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볼프강 벤츠 지음, 최용찬 옮김 / 지식의풍경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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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전의 홀로코스트(대학살)는 인류의 도덕과 이성을 위해 끝없는 진상규명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이는 인류역사를 바로 쓰기 위해서이다.유대인 학살은 처음부터 히틀러의 의도였는가? 나치통치의 급진화의 결과였는가?반유대주의 이데올로기와 게르만 민족의 우월함의 논리적인 선험적으로 추구된 결과였는가?아니면 인구이동을 전제하고 특정한 주민들의 절멸을 전략의 일부로 간주한 합리적계산에 따른 권력정치의 일부였는가?를 규정지은 책은 아니다.우리가 알지 못했던 유대인 근절정책의 과정의 일부를 극명하게 잘 알게 해준 책이다.

지금도 지구상의 도처에서는 제노사이드(어떤 인종, 민족, 정치 집단을 고의적, 조직적으로 학살하는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의 역사에는 그런 일이 없었는가? 반문해 보고싶다.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다시금 일깨워 주는 책이다.홀로코스트 연구는 잊혀져 가는 세대들에게 환기시키는 의미에서 영구히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정말 훌륭한 저술이며 적절한 번역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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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화의 몰락 - 기업의 문화 지배와 교양 문화의 종말
모리스 버만 지음, 심현식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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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의 경찰국가, 민주주위 선교사임을 자처하는 나라, 그리고 제3세계에서 건달깡패국가라고 평가 받는 나라, 미국은 절대 몰락할 수 밖에 없다는 근거를 풍부한 역사적 예증과 함께 현실과 미래에 대해서 날카롭게 비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사회적, 문명적 몰락은 불가피하게 찾아 온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이책을 읽다가 문득 미국의 변방국가인 우리 나라는?하는 걱정스런 의문이 생기고 있다.

기원전 80년 '살루스트'는 로마를 평하길 <정부는 부유층에 의해 움직이고 지배층은 반복되는 정치 스캔들에 무감각하다. 대중은 전차경주라든지 검투사의 싸움에 정신이 팔려 있다.> 이 묘사는 지금의 사회현상과 정확히 딱 들어맞다. 정치가들은 진정한 목적을 숨기고 그럴싸한 실속없는 명분을 내세워 전쟁을 하고, 정치적 상징을 앞세워 슬로건을 더욱 소리 높여 외친다. 지칠대로 지친 고대 로마시민들이 빵과 서커스에 넋이 나가 있었던 것처럼, 옆에는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축구, 농구, 야구에 열광하고 텔레비젼은 24시간 에로물과 쇼핑몰을 방영하며 영화는 로키, 람보 등 허무맹랑한 허상에 혼이 빠져 사회를 정신적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저자는 문명이 몰락할 때 나타나는 징후로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의 가속화, 사고와 지적 수준의 저화와 문맹율의 확산, 문화의 실질 요체인 정신적인 죽음 등을 들고 있다. 이런 조건이 21세기 미국의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고 한다. 아주 정확한 지적이다.빌게이츠의 460억달러 순수익은 미국 전체 하위 40%에 속하는 저소득자들의 순수익 보다 많았다고 한다. 소득격차에 관한 한 미국이 단연 앞서고, 사회보장제도도 2034년이 되면 거덜난다고 한다.문맹율도 높아지고 있고, 인구는 점점 노령화되고 출산율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이 모든 것들이 '미국은 몰락할 수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또한 '몰락을 어떻게 피할 수 있나'라며 미국문화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탈출구를 제시하려는 시도와 대처방안도 제시한다.

'미국은 무슨 특권이라도 있어서 멸망이라는 역사의 원칙에 예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예외라는 생각은 전형적인 미국식 오만이다.'라고 말하면서 몰락은 서서히 이루어지고, 새로운 문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변화이다. 그리고 우리시대의 몰락은 암울한 혁명적인 모습이 아니라 활기가 있고 생동감이 있는 것처럼 가장되어 찾아 온다는 것이다.미국적 사고와 제도를 닮은 우리도 귀담아 들어야 할 책이다.

논문과 같이 예증을 너무 장황하게 많이 들어 중간에는 중첩된 이야기가 많으나 결론은 궁극적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미래에 영향을 미치거나 통제를 할 능력이 인간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설사 그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문명은 필시 영원히 순환하며 반복하는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 그리고 이들을 지지하는 여러 사람들은 이 책을 필독해야 될 것으로 생각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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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공급 살인사건 소설로 읽는 경제학 1
마샬 제번스 지음, 형선호 옮김 / 북앤월드(EYE)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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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행동과 선택을 지배하는 것은 경제논리이다. 이는 인간만이 아니다. 공통 조상을 가진 생물체는 이러한 경제원칙을 지키면서 개체의 번영을 꾀하기도 하고 절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삶의 행위 하나하나에는 경제라는 요소없이 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의학소설을 읽는다고 해부학과 질병에 대해,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었다고 해서 적자생존과 자연도태에 많은 것을 안다고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범죄는 행위에 앞서 많은 비용이 지불되더라도 이득이 많을 때 행하여지는 것이다.

이책은 경제학이란 원리에 입각해서 살인사간을 해결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예를 들면, 춤을 좋아하지 않는 한 여자가 춤을 좋아하는 남편과 댄스파티에서 왜 춤을 추는가?

이는 경제용어로 재화의 획득이다. 이렇게 수고스러움이 있기에 남편으로부터 사랑이라는 획득이득이 있는 것이고, 이웃으로부터 잉꼬부부 등의 찬사와 함께 가정의 안정이 있기에 경제적인 기대획득이득이 있는 것이다. 즉 돈을 잘 빌릴 수가 있다는 것 등 이다.

조금은 너무 경제라는 틀에 맞추다 보니 작위적인 구성이 허술한 감도 있으나 너무 재미있다. 부수적으로 경제학 일반이론도 많이 알 수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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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부시대가 오는가
로버트 카플란 지음, 장병걸 옮김 / 들녘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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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들은 진보와 보수의 대결만 구경하고 생각했는데'카플란'은 또 다른 사각지대를 발견하고 예리한 필치로써 지적해 준다. '많은 사람들은 암암리에 인정하면서도 공개적으로는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진실'에 대한 준엄한 기록이다.라고 서두에 밝히고 있다.그렇지만 정치권에서 말을 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서 밝히고 있다.

환경 파괴와 자원부족, 지역, 집단 이기주의, 종족분규와 잦은 전쟁, 대규모 난민 이동, 식량난 등으로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지역에서 무정부상태가 일반화되고 있으며, 그런 현상이 주변지역으로 서서히 파급되고 있다는 지적은 '냉전 종식 후의 세계변화'라는 우리의 낙관적인 미래상을 어둡게 만든다.
즉 세계지도가 다시 그려진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이상이나 실효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지난 98년의 러시아 금융위기에 관해, '민주주의가 러시아 국민의 생활을 향상시킨 정도보다는 독재체제가 중국 국민들의 삶을 향상시킨 정도가 훨씬 더 기여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 준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또 아프리카 각국에 서방식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것은 오히려 극도의 혼란과 부정부패, 그리고 쿠데타의 악순환을 가져오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왜냐하면 그들 나라에는 민주주의가 존립하기 위한 전제 요건들(일정 수준의 사회적, 경제적 발달상태, 건실한 중산층, 전통, 낮은 문맹률 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표면적으로는 의회제도가 유지되지만 막후에서는 군부와 보안 기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소위 '혼합정권(hybrid regime)'을 민주체제 대신에 채택한 나라들은 경제적으로 성공하면서 장기적으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후진국의 독재자들이 흔히 내세우는 개발독재론과 일맥상통한다. 덩샤오핑과 그 후계자들이 개혁개방 정책을 취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1당독재를 유지했던 중국, 그리고 신권위주의 정권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리관유 치하의 싱가포르 등이 그 예로 거론된다. 우리는 타국의 사례들에 대해선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이론을 한국에 적응하는 문제는 어떨까? 예컨대 박정희 정권은 이런 기준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까?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을 다시 하게끔 지적을 하고 있다.
세계 속의 미국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이율배반적인 감정과 기대를 지적한다. 많은 나라들은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난한다. 그러면서도 코소보의 '인종청소' 같은 인도주의적 비극이 일어나면 강대국들, 특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이 주도적으로 개입해 학살 행위를 중단시키고 평화를 유지시키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미국의 패권주의가 '세계경찰 역할에 대한 비용지불이 당연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1980년 한국의 광주 민주화 운동 때 미국은 결국 신군부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화를 열망하던 많은 한국인들은 민주주의 선교사를 자임하던 미국이 어떻게 독재자들의 피묻은 손을 들어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정책은 국익 증대라는 최우선 목표 하에 냉철한 현실주의와 균형주의에 입각한 정책을 견지하고 있음을 이 책은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다시 말해 좀더 큰 善을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惡을 받아들인다는 원칙이다.

베트남전쟁에서 드러난 키신저의 외교철학중'장기화된 국내적 평화는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결론도 우리의 미래에 끔찍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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