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산 책가방 속 그림책
레베카 구거.사이먼 뢰슬리스베르거 지음, 서희준 옮김 / 계수나무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냥 산>

왜 제목이 “그냥 산”일까?

표지를 보자마자 맨 처음 떠오른 생각이다. 많은 동물들이 보이고, 멀리 뒤편에 산이 보인다.

산에 살고 있는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는 그림책!

동물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산을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산을 ‘커다란 나무와 초록 풀들로 가득한 숲’이라고 생각하는 곰, 산을 신선한 향기와 꿀벌소리가 가득한 초원이라고 생각하는 양, 수많은 물고기와 아름다운 해초들의 집이라고 생각하는 문어.

그에 비해 개미는 산은 어둡고 흙으로 되어 있고, 미로처럼 수많은 터널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또, 산양에게 산은 돌이 많고 가파른 곳이며, 토끼에게 산은 하얀색이다.

각자 자기가 본 산의 모습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동물들은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우기며 싸운다. 그 때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새의 말이 인상적이다. “누구라도 산 꼭대기에 가본 적 있어?”


산의 아래에도, 산의 꼭대기에도 가 본 인간들 중의 하나인 내게 산은 그냥 산일 것이다.

다양한 산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냥 산의 모습을 보았다고 해서, 정말 산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는 또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완전히,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할 수도 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본 산만이 진정한 산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산은 그냥 산이고,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든, 그 인식에도 역시 한계는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각자의 한계를 인정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며 겸허하게 살아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나와 다르게 보고, 나와 다른 말을 한다는 이유로 거부하거나 비난하지 말고, 다양성 자체를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지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레베카 구거 , 사이먼 뢰슬리스베르거 지음 | 서희준 옮김 | 레베카 구거 , 사이먼 뢰슬리스베르거 그림 | 계수나무 | 2022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