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아래에도, 산의 꼭대기에도 가 본 인간들 중의 하나인 내게 산은 그냥 산일 것이다.
다양한 산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냥 산의 모습을 보았다고 해서, 정말 산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는 또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완전히,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할 수도 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본 산만이 진정한 산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산은 그냥 산이고,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든, 그 인식에도 역시 한계는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각자의 한계를 인정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며 겸허하게 살아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나와 다르게 보고, 나와 다른 말을 한다는 이유로 거부하거나 비난하지 말고, 다양성 자체를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지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레베카 구거 , 사이먼 뢰슬리스베르거 지음 | 서희준 옮김 | 레베카 구거 , 사이먼 뢰슬리스베르거 그림 | 계수나무 | 202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