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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지 엄마 단비어린이 그림책 21
김인자 지음, 한상언 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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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지엄마

단비어린이 /김인자 글/한상언 그림

 

이 책은 나에게 참 어려운 책이다. 두 번 읽고 세 번 읽어도 어렵다. 이 이야기는 엄마와 아이의 일상 탈출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일상탈출이라고 해도 난 아직 우리 아이들을 아이들 관점에서 봐주는 엄마는 아닌 가보다. 여기 나오는 모든 상황이 난 안되지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도, 지금 사춘기를 향해 가는 나이때에도 되지 엄마는 아닌 것 같다.

 

졸리지 않는데 잘 시간이라고 불을 끄는 아이의 아빠. 이불속에서 속상해하는 아이

이야기 시작 전에 나오는 내용이다. 어른의 관점에서 어른의 규칙에서 만든 아이의 생활 패턴이다.

그런데 이 책의 이야기는 아이와 너무 놀고 싶어하는 엄마의 이야기이다. 어른의 관점이 아닌 모든 시선이 아이의 관점에 맞추어져 있다.

아침에 유치원 차가 아이를 데리러 왔을 때 속상해하는 엄마..

아이가 조금만 더 잔다고 했을 때 되지되지 그래도 되지

밥 안 먹고 아이스크림 먹을 때 되지 되지 그래도 되지

아이와 같이 사탕을 먹으며 누워서 TV를 보는 엄마는 너무 행복해 보인다.

비오는 날 비를 맞으며 노는 아이를 우산을 쓰고 흐뭇해 하며 바라보고 있다.

이 되지 엄마가 안돼를 외칠 때는 단 한 순간~~~

아이가 잠자리에 들때다... 아이를 재우고 싶어하지 않은 되지엄마.

결국 되지 엄마도 되지되지 그래도 되지를 외쳤던 것은 아이가 아닌 엄마의 행복을 위해서 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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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단비어린이 그림책 20
노경실 글, 최정인 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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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임금님과 고양이

단비어린이 /노경실 글/최정인 그림

   

   아름다운 회화 한편을 감상하는 느낌이다. 마음 한 켠이 아련해지기도 하고 따뜻해지기도 하는 말을 하지 않고 가슴으로 담아두고 싶은 연분홍빛의 벚꽃느낌이다.

   이 책은 숙종임금님과 그의 사랑스런 고양이 금손이 이야기이다.

숙종임금님은 조선 19대왕으로 인현왕후와 장희빈 이야기도 같이 전해져오지만 왕권강화를 위해 정치를 펼친 카리스마 있는 왕으로 나는 평가하고 있다. 금손이 이야기는 그런 왕의 뒷모습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왕이 걸어가고 있는 외롭고 힘든 길...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진정으로 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었던, 한 나라를 책임지고 있는 존엄하고 귀중한 존재.

옆에 있는 사람들은 왕에 대한 예의와 존중은 지켰지만 진정 왕에게 친구가 되어주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금손이를 향한 왕의 마음이 그동안 지치고 힘들고 외로웠을 왕의 마음을 역설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숙종 임금은 아버지 현종능에 인사드리러 가는 길에 거의 죽을 지경에 놓인 아기고양이를 만난다. 신하들은 병든 짐승이라고 본인들이 치료하겠다고 하지만 임금은 직접 의원을 불러 치료하고 곁에서 잠을 자게 하였다. 아기고양이는 건강해졌고 임금님은 아기고양이를 보고 기뻐하며 웃고 하였다. 임금님은 직접 금손이라는 황금의 자손이라는 뜻의 이름을 고양이에게 지어준다. 숙종은 금손이를 아껴 산책도 같이하고 글도 읽어주고 털도 골라주고 한다. 숙종임금과 금손이는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지낸다. 아무런 목적없이 그저 따뜻한 마음 그대로를 돌려주는 금손이가 임금님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고 마찬가지로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임금님이 금손이에게는 가장 안락한 보금자리이다. 따뜻한 눈빛으로 인자한 미소를 띠우고 금손이를 쳐다보는 숙종임금님 얼굴에서, 그런 임금님을 조용히 쳐다보는 금손이 눈빛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그런 나날이 계속되던 중 사건이 발생하고 임금님은 금손이에게 벌을 줘야만 하는 상황이되었다. 임금님은 금손이를 깊은 산속 절로 보낸다. 임금님과 금손이는 서로를 그리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중 임금님이 승하하시고 금손이도 그 소식을 듣고 날마다 날마다 울기만 한다. 하루하루 말라가는 금손이를 대비마마가 다시 궁궐로 불러들이나 임금님 영정앞에서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울기만 하다가 결국 금손이는 임금님을 따라 하늘나라로 가고 만다.

 

   쉽지 않은 마음이다.

   아련한 이 마음을 이 책의 마지막 구절로 대신한다.

 

아이들아, 너희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친구가 있니?

사랑은 이렇게 서로 함께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란다.

너희는 누구와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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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나무가 사라진 도시 1 단비청소년 문학 12
크리스 하워드 지음, 김선희 옮김 / 단비청소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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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나무가 사라진 도시를 읽고...

책과 나무가 사라진 도시제목으로 보았을 때 인간에게 큰 재앙이 내린 상황 이겠구나 라고 짐작을 했다. 나무가 사라진 지구의 모습을 상상할 수 가 없다. 나무가 사라지면 물도 사라질 것 같고 생명도 사라질 것 같고 색깔도 사라져 이 세상은 회색빛 일 것만 같다. 거기서 인류가 어떻게 생존을 할까?

 

이 책은 미래의 인류이야기를 하는 SF소설같다. 인간 복제기술과 어마어마한 크기의 거대한 수송선등이 등장하고 융합과학기술이 나오는 것을 보니 미래이야기인데 과학기술이 인간에게 주는 편리함을 이야기하기보다는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지구환경파괴로 인해 인간의 문명이 파괴되고 거기에 인간성까지 상실되어 가는 이야기를 경고조로 다루고 있다.

 

생명이 자라지 않은 지구, 사람이 살기 힘든 환경 - 과학기술이 가져온 비극인가?

이 소설의 배경은 지구환경파괴로 인해 나무가 살지 않는 아주 척박한 지구환경을 보여준다. 바다는 지구와 달이 가까워져서 늘 수 십 미터의 파도를 일으키고 있고 북쪽은 화산이 불을 내뿜고 있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이 소설의 주인공 반얀은 나무기술자이다. 금속조각 및 폐자재를 이용해 나무모양을 만드는 것이다. 생명이 있는 나무가 자라지 않으니 옛시절이야기에 나오는 나무를 만들어 인간들은 위안을 얻는 것이다. 나무가 자라지 않으니 인간들은 먹을 것이 없고, 그 가운데에서 변화된 지구환경에서 잘 자라는 변형된 유전자의 옥수수를 재배하여 인간들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거대기업이 나타났다. 주인공 반얀은 먹을 것과 자동차의 연료를 얻기 위해 어느 부자집 나무기술자로 취직을 하게 된다. 반얀의 아버지도 나무기술자였고 어느 날 누군가에 붙잡혀 갔다. 그래서 반얀은 아버지를 찾으러 여행에 나선 것이다. 이 부자집에서 반얀은 온몸에 나무문신이 있는 여인을 만나게 되고 폐가 망가진 소녀와 뚱뚱한 소년을 만나게 된다.

물이 없어서 모든 땅이 사막화 되어서일까?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먼지가 가득하여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지경이라 사람들은 마스크를 하고 다닌다. 폐가 망가진 소녀는 먼지가득한 곳에서는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지경이다. 깨끗한 물도 찾아보기 힘들다. 하물며 깨끗이 씻는 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 사람들에게서는 악취가 나고 비위생적이다.

반얀은 여인의 나무 문신 옆에 숫자가 있음을 알게 되고 뚱보소년은 그 숫자가 진짜 나무가 있는 곳의 GPS좌표라고 한다. 반얀은 아버지도 진짜 나무가 있는 곳에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아버지를 찾으러 뚱보소년과 함께 길을 떠난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힘없는 사람의 것을 약탈하는 해적이 존재, 해적이 지배층에게 상납하는 것은?

반얀과 뚱보소년은 해적을 만난다. 해적은 수많은 사람들을 지하벙커에 가둬둔다. 지하벙커에서는 공포의 울부짖음만 흘러나온다. 반얀은 나무기술자라서 해적소굴에 누군가가 완성시키지 못한 조각상을 완성시켜야만 했고 그 조건으로 자유롭게 풀려나기를 약속받는다. 반얀은 조각상을 완성시키면서 조각상을 처음 만든 이가 자기아버지이고 그 모델은 나무문신이 있는 여인임을 알게 되었다. 자기 아버지가 나무문신의 여인을 사랑한 것까지...

반얀이 조각상을 완성시키고 떠나려할 때 어마어마한 크기의 수송선이 해적소굴 위로 나타났다. 반얀은 해적들이 사람들을 수송선에게 상납하고 해적들의 목숨을 보장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반얀은 해적두목과 같이 수송선안으로 들어가고 수송선안에서 나무문신의 연인과 폐가 망가진 소녀를 만나게 된다. 해적두목은 폭탄을 설치하여 수송선을 터트리고 그 과정에서 인간복제에 의한 똑같은 사람으로 이루어진 수송선의 군대와 해적들은 전투를 하게 된다.

 

나무와 인간의 융합과학기술이란? 소수 지배계층 인간을 위해 나머지 인간들은 나무로 만들어지기 위해서 희생되어야하는가?

전투 후 반얀은 몇 명의 사람들과 함께 진짜 나무를 찾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난다. 그들은 거대기업의 옥수수농장을 가로질러 가기로 했는데 그곳에서는 메뚜기떼가 나타난다. 메뚜기떼는 모든 것을 남김없이 먹어치우며 사람도 마찬가지로 메뚜기의 먹잇감이다. 옥수수농장에서 메뚜기떼 출현의 위험, 밀매꾼들과의 작은 전투도 무사히 지났으나 옥수수농장에서 거대 기업의 살포기가 나타났다. 그들은 금속괴물 살포기에 몸이 찢기고 자동차가 박살이 났다. 반얀 역시 무의식중에 어디론가 가고 있는 것을 알았고 그 곳이 거대기업의 본부 젠텍이라는 것을 알았다. 젠텍 사람들은 거기에 붙잡혀 온 많은 사람들의 피를 뽑았으며 테스트를 통과한 사람은 다른 곳으로 이송도고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은 용광로에 던져짐을 알았다. 뚱보소년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용광로에 던져졌으며 부잣집 경호인은 옥수수농장에서 하반신이 잘려나가 죽은 줄 알았으나 하반신에 나무껍질을 이어 붙여 살아있었다. 젠텍에서 나무와 융합기술로 인해 사람을 살려낸 것이다. 과연 무엇을 위하여?

테스트에 통과한 사람들은 머리를 밀고 비닐 옷을 입은 채 배에 태워져 차가운 호수를 건너 얼음이 가득한 추운 곳의 어떤 섬에 도착했다. 거기는 청명한 하늘과 맑은 공기가 있었다.

섬에 도착한 반얀은 지배인들 중 폐가 망가진 소녀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고 그 소녀 때문에 반얀은 지배층인들만 입는 자주색 털옷을 입게 되었고 그 들만이 사는 공간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거기서 반얀은 나무문신의 여인과 똑같이 생긴 여인을 만나게 되고 그 사람이 엄마임을 알았고 엄마가 창조자라는 이름으로 그 섬에서 우두머리임을 알았다. 엄마는 인간과 나무와의 뉴클레오티드의 결합으로 나무를 만들고 있었다. 인간을 이용해서 나무를 만드는 것이다. 창조자는 말한다. 세상이 다시 자라게 하고 공기와 물을 깨끗이 하고 숲과 종이, 보금자리. 그리고 과일나무를 자라게 할 것 이라고~인간은 죽임을 당하는 것이 아니고 희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소수 지배계층의 환경을 위하여 나무와 결합 가능한 DNA를 가진 인간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창조자가 부르는 과수원에는 사람들의 몸뚱이가 가득했다. 그들은 사과나무처럼 열매를 자라게 하는 새로운 종의 나무들이었다. 그리고 창조자는 그 근원을 보여주었다. 황금빛의 낡은 물탱크에 묘목 일곱 그루가 있었다.

 

묘목은 모두 생기 있는 초록색으로 물속에서 싹을 틔우고 있었다. 두 그루는 아버지의 다리에서 자라고, 한 그루는 손에서 자랐다. 머리에도 하나가 있었고, 배에도 하나가 있었다. 그리고 가장 작은 묘목은 가슴에서 구불구불 자라고 있었다. 심장에서 곧장 뻗어 있었다.

 

그 근원인 묘목들은 반얀의 아버지였다. 반얀은 사람들을 구하기로 하고 아버지도 옮기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반얀의 어머니는 나무를 위한다면 젠텍은 상관없다며 물탱크 옮기는 것을 도와주고 젠텍 요원들이 반얀에게 쏜 총알을 대신 맞고 죽는다. 반얀의 아버지를 안전하게 지켜달라는 말과 함께.

반얀은 사람들은 약에서 깨워 수송선에 태워 탈출을 한다. 탈출을 하며 반얀은 생각을 한다. 묘목을 심고 나무가 자라 숲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인지?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고 제대로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만들어 주는 세상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

 

단순한 재미의 미래과학 소설이라기 보다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황폐되어 가고 있는 현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있는 듯하다. 오존층의 파괴, 미세먼지, 엘리뇨 등의 이상기후 등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이제는 우리 환경을 좀 더 보호하고 보전하여 미래 인류에게 살 만한 지구를 물려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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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너를 만나 행복해! 단비어린이 그림책 19
임선경 글.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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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너를 만나 행복해를 읽고...

 

귀여운 곰싸개에 푹 싸인, 얼굴 가득 미소 짓고 있는 아가가 그려진 노랑 표지를 넘기면 사랑을 가르쳐준 아가에게 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은 어른이 된 우리에게 경이로운 사랑을 가르쳐준 우리들의 모든 아이들에게 바치는 책이다.

 

제 우리 둘째 아이 학년의 귀엽고 사랑스런 친구가 하늘나라로 전학을 가버렸다. 같은 학년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는 슬프고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보내고 싶지 않은데 보내야만 하는 그 부모의 심정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옆에서 건강하게 자라주고 있는 내 아이들을 보았고 안아주며 고마움과 감사함을 전했다. 지금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 나는 아이들이 내 곁에 오던 그 순간의 기쁨을, 존재만으로 감사했던 그 순간을, 뒤집기만 해도 기뻐했던 그 순간들을 잊고 살았다.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며 즐거워하는 게임보다는 책 읽기를, 공부를 하기를 원했고, 미성년자이다는 이유만으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제한을 많이 하였다. 어렸을 때는 늘 웃음이 떠나지 않던 아이가 크면서 웃음이 많이 사라졌다. 아이에게 기쁨과 행복의 단어보다는 제한과 금지, 야단의 단어를 더 많이 쓰는 것 같다.

어제의 일 이후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아이들이 내 뱃속에 자리 잡은 순간의 기쁨부터 내 아이가 세상에 나와 첫 울음을 터트렸을 때의 행복감과 가슴 벅참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남자아이 여자아이보다는 손가락, 발가락 각 열 개씩이 있는 지가 더 중요했던 그 순간을 기억하게 되었다.

 

우리를 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하늘이 내려준 천사이고 하늘이 내려 준 선물이다.

아들,

엄마아빠의 아들과 딸로 태어나줘서 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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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의 집 - 조선 최고 지식인.권력자 11인의 집과 사람 이야기 사람을 향한 인문학
박광희 지음 / 가치창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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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의 집을 읽고...

 

집은 그 사람의 삶의 철학과 원형질이 그대로 녹아있는 공간이다. 살림살이의 규모가 곧 사회적 지체를 말해 주던 옛 전통사회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낮추며 살기란 쉽지 않았을 터다. 물신에 잡혀 각종 비리와 뇌물수수로 쇠고랑을 차야 될 철면피하고도 부도덕한 선량들이 버젓이 활보하는 썩어 빠진 이 사회에서 눈 맑고 가슴 맑았던옛 선현들의 삶이 그리워지는 것은 결코 새삼스러울 일이 아니다...(중략)

 

이 책의 맹사성과 맹씨행단편에 나오는 첫 소절이다.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일반 대중이 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의 역사를 쉽게 알 수 있게 설명해 주었고, 그 역사적 상황에서 집주인들의 삶을 통해 그들의 삶의 철학과 가치관, 그에 따른 학문적 경지를 알 수 있도록 하였다. 크게는 사회의 최고의 지배계층이 살았던 궁궐부터 소박하게는 유배지의 귀양처까지 나타내었다.

 

궁궐은 창덕궁과 운현궁이 사례로 나와 있으며 궁궐 주인들의 화려한 이야기보다는 주인들의 겪었던 역사의 아픔을 이야기하였다. 지방의 한적한 곳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고택들은 다산 정약용이 18년의 유배생활 후에 머물렀던 여유당과 전남의 3대 고택중의 하나인 기대승의 애일당, 경포호와 동해를 안은 족제비가 알려준 좌청룡, 우백호 형국의 천하의 명당 이내번의 선교장, 선비들의 독특한 문화공간인 별서 중의 하나로 올 곧은 선비정신을 잘 나타내는 양산보의 소쇄원, 퇴계 이황과 동시대에 살며 같은 나이지만 편지로만 우정 아닌 우정을 쌓은 남명의 산천재, 입지와 무실의 학문적 뜻을 둔 백의정승 윤증의 계룡산 줄기에 위치한 명재고택, 청빈삶 그대로를 보여주는 맹씨행단, 무오사화에 휘말려 어쩔 수 없이 생을 일찍 마감했지만 섬김과 낮춤의 정신을 가르친 일두 정여창의 일두고택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 고택들의 주인들은 중앙의 높은 벼슬과 권력을 추구하기보다는 고즈넉한 풍경이 좋은 명당자리에서 학문을 탐구하고 그 학문적 가치를 실천하며 제자들을 양성하는 삶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 올 곧음, 어떠한 고위관직에 위치에 있어도 설령 왕이라 할 지 라도 바르지 않으면 그것을 아뢰어 꾸짖는 강직함과 당당함 등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끔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보게 하는 역사 인문서적이다.

집은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고 그 이야기 속에서 삶의 가치관도, 철학도 담겨있다. 지금은 여러 세대가 같이 사는 아파트와 다세대가 집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많은 이야기가 담길 수 있을 텐데 현재 우리네 집은 어떤 이야기가, 어떤 철학이 담겨져 있을까? 벽으로 차단되어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는 걸까? 시멘트와 콘크리트의 차감움이 흙집과 나무로 지어진 옛집이 가지고 있는 따스함을 대신하지는 못 할까?

아니면 거기에 살고 있는 우리가 어떠한 철학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일까?

옛 선현들의 올곧은 철학과 가치관 거기에 맞춰 실행하는 실천력이 부러워지면서 그러지 못하는 우리가 그리고 내가 반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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