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글샘 > 하버드 대학의 멋진 강의 노트...
오늘의 세계적 가치 - 세계의 지식인 16인과 하버드생의 대화
브라이언 파머 지음, 신기섭 옮김 / 문예출판사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수능 점수는 학생의 실력이 아닌 부모가 몰고 다니는 자동차를 더 정확히 예측한다.!"

그럴 법한 이야기다.

하버드 대학에서 16명의 인사들을 모시고 진지한 인터뷰 형식의 강의 결과를 책으로 내 놓았다.
그 강의 명은 <개인의 선택과 전 지구적 변화>이며 이 책을 여는 순간 진정 '변화'에 참여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이야기들은 전혀 각도가 다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정말 진지한 멘토링을 펼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만일 서울대에서 이런 강의를 연다면 거기 어떤 인물들이 등장할까?

신지식인의 대명사 용가리 심형래? 영화를 100편 찍었다는 임권택? 박지성같은 스타? 부자 삼성맨 이건희나 아니면 시골의사 박경철의 경제학 강의?

기호 2번이 대통령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 10년 가까이 지났다. 과연 기호 2번 대통령들이 보여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한국 사회의 '변화'를 추구한 사람들은 결국 가진 자들의 편에 선 사람들이었음을, 그 한계가 너무도 잘 드러나는 것임을, 그리고 한국 사회의 '변화'는 정말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그 갈길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명백하게 보여주었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미국 내에서 '세계에서 가장 악한 나라'라고 스스로 비판하며, 미국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꼬집어 내며, 어렵긴 하지만 미국이 나아가야 할 모습을 제시하는 데 훌륭한 교과서가 되었을 것이다.

대학생 시절에 이런 책 몇 권은 밑줄 치면서 심사숙고하며 밤을 새워 읽을 가치가 있는 것 아닐까?

"민주주의는 인민이 행동하는 것이지 정부가 행동하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군산복합체 미국의 실체 구명에 주력하는 하워드 진 선생님의 글도 인상적이지만,

나눌 줄 아는 기업 지도자 에런 퓨어스턴과,
뛰어다니는 언론인 에이미 굿맨의 전화 통화도 정말 인상 깊다.

한겨레에서 매년 진행하는 "21세기의 교양, 상상력, 거짓말~~" 시리즈 같은 대담과 유사한 경향을 띠는 이런 강연이 <주류> 강단에서 울려퍼지지 않는 한, 아무리 수재들을 스카이 대학에 보내 봤댔자, 이 나라의 앞날은 '꽝'임을 생각한다.

대학은 <공교육>이어야 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국립대학들을 무상 교육으로 시켜 줄 필요도 있다. 교육의 질도 높이고... 그렇지만 한국의 대학들은 <사교육> 기관이다. 중고등 학교도 마찬가지... 개인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노력만 하는 곳이 바로 한국의 학교들이다.

교육부는 제대로 된 고민은 하지 않고, 북한 돕기 성금 모금하지 말라는 둥, FTA 흉보는 수업 하지 말라는 둥, 이딴 소리나 지껄이는 동안, 아이들은 멍청해 진다. 오로지 외우는 기술만 통달할 뿐.

오랜만에 대학 강의실에서 받아쓰기하며 강의 듣는 기분이었다.
이런 재미있는 책 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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