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만두 한 판이요! ㅣ 창비아동문고 351
송혜수 지음, 란탄 그림 / 창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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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 1차는 만두 러버 모여라 ㅎㅎ 무조건임!

🥟 2차는 자신만의 속도를 인정받고 싶은 사람 모여라!

만두 머리를 한 소년이 똘망한 눈빛으로 먹음직스러운 만두 한 판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킁킁 어디서 맛있는 이야기 냄새가 난다 싶었지요. 우리 초등 자매는 만두 귀신들이에요. 만두를 소재로 어떠한 이야기를 펼칠지 기대하며 읽어 보았답니다.

달인만둣집의 유일한 손자 황뜸의 존재가 책 한 권을 가득 채워 주었어요. 뜸이의 할아버지 손에서 달인만두가 탄생했고, 지금은 뜸이의 아빠가 이어서 만들고 있습니다. 복싱을 하려고 아들도 고향도 아버지도 등지고 서울로 떠났던 아빠. 달인만두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안했는데요. 단골손님들도 고개를 돌려버린 달인만두의 맛에 위기가 제대로 닥쳤습니다.

할아버지의 비법이 적힌 노트에 마지막 장이 없었어요. 어쩐지, 어떻게 해도 할아버지의 손맛을 따라갈 수 없었지요. 비법서의 마지막 한 페이지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황뜸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생겼습니다. 자신의 아빠는 달인만두 2대 사장으로 부족해 보였어요. 할아버지 만두와 연관된 사람들을 수색하기로 합니다.

끝내주는 맛만큼이나 마음도 태평양 같으셨던 할아버지는 주변 상인들에게도 만두 만드는 노하우를 남겨 놓으셨더라고요. 바로 황뜸의 친한 친구 양자강네 짬뽕집! 짬뽕집 아들이 스스로 곳간 열쇠를 열어 보이며 비법서의 마지막 장을 함께 찾아주었어요. 하지만 나온 것은 어른들의 추악한 민낯...

할아버지의 만두 비법을 찾아 할아버지의 동생분까지 찾아 나선 뜸이와 자강이가 대단했어요. 13살 아이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지방에서 서울을 거쳐 인천까지 갔지요. 대단한 모험이었어요. 원하는 것이 있다면 두려움도 맞서는 아이들의 모습이 우리 초등 자매에게도 큰 자극이 된 것 같더라고요. 성과도 좋았으면 했지만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황뜸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할아버지의 동생분을 만나고 대단히 후회스러웠지만 마음 한 켠이 단단해진 것처럼 보였어요. 주인공의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어른 없이 떠난 그곳에서 손이 아닌 기계로 쉼 없이 만들어내는 만두를 접하고 충격에 빠진 뜸이. 이렇게 할아버지 비법과는 영영 멀어지는가 싶었어요. 할아버지를 그리워하고 달인만두를 지켜내지 못할까 봐 마음을 끓이다가 뜸이는 병이 났습니다. 꿈속에서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된 뜸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아저씨가 틀렸다고 생각 안 해요. 할아버지가 그랬어요. 틀린 경험은 없다고요. 앞으로 잘 하시면 되죠." 재료의 원산지를 속여 팔던 양자강의 아버지를 향해 너그럽게 이해하고 다독이던 황뜸이는 이미 비법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할아버지와 찰떡같이 붙어서 보낸 13년의 세월이 온몸에 남아 있었던 탓이에요.

"머리 쓰지 말고, 계산하지 말고 그냥 하면 되는 거다. 자강이 아빠처럼 잘못도 하고 반성도 하고, 우리 할아버지처럼 찜 솥에 손을 데도 매일 해야 한다." 어린아이의 마음이 어쩜 이리 야무질까요? 할아버지는 어설프고 주저하는 자신의 아들보다 우직하고 꾸준한 손자를 더 믿고 계셨는지도 모르겠어요.

"젊었을 때는 뜸 들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종종 잊지.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것 같거든. 음식도 사람도, 완성되는 데에는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같아도, 그게 다 뜸 들이는 시간이란다." 그래서 우리 뜸이의 이름이...! 이번에도 어린이 장편동화에서 인생의 지혜를 배웠습니다. 어린이의 마음을 돕는 단단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하신 송혜수 작가님의 뜻이 이루어진 것 같네요.

차곡차곡 쌓아 올린 이야기의 능선에서 꾸준함의 풍미가 느껴졌습니다. 잘 쪄진 맛있는 달인만두 한 판처럼 작가의 정성이 깃든 이야기였어요. 일단 푹 빠져 읽다 보면 마음 한구석의 불편함을 다독여 주는 쫀득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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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한국 신화 6 : 소사만과 복을 주는 황금 해골 - 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ㅣ 만화 한국 신화 6
박정효 지음, 권수영 외 그림, 이경덕 기획 / 다산어린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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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우리 초3 어린이를 위해 준비한 책, 

너의 따스함이 언젠가 큰 복이 되리라 믿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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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그리스로마 신화를 워낙에 좋아해서 만화부터 줄글 책까지 모두 섭렵했는데요. 그 모습에 한국 문화가 담뿍 담긴 우리나라 신화도 읽히고 싶다고 생각해왔어요. 다산어린이에서 나온 만화 한국 신화 시리즈를 보고는 이거다! 싶었지요. 신화 학자 이경덕 교수님이 기획과 감수를 맡으셨다고 해서 기대하며 읽어 보았답니다.

어머나 표지부터 멋있더라고요. 화려한 그림과 쫀쫀한 구성이 아이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어요. 우리나라의 신 이야기라서 뭉클하게 와닿는 것도 있었지요. 신화는 그 나라 문화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한국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예술 그리고 문학 등에 흐르는 감수성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우리나라 신화는 한국인이라면 꼭 읽어 보았으면 하는 인문학의 뿌리라고 하겠습니다.

한국 신화를 접하다 보면 문제해결력이 길러지는 느낌을 받는데요. 다툼과 경쟁 등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지혜가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이번에 읽게 된 만화 한국 신화 6권은 평범한 소사만이 신이 된 이야기였습니다. 소사만이 3000년을 살게 된 사연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니 인간다움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단군이 여러 신과 함께 한국 신화 모험을 떠나면서 신들의 보물을 모으는데요. 평범한 마을에서 엄청난 빛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가 보았어요. 으리으리한 집 안에서 소사만이 나와 단군 무리를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소사만이 음식과 편의를 베풀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아요. 이야기 속의 이야기 구성으로 소사만의 사연을 알게 되었답니다.

가난한 어린 시절, 다섯 살에 부모님을 모두 잃고 동냥을 하며 살았던 소사만의 이야기에 가슴이 아팠어요. 소사만은 가난했지만 마음이 따뜻했어요. 자신은 굶으면서도 동네 할머니를 챙기고 동물들과 먹을 것을 나누기도 했지요. 이런 소사만이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아 기르는데 가난은 더욱 깊어졌어요. 부인이 곱게 기르던 머리카락을 잘라 내어 주며 시장에 나가 쌀로 바꾸어 오라고 했습니다. 생각보다 큰돈을 받고 머리카락과 맞바꾼 후 신이 난 소사만이 일을 저지르는데...

쓸 줄도 모르는 총을 사 온 소사만은 아내를 실망시킵니다. 며칠째 사냥에 실패해서 가족들이 쫄쫄 굶고 있었어요.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나간 사냥길에 해골을 발견하고 집으로 모셔 오지요. 일반적인 사람들은 해골을 보면 끔찍하게 여길 테지만 소사만은 달랐어요. 누군가의 사연이 있겠거니 하고 해골을 소중하게 모십니다. 그 후에 사냥이 잘되어 금세 부자가 되었어요. 착한 일을 해서 복을 받았나 싶었어요.

그러나 이야기의 능선은 생각보다 복잡했어요. 소사만의 예정된 삶은 30살까지라고 하네요. 당장 저승사자들이 나타나 소사만을 데려가게 생겼어요. 해골의 주인이 나타나 죽음을 면할 수 있는 지혜를 나누어 주었어요. 소사만이 단군 무리를 반긴 이유였지요. 사후의 세계와 염라대왕, 저승사자의 역할 등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어요. 생각의 저변을 넓히고 베푸는 삶에서 교훈을 얻을 수도 있었지요.

마을 부자 소사만이 해골 덕분에 저승사자를 속이게 되고, 한자 열 (십)이 일 천 (천)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독자에게 쾌감을 느끼게 하더라고요. 궁핍해도 베푸는 게 일상인 소사만 정도면 큰 복을 받아도 되겠다 싶었어요. 재미있게 만화 신화를 읽고 나서, 신화학자 이경덕 교수님이 알려주시는 부록 부분이 유익했어요. 배경지식이 확장되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소사만, 삼차사, 염라대왕 그림이 들어 있는 3장의 홀로그램 카드도 선물처럼 느껴졌어요. 우리나라 신들도 이토록 멋있었답니다. 혼자만의 행복이 아닌 서로 함께할 때 느껴지는 행복이 더욱 커다랗게 느껴졌던 소사만의 이야기. 아이들에게 바른 인성을 가르치기에 자연스러워서 만족했습니다.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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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뻘맨의 숨은 생물 찾기 3 - 관찰하며 배우는 생물 지식 ㅣ 슈뻘맨의 숨은 생물 찾기 3
류수형 그림, 안치현 글, 샌드박스네트워크 외 감수, 슈뻘맨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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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초등 자매는 슈뻘맨을 좋아하는 뻘둥이들이에요. 미래엔에서 나온 슈뻘맨의 숨은 ○○ 찾기 시리즈를 참 잘 읽어요. 새 학기를 맞이해서 과학 학습에 흥미 뿜뿜 기운을 북돋아 주려고 신간을 들이밀었습니다. 역시나 나이스 ㅎㅎ 미래엔 × 슈뻘맨 교과연계 만화책은 실패가 없네요.

이번 슈뻘맨의 숨은 생물 찾기 3권에서는 영식이 형과 동욱이 형이 농촌으로 봉사활동을 떠납니다. 무료하게 하품을 쩍쩍하며 텔레비전을 보던 어느 날, 농촌에서 일손이 부족하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거든요. 바로 행동에 들어가는 슈뻘맨! 농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곳의 생물들도 만나보기로 했어요. 실행력 갑인 이 두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생물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되었어요.

영식이 형과 동욱이 형이 직접 생물들을 관찰하고 지식을 나누어 주는 구성인데요. 귀여운 실수를 연발하는 슈뻘맨의 모습이 평범한 우리들과 비슷해서 더욱 친근감이 드는 것 같아요. 고구마 밭에서 지렁이를 만나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알고 보니 밭을 기름지게 해 주는 고마운 생물이었어요. 노란 말풍선에서 숨은 생물 지식을 척척 알려주니 본문과 함께 자연스럽게 교과 지식을 플러스할 수 있었습니다. 술술 읽히는 것이 미래엔 편집 기술인 것 같아요.

읽다 보면 비실비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기 힘들어지는데요. 농부 할아버지께서 두 사람에게 고구마 밭을 부탁하고 돌아서며 걱정을 늘어놓아요. "살살하게." 슈뻘맨 걱정? 노노~ "고구마 다쳐." 고구마 걱정! 예스 ㅎㅎㅎ 재미있어서 한 번 읽으면 그 자리에서 뚝딱 다 읽어야 끝이 난다는 전설의 시리즈답지요.



슈뻘맨의 숨은 생물 찾기 시리즈는 인물들 간의 스토리와 생물 관찰 내용이 조화를 이루면서 어린이 학습만화로서의 기능을 톡톡히 하는 것 같았어요. 동욱이 형이 귀여운 도마뱀을 발견해서 어깨에 척 올렸어요. 이에 질투가 난 영식이 형이 무리해서 도마뱀 한 마리를 잡았는데 맙소사!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게 아니겠어요? 슈뻘맨의 경쟁의식을 다루면서 도마뱀의 생태 습성까지 자연스럽게 녹아냈더라고요.

도마뱀을 함부로 만졌던 영식이 형이 반성을 하면서 <생물 관찰 보고서>를 남겼습니다. 매 꼭지마다 관찰한 생물을 자세히 소개하고 실사 이미지와 관찰 일기까지 더해져서 유익했어요. 초등 과학 교과와 연계되는 내용들이라서 읽어 두면 좋지요. 힘들게 수확한 고구마를 갉아먹는 쥐 떼의 출몰 부분에서는 저까지도 혼비백산... 페이지를 넘기기에 좀 무서웠는데요. 어두운 밤에 활동을 많이 하는 쥐들은 시력보다 후각과 청각이 발달했다는 사실!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뇌리에 박혀버렸습니다. ㅎㅎ

논에 웬 눈알이 있나 했는데 청개구리알이었고, 농수로 정리하다가 만난 움직이는 검은 돌은 왕우렁이였어요. 와, 실감 나게 농촌의 생물을 탐색하는 기분이라 즐거웠답니다. 그 밖에도 육식성 곤충인 잠자리와 논밭의 불청객인 메뚜기, 달콤 살벌한 꿀벌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이어졌어요. 에피소드 사이사이에 숨은 그림 찾기나 다른 그림 찾기, 미로 찾기 등 놀이 페이지까지 있어서 더욱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이 활동들이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게 아니라 앞의 내용을 되새기며 복습할 수 있게 꾸며 놓아서 좋더라고요. 집중력과 추리력 향상은 덤이죠!

봉사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개미 채집에 나선 두 사람! 슈뻘맨의 정원까지 탐색하던 개미 군대가 거대한 생명체를 마주하고 식겁하는데... 마지막 페이지까지 재미로 똘똘 뭉친 슈뻘맨의 숨은 생물 찾기 3권! 우리 아이들이 다음 권도 얼른 읽어 보고 싶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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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삼킨 아이, 모란이 - 레벨 3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고재현 지음, 김상욱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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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아이야, 꼭 읽어 봐라!"
한 번 읽고 은은하게 되짚어 봤던 시간.
손에서 놓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

초등 고학년쯤 되면 웬만한 창작 동화는 시시하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아요. 깊이는 있지만 재미가 없든지, 재미가 있는데 허무하다든지 이야기의 능선을 아이들도 분명 잘 알고 있거든요. 하지만 미래엔아이세움에서 나오는 익사이팅북스라면 걱정이 없어요. <한 달 뒤, 지구는 멸망합니다>, <나는 닭>, <펜 들고 레벨 업> 등 장르가 다양하고 머릿속에 오래 남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답니다.

호랑이에 먹혀 창귀가 된 후
무고한 사람들을 홀려 호랑이에 받치는
창귀 신화를 바탕으로 하였다.

익사이팅북스 신간 <호랑이를 삼킨 아이, 모란이>는 한국 설화의 기묘하면서도 구슬픈 이야기의 능선을 잘 살렸더라고요. 시대에 억압된 한 소녀, 모란이가 자신의 운명과 당당히 맞서 싸우는 내용에 가슴이 얼얼했지요. 마지막 장을 닫고 나면 작가님이 궁금해지는 훌륭한 작품이었어요. 유려한 문장과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전개에 혀를 내둘렀어요. 수준이 달랐습니다.

조선 시대, 가난이 일상이었던 모란이네 가족은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내고 있었어요. 군포가 밀리고 집에 먹을 것이 없어 꿈이라고는 꿀 수도 없었어요. 집안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아들뿐이라고 여기며 온 가족이 오라버니만 뒷바라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시주를 받으러 찾아온 스님에게서 모란이의 미래에 관한 끔찍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내가 호식당할 팔자라고?
엉터리 돌중 같으니라고!
난 아니야, 아니라고.

모란이가 호랑이에게 잡혀 먹힐 것이라는 예언은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한양의 혜민서로 가서 의녀가 되고자 했던 모란이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시집을 가게 생겼습니다. 호식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 집안이 풍비박산 날 것은 불 보듯 뻔했거든요. 두려움을 껴안고 지내던 날 밤, 모란이는 잠결에 창귀에 홀리게 되는데...

집안을 지키고자 했던 아버지는 모란이를 멀리 시집보내려고 서두릅니다. 평생 늙고 병든 남편을 돌보며 살아야 할까? 자신의 삶을 포기할 수 없었던 모란이는 아버지를 거역하고 집을 나서게 됩니다. 모란이가 갇혀 있던 곳간 문을 내리치던 어머니와 여동생의 모습은 시대의 아픔을 껴안은 여성들의 몸부림과 같았어요. 버릴 것 하나 없는 쫀쫀한 구성이 몰입감을 이끌어 주었습니다.




가족도 집도 버리고 겨우 찾아온 곳이
하필 호랑이 굴이라니.
살겠다고 도망쳐 온 끝에
마주한 게 죽음이라니!

살고자 발버둥 쳤던 모란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쳐 왔어요. 산길로 겨우 도망쳤는데 창귀가 있던 서낭당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창귀에게서 벗어나 호랑이가 있는 굴로 들어선 것이었어요. 모란이를 쫓아온 창귀와 흑호가 마주한 장면에서는 소름이 끼쳤습니다. 호랑이가 삼킬 것인지, 호랑이를 삼킬 것인지 이야기의 끝을 향해 제멋대로 마음이 요동쳤어요. 긴박한 순간에 백호가 나타나 모란이를 돕습니다. 산신이었던 백호와의 만남이 흥미로웠어요.

백호는 모란을 돕고, 모란은 아픈 백호를 치료해 주었어요. 창귀와 흑호를 물리치기 위해 둘이 세운 작전은 물 흐르듯 착착 진행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해버린 모란이지만 그 모습마저 백호의 털빛과 같아서 신비롭고 평화로워 보였지요. 그러나 둘만의 시간은 금방 깨지고 말아요.

죽어가는 백호에게서 신비한 힘을 나눠 받은 모란. 창귀와 흑호를 물리치고 흑호를 끌고 제 고향으로 돌아가는 모란의 모습이 위풍당당했어요. 백호에게 인정받고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은 모란이가 마을로 돌아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모습은 감동이었어요.

나는 누구인가,
자아정체성 혼란기에 큰 감동이 되어 줄
모란이의 시련과 성장 이야기

열두 살의 모란이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의심으로 시작된 읽기 과정이 꿋꿋하고 당당한 모란이의 모습에 확신으로 들어찬 순간이었어요. 어떤 운명이 닥쳐와도 나를 살릴 사람은 나 자신이라고 외쳤던 모란이의 모습이 뇌리에 강렬하게 박혀버렸어요. 호식당할 운명이란 어떤 것인지 끝까지 읽으며 직접 찾아보길 바랍니다. 자아정체성 형성에 도움이 되는 책이란, 이런 거겠죠.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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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좋은 토끼 하나
신은경 지음, 소보루 그림 / 북스그라운드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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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두근두근, 새로운 시작을 앞둔 설레는 마음을 다독여 줄 귀여운 동화책을 만나 보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명랑 탐정 홍조이] 시리즈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에 비룡소 스토리킹 대상을 수상한 작가 신은경 님의 신간이에요. 작가님의 작품을 대부분 읽어 왔기에 더욱 반가웠습니다.

신은경 작가님은 '마음 너머를 보는 눈'을 가지고 계신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독자층을 낮추어 좀 더 다정한 글을 남겨 주셨네요. 우리 아이가 표지만 보고는 토끼와 거북이의 뻔한 이야기인가 잠시 상상하더니 하나의 불안한 눈길에 주목하더라고요. 깜깜한 밤에 이사를 서두르는 토끼 하나의 모습이 무척이나 초조해 보였거든요. 야반도주를 해야만 했던 하나의 이야기 속으로 풍덩 빠져 보았답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라인
▪️몽글몽글 귀여운 그림체
▪️한 손에 착 감기는 아담한 사이즈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차례 부분만 보고 우리 아이와 잠깐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친구가 필요 없다고 느낀 토끼 하나가 쿠키를 잃어버리고 도둑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이웃들과 소통을 하게 되겠구나 '예측하기'를 해 보았어요. 사건을 추리하면서 하나의 마음이 성장해 나가는 여정에 기대감이 차올랐습니다. 소제목만 봐도 재미있다고? ㅎㅎ

풀잎 마을로 이사 온 하나는 분주하게 이삿짐을 풀고 있었어요. 깊고 깊은 숲속이 마음에 쏙 들었지요. 그런데 이런 외딴곳에 누군가 찾아왔습니다.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저와 아이 또한 깜짝 놀랐는데요. 더는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던 하나는 집에 없는 척을 해요. 누군가와 인사를 나누다 보면 가까워지고 결국 친구가 될 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친구라는 존재가 부담스러웠던 하나의 사연이 나와요. 자기 말만 하고 하나의 마음은 중요하지 않았던 딱따구리, 욕심 많고 배려 없는 다람쥐에게 호되게 당한 지난날을 떠올리며 다시는 친구를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지요. 또다시 똑똑똑, 와 간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요. ㅎㅎ 이번에는 이웃이 아니었어요.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할머니께서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라고 쿠키를 보내셨어요. 달큼하고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당근 쿠키가 한가득~ 누군가에게 쫓기는 느낌의 긴장된 마음을 사르르 녹여 주는 맛이었습니다. 그러나 결코 친구와 쿠키를 나누어 먹는 일은 불가능해 보였지요. 짐 정리를 마치고 장을 보러 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동물들로 북적이는 상점에 어떻게 가야 할까, 외출 전부터 고민에 휩싸인 하나였어요. 이런 모습들이 어린아이들의 마음과 맞닿아 있어서 다정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의 고민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고 존중해 주는 느낌말이에요.

마음을 다잡고 마을 한복판에 있는 잡화점으로 향한 하나. 시끌시끌 동물들로 붐비는 이곳에서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고 장보기 미션을 완료할 수 있을지 독자 또한 긴장되게 만들더라고요. 이런,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구석에서 침울한 표정을 짓는 하나를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하필 이럴 때 비가 내리다니요. 비가 내리는 풍경을 보자마자 친구와 안 좋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하나의 마음속에는 친구라는 존재가 늘 불편한 존재였나 봐요. 친구와의 좋은 추억이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하며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불현듯 집에 두고 온 쿠키 통이 생각났어요.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창턱에 쿠키 통을 놓고 왔는데 이를 어쩌나요. 부리나케 달려온 집에는 쿠키 통이 없었습니다. 사라진 쿠키 통을 찾아라! 단서를 찾아 범인 수색에 나서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여러 특색이 있는 이웃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친구에게 상처받아 온 하나의 굳게 닫힌 마음을 풀어 줄 열쇠는 결국 친구라는 존재였어요.

쿠키 통을 가져간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저지르는 실수와 이웃들의 다정함이 뒤섞이게 됩니다. 혼자가 더 좋다고 여겨온 하나의 오해와 편견이 깨지면서 이야기는 즐겁게 마무리되지요. 혼자라고 나쁘기만은 한 것은 아니죠. 하지만 함께여서 즐거운 점, 소통해야 알게 되는 점 등을 동화 속에 녹여 두어 새로운 출발을 앞둔 아이들에게 전해 주는 메시지가 두둑했어요. 사회정서 핵심 역량을 키우는 학습 동화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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