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어뉴 클래식 2
유영소 엮음, 변우재 그림, 김종욱 감수, 빅토르 위고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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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Les Misérables 레 미제라블은 프랑스어로 비참한 사람들 혹은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이에요. 궁핍한 생활이나 가혹한 형벌을 받은 사람만 불쌍한 것은 아니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모르거나 평생 밀어붙였던 신념이 아무것도 아님을 깨달았을 때 밀려드는 허무함과 무기력함에도 비참함을 느끼곤 하니까요.

장발장으로 알려진 레 미제라블은 사실 장발장이 이야기의 큰 축을 차지하면서도 전부는 아닌 이야기입니다. 빅토르 위고가 사회를 관찰하고 시대에 희생한 여러 군상들을 다루고 있지요. 한 권을 읽고 나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생각이 잠시 멈추는 느낌이 있었어요. 감동을 뛰어넘는 벅차오름이 있더라고요.

미래엔아이세움에서 선보인 어뉴 클래식 두 번째 이야기는 [레 미제라블]입니다. 청소년들이 읽기 좋게 요즘 감각으로 재탄생한 세계 고전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마음을 휘어잡는 일러스트와 원작을 최대한 보존한 문장들이 읽기에 부담이 없었어요.

가족을 먹이기 위해 빵 한 조각이 급했던 장발장과 한 번 범죄자는 영원한 범죄자라고 믿으며 정의 구현에 나서는 자베르의 끈질긴 인연에 혀를 내둘렀어요. 장발장이 신분을 바꾸고 주변에 선의를 베풀며 살아도 늘 주변에서 감시하고 잡아가려고 애쓰던 자베르 형사였거든요. 그런 그를 용서하고 보내주기까지 장발장의 여정은 탐탁지 않았습니다. 옆에서 지켜보기 힘들 정도로 시대와 상황에 휩쓸려 억울하고 슬픈 일만 가득했던 장발장의 인생이었어요.

장발장은 빵을 훔쳐서 5년, 탈옥을 시도해서 14년 총 19년을 감옥에서 늙어 나옵니다. 그는 개만도 못한 취급을 당해요. 하룻밤 묶을 곳도 없어 헤매던 그에게 미리엘 주교는 모든 것을 내주었지요. 먹을 것과 잠자리와 은으로 된 집기를 훔쳐 가던 마음까지도 다 허용해 주었어요. 오히려 가족의 유산이었던 은 촛대 두 개마저 내어주는데요. 그 과정에서 장발장은 이해와 용서를 받은 것에 감동하지요. 다시 태어난 기분을 느껴요.

모르는 곳에 가서 다른 이름으로 큰 장사로 돈을 벌고 마을을 풍요롭게 하며 주변을 돌보던 장발장은 시장의 자리까지 올라갑니다. 이제 더는 바랄 것도 없는 행복의 꼭대기에서 한순간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데요. 그를 노리던 자베르 형사 때문이었어요. 다시 감옥에 가게 된 장발장. 이번에도 탈옥을 시도하지만 예전과는 달랐어요. 높은 돛 위에서 누군가를 구하며 바닷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렇게 또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어요.

가여운 팡틴의 아이를 거두어 기르게 된 장발장. 레 미제라블은 19세기 프랑스 혁명 전후의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민중의 비참한 삶을 겹겹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공이었다가 홀로 아이를 낳고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긴 후 몸을 파는 여자가 되기까지. 가녀린 소녀가 엄마가 되어 한 아이를 지키기에도 힘들었던 당시 시대 상황을 느끼게 해 준 팡틴이었어요. 팡틴이 낳은 코제트는 사실 장발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어요. 장발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라 생각하며 아이를 정성껏 돌봅니다.

코제트의 임시 보호자였던 테나르디에의 더러운 욕망이 의외의 순간에 문제를 해결하는 키로 작용했습니다. 시대가 낳은 불운아 마리우스의 사랑도 세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남녀의 순진한 감정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장발장의 깊고 넓은 사랑과 희생을 알아챈 순간 더 큰 마음을 품게 되는 두 사람이었어요. 운명은 얽히고설켜서 쉽사리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요. 모든 것을 떠안은 장발장이 악인과 선민을 구분 짓지 않고 모두를 사랑하며 저마다 날뛰던 사건들이 해결됩니다. 모두에게 사랑을 남긴 채 장발장은 죽음을 맞이해요.

이 책은 1832년 프랑스 6월 봉기를 소재로 했어요. 사회에서 소외되어 있던 사람들이 그 누구보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다는 점을 잘 묘사한 작품이랍니다. 인간애와 연대의 가치를 느끼게 해 주는 장면들에 마음이 뭉클해지더라고요. 미래엔아이세움의 [레 미제라블]을 온 가족 독서용으로 추천해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적당히 조리해 둔 책이랍니다. 풍요와 빈곤이 공존하는 우리의 마음을 촉촉하고 얼얼하게 만드는 깊이 있는 사랑과 용서의 향연!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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