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을 비는 마음
김혜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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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집을 둘러싼 사람들에 관한 8편의 이야기


집에 관한 8편의 단편은 집보다는 그 집에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이다.

사는 곳에 따라 어떻게,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그런 각자의 이야기들

자기만의 집을 가지지 못했거나

자기만의 집을 원하고 꿈꾸는 사람

집으로 인한 사람과의 관계는 깊어질 수도 있고 쉽게 허물어지기도 하며

집을 소유한 자들의 괴로움

타인의 집을 청소하기도 하는 이야기들을 하며

현실은 어렵고 남루하지만 그곳에서 희망의 조각을 건져 올리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 속의 이야기들에는 현실의 처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기혼 유자녀 여성들의 집과 육아에 대한 고민, 전세 사기 대란, 청년 '니트족'의 증가, 재개발로 인한 문제와 다툼 등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문제들을 다루며 개인의 슬픔과 고통이 사회적 맥락에 닿아 있음도 보여준다.

절박한 생존의 문제인 집이 누군가에게는 기회이자 희망이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엔 자신의 전부이자 미래이기도 한 집

어떠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품게도 하지만 두려움을 주기도 하는 집

집에 대한 얽히고 설키며 무심해지는 관계들을

작가는 소설 속에서 집을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이자 마음으로 환원시키며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집에 관한 마음을 보여주며

'지금 당신이 머무르는 집의 안녕을 빈다.'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의 집이 안녕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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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넘어 도망친 21살 대학생 - 울면서 떠난 세계여행, 2년의 방황 끝에 꿈을 찾다, 2024년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홍시은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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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취미도 없이 선생님이 골라준 대학에 진학한 작가 홍시은은

학업에 대한 열정도 의지도 없이 강의실 뒷자리만 전전하던 21살 대학생이었다.

어느 날 시험장에서 백지를 내고 학교를 도망쳐 나와 2년간 세계의 오지를 떠돌았다.

그것도 코로나 시국에………

중동,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를 여행했으며 셀 수 없이 많은 다양한 삶들을 목격하며

그들의 삶에 녹아들어 함께 어우러지며 자신의 삶에 새로운 방향을 개척해 나간다.

 


-  "시은, 굳이 무엇이 될 필요는 없어.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을 떠올려 봐.

   지금 떠나온 이 여행처럼 말이야. 여행을 하고 싶으면 배낭을 메면 돼.

   노을을 보고 싶을 땐 지금처럼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면 돼.

   돈을 벌고 싶으면 돈을 버는 거야! 너로서 살아가면서 이 세상을 경험하면 돼.

   세상 모든 것은 가지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야. 경험하기 위한 것이지." ( p38 ) -

 

 

 

학교를 뛰쳐나온 작가는 아프리카 우간다의 작은 마을 고아원에서 한 달간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학교를 만들고,

물을 무서워하던 작가는 이집트 다합에서는 다이빙 전문가에 도전하고,

수줍음이 많던 작가는 기타를 배워 여행자들 앞에서 연주를 하기도 한다.

여행 중에 만난 많은 사람들과 꿈을 이야기하며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한다.

왜소한 몸으로 고산병을 이기며 히말라야 등반을 하며 비로소 자신과 마주하며 꿈을 찾기에이른다.



학교라는 제도의 틀 안에서 탈출하여

미지의 세계로 간 당돌하지만 용감한 작가의 여행을 함께 하며

첫 장에서 만난 작가가 책 한 권이 끝날 때쯤에는 다른 사람처럼 다가왔다.

 

억눌려 있던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낯선 곳에서 그들의 생활에 녹아들며 밝고 활짝 웃는 작가의 모습에서 진정한 행복을 볼 수 있었으며,

여행의 끝에서 꿈을 찾고 자신의 앞날에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성장한 모습에 흐뭇하기까지 했으며, 그녀의 앞날은 더욱 빚 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어떤 일이라도 도전해 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작가의 젊음과 용기가 마냥 부럽기만 했다.


꿈과 목표를 찾아 방황하는 청춘뿐만이 아니라

현재의 삶에서 잠시라도 이탈하고 싶은 용기가 필요한 사람은

[학교 넘어 도망친 21살 대학생]의 여정에 함께 하시기를 추천합니다.

 

 

- "꿈이 없어서 떠나온 여행이었어요.

  그리고 이제는 꿈을 위해서 여행을 해요."

  "그 꿈이라는 게 뭔데?"

  "글을 쓰고 싶어요. 나의 고유한 시선을 담은 글."  (p229) -

"교수님, 죄송하지만 그 말씀은 틀렸습니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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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 케어 보험
이희영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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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영 작가의 열 번째 장편소설 [BU케어보험]은

현대인의 다양한 삶과 사랑,

그리고 이별로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의 회복을 돕는 이야기입니다.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네 명의 산모들은 우연한 기회에 [BU 케어 보험]에 가입하게 됩니다.

이별로 인해 아픈 마음을 돌봐주는 보험이라는 약관의 내용보다는

보험료가 한 달에 커피 두 잔 값 보다 저렴하다는 말에 부담 없다는 생각에 자식들의 이름으로 가입한 것이지요.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후,

아이들에게는 여러 가지 형태의 이별이 찾아오고,

엄마들은 아이들의 안타까운 상황에 당황하며 [BU 케어 보험]을 떠올리고 연락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이별은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나 아픔을 겪고 있었지요

상대가 다른 사람과의 만남으로 마음이 변하고 배신을 당한 이별인 환승 이별

어릴 때부터의 만남으로 결실이 이루어지기 전에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해야만 하는 강제 이별

혼자만의 착각으로 당황하는 썸 이별,

이별 후의 집착 이별

보험회사에서 파견된 담당, 이별 전문 상담가 ( BUC, Break Up Consultant) 남녀 두 사람은 검은 양복을 입고 다니며

이별의 아픔을 보험으로 해결해 주기 위하여 그들만의 방식으로 위로합니다.

그들은 이별 케어를 시작하면서

실제로 여러 가지 모습으로 현장에서 부딪히며, 고객들의 아픔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에서

견디기 힘든 아픔과 슬픔을 직접적인 감정이 섞이지 않은 입장에서 담담히 위로해 나갑니다.

사랑을 할 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별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사람의 감정을 깨끗하게 매듭짓는다는 것은 쉽지 않고, 주변의 그 누구에게도 위로받기 힘들 때

누군가에게 자신의 사랑과 이별 과정을 낱낱이 고백하고 싶어서,

어리석은 후회와 미련을 털어내기 위해서,

이별을 통한 성장으로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

아이들은 [BU 케어 보험]을 맞이 한답니다.

아픔과 슬픔을 위로받으며 치유해 나가는 과정에서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며, 때론 화가 나기도 하는 발상이 기발한 소설입니다.

특히 이별 전문 상담가인 나 대리와 안 사원의 케미가 돋보이고 재미있는 책이랍니다.

보험료가 커피 두 잔 값도 안되는

[BU 케어 보험]이 실제로 있다면 여러분은 가입하시겠습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세미나실에 남은 사람은 네 명뿐이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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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훔치는 자는
후카미도리 노와키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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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카미도리 노아키는 출간 작마다 대표 문학상을 석권하는 경이로운 작가로서 [이 책을 훔치는 자는] 미스터리 판타지로, 책의 매력을 한껏 담아낸 보물 같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은 책이다. 작가와 평론가, 그리고 서점 직원들의 극찬을 받으며 2021년 서점대상 노미네이트. 기노쿠니아 베스트북 3위에 올랐고, 동명의 제목으로 코미컬라이징 되기도 했다.

책의 마을로 유명한 요무나가마을은 50여 곳의 책과 관련된 가게들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서고 '미쿠라 관'은 도서 수집가인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미후유의 아버지 아유무에 이르기까지 개인 서고로 유명한 곳이었으나 200여권의 희귀본을 도둑맞은 후 미후유의 할머니의 뜻에 따라

결국 미쿠라 관은 폐쇄되었고 미쿠라 집안사람 이외에는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그러한 환경에서 성장한 고등학생 미후유였지만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 날 아픈 아버지 대신 고모가 지키고 있는 미쿠라관에 들른 미후유는 이상한 쪽지를 발견하고 '이 책을 훔치는 자는 마술적 사실주의의 깃발에 쫓기다'라는 문구를 읽는 순간 책 속 이야기의 세계로 들어가 모험을 시작한다.

미후유는 수수께끼의 인물인 새하얀 머리카락의 소녀 마시로와 함께

새로운 쪽지를 펼칠 때마다 이야기의 감옥에 갇히어 북커스가 발동하면서 마을의 모습이 변해가는 그곳에서 책 도둑을 찾아서 저주에 빠진 마을을 구한 후 마을을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아야만 한다.

200권의 책을 훔친 범인을 잡아야만 하는 책 속 모험의 세계는

진주비가 내리고 아침이 오지 않는 마을, 인쇄물이 금지되고 책 읽는 것이 금지된 도시, 은빛 괴수가 존재하여 신기한 광물을 만들어 내는 마을, 사람은 모두 사라지고 동물만 남은 마을 등 색다른 세계의 모험을 통하여 미후유는 할머니가 책을 지키기 위해서 저주를 걸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 정체를 밝히려 하는데~~

하드보일드, 호러, 어드벤처 등 다양한 장르의 책 세계를 모험하는 미후유는

쪽지를 발견하고 책을 읽은 것을 후회하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은 어린 시절 책 읽기를 좋아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는 장면에서는 책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도 되는 책이다.

책을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 속의 다양한 이야기들의 세계를 모험함으로써

환상적인 이야기와 미후유와 마시로가 우정을 쌓으며 써 내려가는 책 속 세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하게 되는 책이다.

잠시나마 현실을 떠나 상상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요무나가마을의 미쿠라 가이치라 하면,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린 책 수집가이자 평론가이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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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보다 Vol. 2 벽 SF 보다 2
듀나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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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지성사에서 펴낸 [SF 보다]는 동시대를 관통하는 주제와 작가들의 상상력을 결합한 단편으로 하이퍼-링크, 크리티크 등을 묶은 단행본 시리즈로 1년에 두 권씩 출간된다고 한다. 독자들에게 더없이 놀라운 S(Story)와 끝없이 새로운 F(Frame)을 보여 줌으로써 환상적인 사유를 자극하며 다양한 S와 F가 만나 이 시대의 중력에서 벗어난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벽이란 무엇일까?

어느 날 갑자기 예측 불허한 혹은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다면,

누군가는 그 벽을 넘으려 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넘기를 포기하고 돌아서기도 할 것이다.

이 소설집에는 '벽'이라는 이미지를 다양하게 풀어낸 6개의 단편이 들어 있다.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작품 두 편을 소개하면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나윤은 손가락이 짧아 고민하던 중

마녀를 만나 '3차원에서만 살 때 가지는 모든 가능성'을 맡긴 채

길어진 손가락으로 상상력의 세계인 4차원에서의 연주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윤의 능력은 행복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넘을 수 없었기에 간절했지만, 다시 돌아갈 수도 없기에 아득한 그런 벽을 마주하는 불안함을 보여준다.


[무너뜨리기]

결혼 7년 차 부부에게는 첫 만남에서 느껴지는 벽이 모두 허물어져 편안하지만 무심한 나날들을 보내기에 그들은 '부부 리빌딩 체험'을 신청한다.

부부 사이에 허물어진 벽이 다시 생기니 적당한 거리도 유지하고 긴장감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감정 리빌딩'으로 설렘의 시간으로 돌아간 그들에게 어떤 사건으로 인해 두 사람은 서로의 관계를 돌아보게 된다.

다시 세워진 벽은 그들에게 설렘을 가져다줄 것인가? 편안함의 몰락일까?

다른 단편들도 시간적인, 공간적인 배경은 달랐지만 '벽'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현대를 사는 우리와 많이 닮아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벽들을 만나 그 벽에 부딪혀 혼란과 좌절을 겪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벽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벽이라는 개념을 소설을 통하여

벽이란 무엇인지? 우리에게 존재하는 벽은 어떤 기능을 하기를 원하는지?

벽을 긍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부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우리는 벽 안에 있는지 벽 밖에 있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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