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인생에 답하다 - 고전에서 건져올린 삶의 지혜
한민 지음 / 청년정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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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영화를 만들고 드론이 사람을 공격하는 이 시대에 공자라고??? 논어라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집어 들었다.화도 책도 그림도 지금 우리에게 사랑받은 작품이 꼭 현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듯 문장도 묵을수록 깊어지는 법.溫故知新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 그러고보니 온고지신도 논어에 나오는 문장일텐데. ^^

30여년을 출판 편집에 몸담은 한민 작가의 깊은 통찰을 논어에서 찾아 버무려 놓은 책이니 후루룩 국수먹듯 읽지말고 뜨거운 죽을 호호 불어 입에 조금씩 넣어 음미하듯 읽어야지.

차례를 보면 공자의 32문장이 소개되는데 알고 있는 글이 보이니 반갑기도 하다. 방대한 논어의 내용 중 32가지를 추려내려면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까. 그래서 고전에서 건져올린 삶의 지혜라는 부제가 붙은 모양이다


대부분은 논어에 나오는 문장이지만 대학, 중용 등에서도 인용되었다. 화이부동으로 시작하여 화이불류,중립이불의로 끝나는데 이것도 뭔가 작가의 의도가 숨어 있을 듯 하여 나름 추리해보았다. 화이부동은 니편내편 나누는 소인배들처럼 다르다고 배척하지말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라는 뜻이고, 화이불류는 군자는 조화를 이루지만 휩쓸려가지 않고 중립의 위치에서 흔들리지 않는 법이니 우리도 그렇게 노력하자는 뚯이니 이것을 한 문장으로 엮으면 인간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면서도, 휩쓸리지 않도록 노력하자. 요즘같은 시국에 휩쓸리거나 비겁하게 타협하지 않고 중심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 도끼처럼 다가온 문장은 바로

千里鏐從一蹴差 - 서경덕

천리가 어긋나는 것도 한 발자국 차이라는 말로 사소한 차이로 인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하며 , 작은 실수라도 처음에 바로잡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으니 바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하라는 말씀이다.


귀찮아서, 두려워서, 안일한 생각으로 놓쳐버린 많은 것들이 떠오른다.

조금만 신경썼으면 이렇게 건강이 나빠지지 않았을텐데...

그때 미안하다고 바로 사과했으면 이렇게 멀어지지 않았을텐데...

앞으로 게을러지는 나를 볼 때마다 일축차!!!를 외치며 정신 번쩍 차리도록 노력해야겠다.





이 책에는 쉬어가는 페이지가 있다. 한자의 깊은 뜻을 새기며 두 세가지 인생 지침이 끝날 때 등장하는 사진. 흑백으로 펼쳐지는 풍광이 눈과 마음을 쉬게 한다. 목련이 흐드러진 산사, 안개 자욱한 강변까지. 새소리 들리는 곳에 앉아 천천히 공자의 말씀을 음미하며 나를 돌아보는 고즈넉한 시간.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한민 작가가 강조했듯이

고전이 아무리 진리를 말하고 핵심을 찌른들,

문득 깨달아 행동으로 이어져 나서지 않는다면

그저 무의미한 글자의 나열에 불과할 뿐이다.


이 말을 명심하고 서른 두가지의 지혜 중에서 몇 가지라도 실천하도록 애써봐야겠다.

일단 일축차부터 시작이다.

많은 분들도 이 책을 읽고 도끼로 찍히는 경험을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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