 엉망이라는 말에 100% 공감이 갔다. 근데 내가 먹어봐도 맛없으니 아무리 밥 먹는 연습이라 할지마도 꼭 이런 걸 아기한테 먹으라고 강요해야 하나 싶어 미안한 마음도 든다. 하지만 아직은 아가라서 그런 거니까 간도 안하고 심심한 이유식을 오늘도 열심히 만들어 온갖 퍼포머스와 함께 먹여본다.
저자가 첫째를 낳고 어른이 밥을 사주며 둘째도 얼른 나으라고 하며, 아이는 내 힘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키워주신다는 것을 더 깊이 느끼게 될 것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고 한다. 나도 지금 아이를 한 명 키우고 있지만 만약 둘째가 생긴다면 과연 엄마 노릇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가장 크다. 솔직히 아이 한 명만 보는 것도 진이 빠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에게 해 준 어른의 조언이 나에게도 조그만 힘이 된다. 아이는 내가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키워주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를 낳기 전의 예민한 성격도 아이를 낳고 하루 하루를 참을 인을 새기며 도를 닦아오면서 둥글둥글하고 편안하게 바뀌게 된다는 말을 들으니 맞구나! 싶었다.
아이의 눈에는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한 것 투성이다. 나는 매일 그런 아이의 눈을 보면서 “아가야 매일 보는 집이 뭐가 그렇게 신기하니?” 라고 묻는다. 그래도 아이는 눈을 크게 뜨고 이리 저리 구경을 하고 손을 뻗어서 만져보고... 이 아이는 천천히 하나 하나 온 우주를 배워가는 중이란다. 그래서 내 마음이 다급해지는 순간 다그치는 목소리가 튀어나오려는 순간 매일 배워가는 중이라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나도 그렇게 세상을 배웠을 테니 말이다.
네 살 엄마가 되었을 때 ‘특별하기 때문에 사랑받는 아이가 아니라, 사랑받기 때문에 유일해지는 아이’ 로 키우겠다고 다짐한 문장이 나온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아이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사랑을 주는 일이 정말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사랑해줘야겠다. 읽는 내내 공감도 많이 가고 ‘나만 힘든 것은 아니구나.’ 라는 위안이 되어 더욱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