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역사 강의
백승욱 지음 / 그린비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월러스틴에 따르면, 세계체계분석은 하나의 이론이 아니라 '분석'일 따름이며, 그 분석마저도 주류 학문에 포섭되어 버릴 '위험'에 처해 있을 만큼 불안정하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세계체계분석은 자본주의 역사에 대한 재해석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배이며, 지금 바로 그 모험의 한 가운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모험들처럼 , 세계체계분석의 모험도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그것이 어디로 나아갈지도 정해지지도 않았다. 

  [자본주의 역사강의]에서 저자는 세계체계분석이 바탕이 된다고 할 수 있는 브로델과 폴라니의 이론을 우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브로델과 세계체계분석의 관계에 대해서야 월러스틴의 개인적인 경력을 통해서라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지만(월러스틴은 자신이 브로델의 적통이라고 생각한단다.), 폴라니의 이론이 세계체계분석에서 (브로델의 그것보다 더) 중요한 함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처음 알게 되었다.  폴라니의 주저인 [대변혁]을 건성건성 읽어본 기억은 있는데, 그의 주요 개념인 '자기조정적 시장'과 '사회의 자기보호' 는 당시 나에겐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런데 폴라니를 마르크스, 그리고 세계체계분석과 연관지어 이해하는 저자의 논지는 신선했다.(이전까지의 나의 독서방식도 한번 반성해 볼 계기이기도 했고;)  본격적인 세계체계분석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월러스틴과 아리기의 분석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두 이론가의 이론을 병렬적으로 서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둘 간의 쟁점 사항들을 보여줌으로써 세계체계분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결론부분에서는, (주로 아리기 이론을 바탕으로?)  금융세계화와 신자유주의, 현재 동아사아의 정세 등을 분석한다. 금융세계화나 신자유주의에 대해서는 윤소영 교수의 분석과 큰 차이가 없으나, (저자가 전공인 듯 보이는) 동아시아 관계에 대한 백승욱 교수의 서술은 읽어봄직하다. 

  이제 세계체계분석은 어디로 갈까? 새로운 헤게모니가 생겨나는 것으로 보이는 동아시아로? 아니면, (저자가 바라듯) 대안 세계화 운동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세계의 모색으로? 자본주의가 역사를 통해 보여준 경향성들을 분석한 세계체계분석이 미래에 대해 어떤 전망을 줄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하다.(가끔 월러스틴의 견해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리뷰를 쓸 때마다 하는 말이지만, 여러 군데에서 보이는 오타는 안타깝다. 편집자들이 마지막 교열에서 한번 만 더 읽어보았으면 쉽게 발견될 수 있는 오타들이어서 더 그렇다.(단,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리고 새로운 판본이 나오면서 오타가 수정되었다고 하니, 다들 새 판본을 보시면 되겠음) 그래도 세계체계분석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려는 그린비 출판사의 노력은 개인적으로는 고맙기 그지 없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7-02-15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루 2007-02-15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셨군요. 오타때문에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은 전혀 없었는데, 교환까지 해주시고^^ 괜히 한마디 덧붙인 제가 죄송하네요. 리뷰를 살짝 고쳐놓도록 할께요-(아, 그리고 사실 책은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었거든요^^;)

2007-02-15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