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와 7년 전쟁 - 신용권의 역사기행
신용권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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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와 7년 전쟁>은 지난 해 읽었던 <역사의 이면을 보다> 중 '경계의 땅, 대마도를 찾아서'의 개정증보판이다.

<역사의 이면을 보다>를 처음 접했을 때 '역사는 발전하지 않는다'는 문구에 놀라 인상깊었던 책이다.

역사의 이면 중 많은 분량을 차지했던 대마도 이야기가 <대마도와 7년 전쟁>으로 출간된 것이다.

1년이 훨씬 지난 지금, 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 스스로 놀라웠다.

<역사의 이면을 보다>를 읽을 때만 해도 역사의 긍정적인 면만 보려고 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역사의 이면을 접해도 크게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그 속에서 배울 점을 찾아야한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이 책이 나를 변화시킨 가장 큰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대마도와 7년 전쟁> 역시 마냥 좋은 마음으로 보기는 힘든 책이다.

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임진왜란 사정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한탄하기 일쑤였다.

왜적이 우리나라를 침입하자마자 이순신 장군이 짠~ 하고 나타나 왜적을 단숨에 무찌르는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기나긴 전쟁의 시간동안 백성이 겪은 시련은 차마 상상도 못할 지경이다.

군사 훈련 한 번 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무기도 없는 농민들을 겨우 모아 편성한 부대가 어떻게 싸운다는 건지,

그렇게 허울 좋은 양반들이 나살겠다 도망치는 꼴이 한심스럽다가도 과연 나라고 다를까 싶기도 하다.

임진왜란 전 후의 사정을 보다 상세히 알 수 있어 유익하다.

국사 공부할 때 이름만 알던 장수들이 구체적으로 어느 곳에서 무슨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가문이나 장군들 간의 연관성도 파악하여 사건을 이해하는데 여러 모로 도움이 되었다.

지난 번에는 잘 와닿지 않았던 일본 왜적들도 일본 역사를 읽고 나니 상당부분 이해하기가 쉬웠다.

일본 역사책을 보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역사상 이렇게 뻘짓거리한 인물이 또 있을까 싶었다.

어차피 그 뻘짓해서 남 좋은 일 시킬 거 가족들과 좀더 편하게 여생을 살 수는 없었을까.

이 책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일상생활에서 별생각없이 쓰던 말들의 어원을 찾았다는 점이다.

판문점이라는 지명, 부모님이 막나가는 나를 보시곤 '저거 완전 무데뽀야~' 하시던 무뎃포, 쾌지나 칭칭나네 등등

모두 임진왜란 때 유래된 말이었다.

문득 종교란 무엇인가 생각이 들었다.

다름 아니라 임진왜란 때 제 1 선봉장이었던 고니시는 카톨릭 신자이며 또 어떤 장군은 절실한 불교 신자도 있다.

다른 종교라고 하지만 종교에서 이들에게 주는 가르침이란 대체 무엇인가.

어떤 종교든 간에 인간 존중은 기본이 아닌가.

우리가 익히 들었던 코무덤, 귀무덤 이야기...

그런 게 있다는 얘기만 들어도 소름이 끼치는 데 역사의 흐름 속에 그 실체를 알고 나니 인간의 잔악함에 치가 떨린다. '이비야, 애비!' 이 말이 아주 무시무시한 말이었다.

임진왜란 이야기가 끝나면 조선시대 정치와 인물, 사회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

시험에 나오는 이야기만 줄줄 외우는 것보다도 이렇게 역사 공부를 하면 흥미가 생길 것이다.

언젠가 코로나가 사라지고 대마도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책에서 언급된 곳에 꼭 한번 가보려고 한다.

아쉬움에 아쉬움을 더한 땅 대마도, <대마도와 7년 전쟁>을 통해 대마도에 남겨진 우리 조상의 흔적을 찾아보기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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