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 이야기
팜 제노프 지음, 정윤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지금의 20대들에게 한때 유명했던 서커스를 주제로 하는'카레이도 스타'라는 에니메이션이 있다. 서커스의 동물 학대나 다른 가학성에 대해서는 잘 인지하고 그것이 잘못된 것을 잘 인지하고 있지만 어릴적부터 서커스에대한 로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화려한 불빛과 화려한 의상들. 눈을 현혹시키는 서커스의 모든 것에 대한 환상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몸으로 하는 기교들에 대한 로망들이 있다. 원래 '이런 걸 사람이 할 수 있을까? 가능한 일일까?'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도전들을 좋아한다. 체조중에서도 맨몸으로 날아오르고 튀어오르는 체조를 좋아하고 서커스에서는 공중곡예를 특히 좋아한다. 잠깐의 시간을 위해 노력했을 수 많은 시간과 불가능할거야, 라고 정신적인 한계에 부딪혔을 때, 그것을 깨고 나온 그 모든 노력들이 빛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한 서커스의 이야기인 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나에게 충분히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한편으로 이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웃음과 화려함을 떠올리게 하는 서커스와 잔혹하고 분노 슬픔의 혼돈이 느껴지는 전쟁이라는 단어가 대립된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 대해 짧게 표현하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우울하고 정적이다. 서커스의 그 흥분되는 분위기, 웃음과 즐거움이 넘치는 모습이 보여지지 않는다. 웃는 가면에 가려진 슬픈 삐에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서커스에서 웃게 되는 사람들은 관객이지 서커스 단원들이 아니다. 이 책은 그런 점을 잘 보여준다. 가장 웃음이 많은 서커스에서 그 당시 전쟁의 참상, 어둡고 암울했던 분위기들을 대비적으로 보여준다.


유대인인 아스트리드와 유대인 아이를 데리고 있는 노아는 유대인이라는 비밀을 가지고 있었다. 서커스는 그들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질 때 있을 수 있던 유일한 보금자리였다. 그들의 과거와 상관없이 노아와 아스트리드는 공중곡예를 해야 했다. 서커스로 그들의 모습이나 과거를 감춰야 했고, 서로 보듬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두 사람의 비밀과 질투라고 했지만, 사실 나는 두 사람의 우정과 사랑에 더 초점을 맞춰서 보고 싶었다. 비밀과 질투는 그들의 우정과 사랑의 부수적 요소일 뿐이었다. 서커스에서 얽힌 그들의 인연은 그 어떤 인연보다 끈끈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