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A 1 - 괴도 아카데미와 분실물 사건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트롤 원작,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협찬 #솔직후기



지난해 엉덩이 탐정 영화를 매우 재미있게 봤던 우리 초등 자매에게 미래엔아이세움 신간을 선물해 보았어요. 볼수록 매력적인 터질 것 같은 얼굴! 아이큐 1104의 끝내 주는 추리 천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답니다. 엉덩이 탐정과 브라운의 이 투 샷, 얼마 만인가요, 그리웠다고요. 이번 사건은 또 얼마나 엉뚱하고 새로울지 기대가 되었어요.

표지부터 한참을 들여다보던 우리 초등 자매~ 우주를 배경으로 변기 위에 앉아 있는 엉덩이 탐정과 눈이 마주친 순간!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해요. 신박한 세계관이 한계 없이 넓게 확장된 듯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고 합니다. 아이들 손을 거쳐 드디어 겟 ㅎㅎ 엄마도 읽어 보았어요.

엉덩이 탐정이 해결할 사건은 도대체 무엇일까? 엉덩이 탐정의 라이벌 괴도 유가 보낸 편지를 해독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깊어졌습니다. 괴도 유가 좋아하는 장미꽃 그림이 가리키는 글자만 따로 읽어 봤더니 '기차역 화장실'이 보이는 마법~ 잃어버린 물건을 찾이 못하면 이 세상이 끝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할 수 없이 움직여 보는데...

기차역 화장실에서 쪽지와 자동차 열쇠를 찾아 길을 떠났는데요. 차 안에 있던 사진의 순서대로 우리도 함께 모험을 떠나봐야죠. 이야기 속에 함께하는 기분이 드는 구성이었어요. 이때 숨겨진 엉덩이 무늬를 찾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집중력 폭발 ㅎㅎ 드디어 괴도 유가 이끈 공간으로 진입한 두 사람은 파티에 어울리는 옷차림으로 바꿔 입어야 했어요. 어떤 옷차림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지 함께 고민해 주면서 페이지 넘기기~ 역시 퍼스널 컬러는 진중하고 세련된 응가 빛이죠!


와글와글 파티 현장으로 들어가 보았는데요. 고구마 파이와 장미 홍차가 참 맛있었나 봐요. 엉덩이인지 얼굴인지가 흐물흐물 녹아내릴 만큼 감동적인 맛이었나 봅니다. 파티에 함께 초대된 나 홀로 군의 우주 이야기를 들으며 공간 이동에 획기적인 번쩍풀도 구경했어요.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진 않은 상태. 괴도 유가 엉덩이 탐정에게 사건을 의뢰한 이유를 듣지 못했거든요. 드디어 그 이유를 듣는가 싶었는데 지 부대의 급습이 이루어졌어요. 괴도 아카데미의 괴도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쳤습니다.

괴도 유가 잃어버린 혹은 잃어버린 척하는 월광석을 괴도 아카데미의 군단들도 찾고 있었어요. 세상을 접수하고 싶다고 해요. 다크 에이지를 꿈꾸는 악당들과의 대치가 시작되었습니다. 알파벳 괴도들 B, H, T, Q 등 각자의 비밀스러운 무기를 사용해서 싸우는 장면이 재미있었습니다. 구석에서 쿠구구구 몸집을 부풀리고 있던 존재가 있었으니...




고구마 파이를 맛있게 먹더라니! 식이 섬유를 과도하게 섭취했던 우리의 주인공에게 파워가 몰리고 있었어요. 얼굴이 부풀어 올라 두둥실 떠오르더니 급기야 건물까지 날아오르게 하네요! ㅎㅎㅎ 이 모든 것이 괴도 유의 계획이었다는 사실. 장미 가시에 찔린 엉덩이 탐정의 얼굴에서 가스가 한꺼번에 뿜어져 나오며 모두를 전멸시키고 맙니다. 괴도 유가 덩덩이 탐정을 이용했군요!

멀리 날아가 버린 변기 건물을 바라보며, 어떻게 하면 괴도 유를 따라갈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뿔싸! 번쩍풀의 기능을 기억하시나요? 그가 나타났어요. 변기 속에서 맹렬한 가스를 뿜으며 등장해 주니 물개박수가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괴도 유는 떠났지만 그의 커다란 분실물은 남았어요. 그래서 괴도 아카데미와 분실물 사건이었나 봅니다.

사건은 끝났지만 괴도 유의 행보에 대해서 궁금하던 찰나에 보너스 페이지가 있어서 궁금증을 풀 수 있었는데요. 월광석이 괴도 지의 손에 들어갔다고 해요. 다크 에이지 계획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닐지 살짝 걱정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다음 권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엉덩이 탐정 시리즈는 등장인물 간에 혹은 등장인물과 독자 사이에 이어지는 추리 대결이 짜릿한 추리 동화지요. 식이 섬유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그만의 공격력에 이번에도 웃음이 폭발하고 말았어요. 어디선가 "실례하겠습니다." 목소리와 함께 배경음악이 들리는 것 같아서 읽는 내내 즐거웠어요. 페이지마다 알록달록 입체감 있는 설정이 푹 빠져들게 만들거든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상통증전문 삼신병원 푸른숲 어린이 문학 48
이재문 지음, 모루토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협찬 #감동적





우리 아이들에게 [마이 가디언]과 [몬스터 차일드]로 익숙한 이재문 작가의 신작을 만나 보았어요. 환상적인 스토리라인으로 깊이 빠져드는 느낌이었어요. 읽다 보면 힐링이 되는 마법 같은 이야기! 이번 신작 또한 작가님의 다정하면서도 섬세한 다독임이 느껴졌어요.

이재문 작가의 신작, [환상통증전문 삼신병원]은 표지부터 신비로웠어요. 이 병원에서는 진찰과 치료에 있어 뭔가 독특한 방법이 있으려나 기대가 되었답니다. 역시나! 초등 아이들의 심리에 다각도로 접근해서 아픔에 공감하고 치유해 주는 과정이 정말 특별했습니다.

한국 신화에서 삼신할머니는 출산과 운명을 관장한다고 믿어지고 있어요. 아이들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의미에서 백발의 의사 삼신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생각이 되었어요. 삼신의 존재와 아이들이 겪는 문제들이 독특한 K-판타지를 이끌어내는가 싶었습니다.

개구리처럼 개굴개굴 울어대는 병, 날카로운 덧니가 생겨서 누군가를 물고 싶어지는 병, 투명 인간이 되어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는 병, 손바닥에 칼날 두드러기가 돋는 병 등 삼신 병원에 뛰어들어온 아이들의 고민과 아픔은 누구에게도 말하기 유별난 상태였어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기에 몹시 괴로운 상태였지요.

아이들이 겪는 원인 없는 병들은 사실, 아이들의 마음에 난 상처들이 원인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들의 아픔을 이해해 주고 해결 방법을 제안해 준다면, 아이들이 크게 헤매지도 않을 텐데요. 삼신은 아이들의 진짜 상처를 알아봐 주고 치유할 수 있도록 처방해 줍니다. 신비롭게 말이죠.

공부와 순위만 강조하는 부모님에게 억눌려 불만이 쌓이기만 하고, 친구를 좋아하는 감정을 스스로 외면하려다가 주변과 마찰이 생기고, 친구들 사이에 섞이지 못하고 점점 자신감을 잃어 가는 등 아이들의 고민이 정말 리얼하지 않나요? 심리적 어려움을 환상 통증이라고 정의 내린 작가님의 아이디어가 대단하다고 생각이 되더라고요.

"울 때 잘 울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거죠. 눈물은 마음의 진통제예요. 개굴개굴 울기라도 해서 다행이에요. (40쪽)"
'덧니는 다윤이의 일부이고, 솔직해질 수 있게 도와줬다. (87쪽)'
"자기 색깔을 바꾸려 하니 문제가 되죠. 다른 아이들이 가진 색깔이 부럽던가요?(117쪽)"
"보이지 않아도 아픈 건 진짜니까요.(155쪽)"

[환상통증 삼신병원]을 읽은 우리 초5 어린이는 마음의 어려움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이 좋은 방법 같다고 하네요. 자신의 마음 상태를 살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 과정이 해결의 실마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이재문 작가의 힐링 판타지를 꼭 접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왕 미래엔그림책
제레미 모로 지음, 셀린 리 그림, 정혜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협찬 #솔직후기



글 밥이 많은 그림책은 텍스트를 읽어 내려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페이지에 오래 머물게 되는데요. 페이지를 마구 넘겨버리기에는 그림이 정말 예쁜 그림책을 만났어요. 게다가 줄글 읽는 재미까지 더해진 깊이 있는 그림책이었지요. 학년 구분 없이 초등 아이들 모두에게 권하고 싶답니다.

표지만 봐도 읽고 싶다, 사고 싶다 외치게 되는 그림책이 있는데요. [고양이 왕]은 한국에도 팬이 많은 제레미 모로와 셀린 리가 협업한 거라고 하네요. 유명한 작가들이 선보인 신간은 늘 두근거리죠. 페이지를 넘길수록 심오해지는 고양이 왕의 이야기가 새로운 우화를 만난 느낌을 주었어요.

안정적인 실내 공간에서 늘어지게 자고 일어난 고양이 왕은 기지개를 쭉 켠 다음에 바깥으로 나가 봅니다. 아름답고 풍족해 보이는 정원에는 많은 생명으로 늘 북적인다고 해요. 누가 살고 있을까 페이지를 넘겨 보았는데요. 깜찍한 작은 동물들이 하나같이 표정이 좋지 않았어요. 눈썹이 8시 20분을 가리키며 축 처져 있었는데요. 다들 고양이 왕을 피하는 눈치였어요.



악마에 씐 것 같이 뛰어오르고 달려들고 난리를 치던 폐하는 돌변해서 또 기품 있게 걸어가요. 등 뒤에서 울부짖고, 분노하고, 혐오하는 작은 동물들이 있다는 것은 알지도 못했어요. 그들에게 고양이는 두렵지만 반드시 내치고 싶었던 존재였어요.

"고양이 왕이 왕 노릇을 하는 건,
인간과 친구가 되었기 때문일 뿐이야!"

이제부터 들쥐, 개구리, 토끼, 고슴도치, 지렁이 등 정원에 사는 작은 동물들이 공격을 시작합니다. 은밀하게, 꼼꼼하게! 어떤 작전을 세웠을지 궁금하더라고요. 폐하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어요. 후덜덜. 빈 그릇이 일곱 개! 일주일 동안 밥을 먹지 못했다고 합니다. 고양이 왕의 밥그릇이 텅 비어 있었어요. 그래서 바깥으로 나갔는데!

폐하는 티티새 한 마리를 사냥하는 데도 턱을 덜덜 떨며 힘을 쓰지 못했어요. 그렇게 또 일주일을 굶고 정원의 가장 외진 구석으로 숨어들었어요. 그릇에 사료를 가득 받았어도 입맛이 뚝 떨어진 우리의 고양이 왕! 사료는 입도 대지 않고 고개를 떨군 채 집 밖으로 나가버렸어요.

"내가 무슨 고양이야?
배가 고플 때조차도 사냥을 못 하는데."

반쪽짜리 고양이가 된 폐하는 어느 절벽에 다다랐을 때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거대한 고양이가 뿔 달린 쥐를 사냥하고 있었어요. 정원 안에서 왕으로 군림했던 우물 안 개구리 우리의 고양이 왕.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더니 뿔 달린 쥐가 뭔가요... 그나저나 왕은 여기에 있었나 봐요. 고양이 왕은 고개를 숙이고 새로운 왕을 맞이하고자 했지요. 하지만 야생 고양이는 일침을 가했습니다.

"왕은 무슨, 여긴 그런 거 없다!"
"네 밥은 네가 스스로 구해 보거라."

집과 정원이 아닌 산과 숲으로 나온 고양이는 처음에는 놀랐겠지만 분명 적응을 잘하고 살았을 거예요.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이 전부였던 시절보다 조금은 더 유연하고 활기차게 지냈으리라 기대가 되니 때문인데요.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일까? 더 큰 세상은 없을까? 한 번쯤은 의심하게 만다는 좋은 그림책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그림과 인생에 교훈을 주는 묵직한 메시지의 조화가 참 좋았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쪼금은 날고 싶었던 펭귄 미래엔그림책
휴 루이스 존스 지음, 벤 샌더스 그림, 엄희정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협찬 #솔직후기




[쪼금은 날고 싶었던 펭귄]은 귀여운 펭귄이 다글다글한 그림책인데요. 어두울 수 있는 색감을 환하고 경쾌하게 만드는 형광 주황색이 생동감을 주었어요. 스토리는 또 얼마나 귀엽고 재미있는지요!

위풍당당하게 날고 싶었으나 겁은 좀 나고 추위는 좀 타는 주인공이 참 엉뚱했어요. 이 책은 [추위를 많이 타는 펭귄]의 후속작인데요. 유머가 업그레이드된 느낌! 센스 있는 장면들을 넘기다 보면 '그까짓 거~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이 들어찰 것 같네요.

호기심이 많고 유별난 주인공 펭귄이 참 사랑스러워요. 저번에는 춥다고 난리더니 이번에는 날고 싶다고 난리 ㅎㅎ 형광 주황색 모자를 눌러쓰고 이번에는 어떤 모험을 펼칠지 궁금했어요.

속지부터 찍- 새똥인가 봐요. 펼침면 가득 형광 주황색에 하얀 새똥이 떨어졌어요. 갈매기가 날면서 주인공 모자에 똥을 쌌어요. 잠자는 펭귄의 코털을 건드렸답니다. 갈매기가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해서 펭귄보다 낫다고 할 수 있나요? 주인공은 갈매기가 절대로 부럽지 않다고 해요. 아니 조금은 부럽다네요.

"그래, 까짓것 나도 한 번 날아 보지 뭐!"

우리의 주인공은 모자를 고쳐 쓰고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펭귄이 얼마나 용감한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지를 알려 주는 장면에서 웃음이 폭발했잖아요. 모자에 프로펠러를 붙이고, 로켓을 등에 지고, 풍선에 매달리거나, 슈퍼맨 옷도 입어보고, 나비인 척해 보기도 했어요. 스프링을 이용해서 점프까지 하다니! 아, 너 날고 싶구나?



일단 높이 올라가고 보는 펭귄이에요. 해도 구름도 지나 별 무리에 닿게 생겼는데요 ㅎㅎ 세로 화면은 주인공이 더 높이 오르는 상황을 담아내기에 적당했지요. 어느새 밤이 되었습니다. "어려워 봤자 얼마나 어렵겠어." 말하면서도 덜덜 떠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날아볼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슝 빠르게 날아오르는 모습이죠. 저 좀 기대했잖아요.

그런데 페이지를 넘겨 보고는 응? 왜 곤두박질하는 중인 건데... 펭귄들이 와글와글 모여 있는 곳,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갔어요. 장면마다 끼어 있는 갈매기 한 마리가 시선을 빼앗는데요. 마지막에도 찍 찍 찍- 하얗게 불태워고 떠났답니다.

"나는 거 그거 별것도 아니더구먼."

쪼금은 날고 싶었던 펭귄의 사랑스러운 모험이 끝이 났습니다. 글쓴이는 인문학자 휴 루이스 존스인데요. 극지방 탐험가로 남극을 오가며 펭귄을 자주 만났다고 해요. 작가는 온갖 펭귄을 옆에서 지켜보며 창의적인 발상을 이어갔어요. [추위를 많이 타는 펭귄]과 [쪼금은 날고 싶었던 펭귄]은 펭귄의 속 사정을 유머러스하게 상상한 그림책이에요. 움츠러들기 쉬운 겨울에 씩씩한 웃음을 선물해 준 책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 미제라블 어뉴 클래식 2
유영소 엮음, 변우재 그림, 김종욱 감수, 빅토르 위고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협찬 #솔직후기



Les Misérables 레 미제라블은 프랑스어로 비참한 사람들 혹은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이에요. 궁핍한 생활이나 가혹한 형벌을 받은 사람만 불쌍한 것은 아니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모르거나 평생 밀어붙였던 신념이 아무것도 아님을 깨달았을 때 밀려드는 허무함과 무기력함에도 비참함을 느끼곤 하니까요.

장발장으로 알려진 레 미제라블은 사실 장발장이 이야기의 큰 축을 차지하면서도 전부는 아닌 이야기입니다. 빅토르 위고가 사회를 관찰하고 시대에 희생한 여러 군상들을 다루고 있지요. 한 권을 읽고 나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생각이 잠시 멈추는 느낌이 있었어요. 감동을 뛰어넘는 벅차오름이 있더라고요.

미래엔아이세움에서 선보인 어뉴 클래식 두 번째 이야기는 [레 미제라블]입니다. 청소년들이 읽기 좋게 요즘 감각으로 재탄생한 세계 고전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마음을 휘어잡는 일러스트와 원작을 최대한 보존한 문장들이 읽기에 부담이 없었어요.

가족을 먹이기 위해 빵 한 조각이 급했던 장발장과 한 번 범죄자는 영원한 범죄자라고 믿으며 정의 구현에 나서는 자베르의 끈질긴 인연에 혀를 내둘렀어요. 장발장이 신분을 바꾸고 주변에 선의를 베풀며 살아도 늘 주변에서 감시하고 잡아가려고 애쓰던 자베르 형사였거든요. 그런 그를 용서하고 보내주기까지 장발장의 여정은 탐탁지 않았습니다. 옆에서 지켜보기 힘들 정도로 시대와 상황에 휩쓸려 억울하고 슬픈 일만 가득했던 장발장의 인생이었어요.

장발장은 빵을 훔쳐서 5년, 탈옥을 시도해서 14년 총 19년을 감옥에서 늙어 나옵니다. 그는 개만도 못한 취급을 당해요. 하룻밤 묶을 곳도 없어 헤매던 그에게 미리엘 주교는 모든 것을 내주었지요. 먹을 것과 잠자리와 은으로 된 집기를 훔쳐 가던 마음까지도 다 허용해 주었어요. 오히려 가족의 유산이었던 은 촛대 두 개마저 내어주는데요. 그 과정에서 장발장은 이해와 용서를 받은 것에 감동하지요. 다시 태어난 기분을 느껴요.

모르는 곳에 가서 다른 이름으로 큰 장사로 돈을 벌고 마을을 풍요롭게 하며 주변을 돌보던 장발장은 시장의 자리까지 올라갑니다. 이제 더는 바랄 것도 없는 행복의 꼭대기에서 한순간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데요. 그를 노리던 자베르 형사 때문이었어요. 다시 감옥에 가게 된 장발장. 이번에도 탈옥을 시도하지만 예전과는 달랐어요. 높은 돛 위에서 누군가를 구하며 바닷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렇게 또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어요.

가여운 팡틴의 아이를 거두어 기르게 된 장발장. 레 미제라블은 19세기 프랑스 혁명 전후의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민중의 비참한 삶을 겹겹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공이었다가 홀로 아이를 낳고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긴 후 몸을 파는 여자가 되기까지. 가녀린 소녀가 엄마가 되어 한 아이를 지키기에도 힘들었던 당시 시대 상황을 느끼게 해 준 팡틴이었어요. 팡틴이 낳은 코제트는 사실 장발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어요. 장발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라 생각하며 아이를 정성껏 돌봅니다.

코제트의 임시 보호자였던 테나르디에의 더러운 욕망이 의외의 순간에 문제를 해결하는 키로 작용했습니다. 시대가 낳은 불운아 마리우스의 사랑도 세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남녀의 순진한 감정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장발장의 깊고 넓은 사랑과 희생을 알아챈 순간 더 큰 마음을 품게 되는 두 사람이었어요. 운명은 얽히고설켜서 쉽사리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요. 모든 것을 떠안은 장발장이 악인과 선민을 구분 짓지 않고 모두를 사랑하며 저마다 날뛰던 사건들이 해결됩니다. 모두에게 사랑을 남긴 채 장발장은 죽음을 맞이해요.

이 책은 1832년 프랑스 6월 봉기를 소재로 했어요. 사회에서 소외되어 있던 사람들이 그 누구보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다는 점을 잘 묘사한 작품이랍니다. 인간애와 연대의 가치를 느끼게 해 주는 장면들에 마음이 뭉클해지더라고요. 미래엔아이세움의 [레 미제라블]을 온 가족 독서용으로 추천해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적당히 조리해 둔 책이랍니다. 풍요와 빈곤이 공존하는 우리의 마음을 촉촉하고 얼얼하게 만드는 깊이 있는 사랑과 용서의 향연! 느껴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