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부터 눈길을 끈다. 내가 좋아하는 파랑과 노랑의 조화가 아름답다.
첫장을 넘기면, 환상적인 수채화의 오묘한 색감이 탄성을 자아낸다. 또 한장을 넘기면,< 글 이상교, 그림 이소영>! 이 그림책을 만든 이들에 대한 정보가 실려있다.
시인 이상교는 권정생문학상을 수상하셨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 한국 후보로도 선정되실만큼 널리 알려진 분이다. 그림작가인 이소영 역시 황홀하리만큼 아름다운 수채화 그림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상교 시인의 시적 언어를 이소영 작가가 어떻게 표현했을까?
책을 읽기도 전에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아니나다를까. 페이지를 넘길수록 리듬감 있는 시어와 환상적인 호흡을 맞추고 있는 그림들이 참으로 감탄스러웠다. 제각기 다른 표정을 한 귀여운 물고기 씨앗들의 앙증맞은 모습들, 화려하면서도 오묘한 색채의 조화와 번짐의 효과는 눈을 떼기 어려웠다.
아름다운 파랑을 배경으로 노랑, 주황, 빨강이 보여주는 현란한 향연들은 역시나 이소영 작가만의 특별한 재능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안녕, 나의 루루>, <괜찮아, 나의 두꺼비야>에서도 느꼈던 그 색채감이 이 책에서 만개한 느낌이다.
고요하고 깊은 파랑의 품에서 반짝이는 색채들이 자유롭게 춤을 춘다. 그 밝음이 주는 에너지가 참 좋다.
날렵한 새의 날갯짓이 밤하늘 가득히 펼쳐지는 장면은 아스라히 먼, 어린 시절에 보았던 깊은 밤하늘을 떠올리게 했다.
새로 파인 물웅덩이에서 놀고 있는 새끼 물고기들, 물새가 다녀가며 물고기 알을 묻혀 온 것이라는 시인의 상상도 놀랍다.
자연의 순환과 연결을 담백하면서도 함축적인 시어로 표현한 이상교 시인, 동시에 담긴 환상적 세계를 맞춤으로 형상화한 그림작가.
더없이 아름다운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