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발레리 페랭 지음, 장소미 옮김 / 엘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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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까치서평 #엘리 #발레리페랭 #일요일에잊힌사람들



 프랑스 소설이 이런 것일까? 슴슴한 사랑이야기이자 추리소설로 도파민 폭발해서 계속 다음 장을 읽게 되었다. 완독 후에는 추리나 사랑이야기보다 기록되지 않으면 살아지는 것들의 이야기라고 느껴졌다.


 요양원에서 노인의 이야기를 듣는 젊은 요양보호사 주인공도 특별하지만 소설의 구조 자체가 흥미롭니다. 21살 쥐스틴은 백 세에 가까운 엘렌의 인생을 공책에 기록한다. 현재 쥐스틴의 시점과 2차대전기의 엘렌이 교체로 등장하는데, 두 시간대에 만나는 지점에서 부모의 죽음을 둘러싼 쥐스틴의 가족사까지 함께 풀린다.


 엘렌의 이야기는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들이다. 단순한 과거 회상으라 여겨질 수 있는 노년의 회고는 부모가 없이 자란 쥐스틴의 결핍과 연결되며 훌륭한 이중 구조를 이룬다. 나는 이 점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건이 한꺼번에 전개되어 빠르게 몰아치는 느낌이 있지만(도파민이 폭발한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잊힌 사람들’ 즉,방문객이 없는 요양원의 노인들과 고아, 숨겨진 죽음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점이 좋다. 이러한 면에서 느껴지는 선의가 좋다.


 그 외에 인상적인 부분은 ‘새’라는 소재이다. 수호해주는 자신만의 새이자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기 위해 새를 보냈고, 돌아오지 않은 새는 사랑하는 사람을 여전히 지켜주고 있다는 표현들은 사랑이야기로서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해준다.


이 책이 작가의 데뷔작으로, 두번째 작품의 성공으로 역주행한 첫번째 작품이라던데 <비올레트 묘지지기>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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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발견 - 상실, 그 이후의 삶을 헤아려본 과학의 응답
바버라 블래츨리 지음, 제효영 옮김 / 디플롯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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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여러 연구에 의하면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일일수록 그 일에 관해 자세히 알수록 통제감 회복에 도움이된다고 한다.

 나의 성향 상 공감보다, 고통에 관해 알게 되어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임을 인지하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된다.


 나는 아직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을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이 책에서 슬픔을 이해하는 방식이 굉장히 좋았다.


 저자는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로 남편과 사별 후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상실 이후의 삶을 기록했다. 남편의 죽음부터 기록한 일기와 뇌 과학 연구라는 관련 없는 두 주제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구성이었다.


 사별의 슬픔은 사랑하는 사람이 부재한 세상을 다시 재구성하고 적응하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기대했던 삶을 잃었기에 내 삶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


 상실로 인한 슬픔으로 뇌는 영역 변화가 일어나고 이에 따라 신체도 고통받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올 수 없기에 이 슬픔은 영원하다.

 그렇지만 내 삶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슬픔과 공존하고, 깨달음을 얻게 된다.


 사별한 사람들은 사별을 계기로 자기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가 단단해진 것, 인생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것, 삶의 우선순위가 생긴 것 등의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사별의 순간부터 그 이후의 삶을 경험과 연구, 두 측면에서 다루는 점이 좋았다. 사별을 경험한 다른 사람들도 나와 다르지 않고, 나의 심리적 상태를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책 날개의 '위로하지 않는 위로지만, 깊은 이해는 위로와 다르지 않다'는 표현이 완독 후 더욱 와닿았다. 부록으로 사별을 경험한 인터뷰의 전문을 읽을 수 있는 점도 추천하는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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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쓸 권리 - 아티스트 웨이 글쓰기 철학
줄리아 캐머런 지음, 박성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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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는 글쓰기를 좋아해서 글쓰기에 관한 책을 탐독한다. 등단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짜임새 있는 글쓰기를 배우려고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생각을 표현하기, 털어놓기 위한 생활밀착형 글쓰기이다. 


 즉, 나를 위한 글쓰기가 목적이다.


 독서계정을 운영하면 글을 쓰는 다양한 계정을 마주치게 된다. 자기 작품을 책으로 낸 트친부터 공모전을 위해 글을 쓰는 트친, 다이어리나 일기를 쓰는 트친 등 모두 자기만의 글쓰기를 하고 있다. <나를 위해 쓸 권리>는 글을 쓰는 모든 이를 위한 책이다.


 글 쓰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다. ‘아티스트 웨이’의 작가 줄리아 캐머런은 우리는 모두 자기 삶의 작가이고 내 안의 진짜 목소리를 꺼내기 위한 글쓰기를 제안한다.


 줄리아가 말하는 글쓰기는 일기부터 전문 작가의 작품 활동까지 모든 글쓰기를 포함한다. 간단한 기록과 출판된 글쓰기는 다르지 않고, 우리는 모두 자기 삶의 작가이다. 글을 쓰는 삶을 예찬하고 글쓰기의 고민을 덜어주는 책으로 느껴지는 이유이다.


 글 쓰는 삶을 사는 모두에게 추천하지만 특히 가장 추천하는 대상은 ‘좋은 글을 쓰려다 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사람’이다. 글을 쓴다면 모두가 해봤을 경험인데 잘 써보려고 작정할수록 글은 더욱 안 써진다.


 누군가는 용기내어 완성한 글에 대한 타인의 평가로 더이상 글을 쓸 수 없는 경험도 있을 것이다. 또, 나의 내면을 글로 표현하면서 솔직하게 쓰지 못할 때의 자괴감을 느꼈거나, 인생의 슬픔이나 내 자신의 취약함이 글쓰기의 원동력이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공감이 가는 상황과 경험들은 글 쓰는 삶을 사는 모든 이에게 조언과 위로가 된다.

(시간이 부족하여 글을 못 쓴다는 핑계에 직설적인 일침도 해준다.)


 완독 후 나의 글쓰기 실력은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멈추었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할 의지가 생긴 것, 잘 쓰려는 마음보다 편안하게 글쓰기와 함께하는 삶을 추구하게 된 것은 그 무엇보다도 큰 수확이다.


 줄리아는 이렇게 말한다. “완벽한 첫 줄은 없다. 다듬어진 문장보다 살아 있는 문장이 낫다. 그냥 써라,계속 써라.”


 글쓰기와 함께 하는 삶의 윤택함을 알고 있지만, 선뜻 다시 시작하지 못했다. 이제 냅다(!) 쓰려고 한다. 서평을 읽는 독자 중 막연히 글을 쓰고 싶지만 펜이 멈춰있다면 <나를 위해 쓸 권리>를 권하고 싶다. 같이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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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집 -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조경희 지음 / 사계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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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올해의 책이 될 것 같다. 나는 이 책이 더 많이 읽혔으면 해서 개인적인 감상보다 이 책이 왜 올해의 책이 될 것 같은지 ‘외치고’싶다.

이 서평을 읽고 있을 트친들은 차별에 무감하지 않은 친구들이다. 대부분 독서계 또는 여성으로 보통의 수준보다 차별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차별은 분명히 있다. 이 책은 차별에 대해 알림과 동시에 우리 시야와 생각의 빈 곳을 채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인 조경희 교수는 ‘재일조선인 3세로 귀환한 디아스포라’이다. 즉, 일본의 고질적인 사회문제인 자이니치 차별의 당사자이자, 한국에 정착하였으나 한국인이라 여겨지지 않는 이주민 그리고 여성-영원한 차별의 대상-이다.

저자는 디아스포라로 식민주의와 재일조선인, 일본사회와 연결하여 혐오,이주,분단 그리고 페미니즘에 관해 글을 썼다.

우리는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각자 다른 장르(트위터식 표현)의 차별로 여긴다. 그러나 근원을 찾다보면 역사와 차별의 대상을 정하게 되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의식이 있다.

이 책은 크게 디아스포라/혐한/페미니즘의 세 장으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디아스포라-재일동포의 차별-난민혐오-혐한-일본의 역사왜곡-일본의 우경화와 극우-한국의 반일과 극우-배외주의-미투운동-포스트페미니즘까지 복합적인 내용들이 등장한다.

이 과정에 우리가 조금은 알고 있는 일본군위안부, 역사왜곡, 혐한시위, 뉴라이트, ‘82년생 김지영’으로 대표되는 페미니즘 문화로서의 한류가 포함되어있다.

즉,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차별 및 한국과 일본의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것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고 싶은 이유이다.

다양한 내용만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반응도 다양할 것 같다. 어렵다고 느낄수도, 공감하지 못할수도 그리고 시야가 넓어짐을 느낄수도 있다.

그러나 공통적인 결론은 도출된다. 이 문제에 대해 사회구성원들이 심도있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그리고 차별과 혐오를 없애고 모두가 살아갈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

우리나라는 앞으로 다양한 모국을 가진 구성원들과 어우러져 사는 나라가 될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한국에 귀화해서 살아가려면 완전한 한국인이 될 것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으로 인한 분단과 이주를 경험한 디아스포라의 존재와 그들의 삶, 차별의 역사를 알게되면 ‘완전한 한국인’의 개념을 재고하게 된다.

이 책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차별과 혐오를 끊고,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나아가게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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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 일의 시대는 어떻게 읽는 사람을 집어삼켰는가
미야케 가호 지음, 서영찬 옮김 / 동아시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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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동아시아 #책읽고싶어서회사를그만뒀습니다


독서계정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다. 회사 다니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엘리트계층의 전유물인 독서가 일반 전계층으로 퍼지고, 교양을 위한 독서가 오락에 이르기까지의 큰 흐름은 어느 사회나 유사하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 유행하는 베스트셀러도 달라진다. 책은 직장에서의 성공과 지위상승에 도움을 주는 매체로 작용한다. 사회적 성공의 방법은 사회에 관한 지식을 쌓는 것에서 자기와 관련된 행동으로 변화한다. 여기서 우리가 일하면서 책을 읽을 수 없는 이유를 고찰한다. 이전 세대는 사회적 성공(노동)을 위해 독서가 필요한 시대였으나, 현대는 정보의 홍수에서 나에게 필요한 정보만 골라내어 취하는 시대이다. 필요에 의해 독서를 시작했지만 읽는 중 다양한 정보들까지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현대의 독서는 정보를 얻기에 느리고 알고싶지 않은 내용까지 습득하게 되는 비합리적 방식이 되었다. 독서는 자신과 거리가 있는(어쩌변 불필요한) 맥락에 접하는 일로, 일 이외의 새로운 맥락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없다.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접하는 새로운 맥락은 노이즈에 불과하다. 이것이 일하면서 책을 읽을 수 없어도 인터넷은 할 수 있는 이유이다. 그래서 저자는 ‘일하면서 책을 읽는 것이 가능한 사회’를 위한 방법으로 일에 전부를 올인하지 않는 사회를 제시한다. 번아웃이 올 정도로 몰두해야만 버틸 수 있는 사회에서 반절을 내려놓자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커다란 의미에서는 동의한다. 노동시간을 줄여 숨을 쉴 수 있게 해야한다. 그래야 여유가 생기고 맥락이 보인다. 나는 이 방법이 나를 넘어 사회를 살리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노동과 독서의 관계를 시대별로 따라가는 전개가 정말 흥미로웠다. 시대별 노동의 특징과 그 시대의 베스트셀러를 연결한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다. 근대화부터 선진국 수준의 경제규모를 이루기까지 발전과정 속에서 노동과 노동자의 변화는 사회마다 어느정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에게는 독서-노동의 관계를 보여준 이 책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한국의 실정을 반영한 독서-노동사 책이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책읽고싶어서회사를그만뒀습니다,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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