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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대량멸종의 역사 - Ecocide
프란츠 브로스위머 지음, 김승욱 옮김 / 에코리브르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리뷰를 그다지 많이 쓰지는 않지만, 별 다섯 개를 주기에 아깝지 않은 책이다. 아이들에게 환경 문제에 대해 가르쳐야 해서, 급하게 공부를 하는 와중에 읽게 되었는데(물론 책의 내용을 아이들에게 설명해주지는 못했지만) 그 동안 환경 문제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었는지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환경문제란 대체 무엇인지 알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단, 구체적인 환경문제의 사례를 하나하나 설명하는 책은 아니니 참고하시길)
환경 문제는 물이 더러워지고, 지구가 더워지고 하는 등등의 단편적인 지식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류가 만들어 온 문명 그 자체, 그 문명이 환경과 맺는 관계(환경에 대한 과잉 착취를 비롯하여), 그리고 그 관계의 파국적 결말인 멸종. 이것이 환경문제를 "정의"할 수 있는 키워드이다.(우리는 정의를 내려야할 때, 예시를 드는 '버릇'이 있다.) [문명과 대량멸종의 역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인류의 문명사 전체를 관통하는 환경문제를 서술하고 있다. 물론 오늘날의 환경문제에 비중을 두면서 서술하고 있기는 하지만, 신석기 혁명,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성쇠, 인클로저운동 등이 환경문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은 매우 흥미롭다.(역사에 대한 해석에서 가장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은 사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자연과 맺는 관계에서 찾아야할 것이 아닌가!) [문명과 대량멸종의 역사]는 환경(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환경과 민족국가의 문제, 환경과 전쟁, 환경과 세계화 등 여러 논점들과 환경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아주 자세하지는 않으나)설명하고 있다. 특히, 저자가 책의 뒷부분에 제시하고 있는 표는 환경문제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오늘날 지구가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그리고 몇 몇 자료는 우리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상상력'을 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번역도 아주 깔끔하게 되어 있어서 가독성도 높고, 책의 내용도 무난하다.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책들 중에서 이만큼의 수확을 얻을 수 있는 책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