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보다 Vol. 2 벽 SF 보다 2
듀나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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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지성사에서 펴낸 [SF 보다]는 동시대를 관통하는 주제와 작가들의 상상력을 결합한 단편으로 하이퍼-링크, 크리티크 등을 묶은 단행본 시리즈로 1년에 두 권씩 출간된다고 한다. 독자들에게 더없이 놀라운 S(Story)와 끝없이 새로운 F(Frame)을 보여 줌으로써 환상적인 사유를 자극하며 다양한 S와 F가 만나 이 시대의 중력에서 벗어난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벽이란 무엇일까?

어느 날 갑자기 예측 불허한 혹은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다면,

누군가는 그 벽을 넘으려 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넘기를 포기하고 돌아서기도 할 것이다.

이 소설집에는 '벽'이라는 이미지를 다양하게 풀어낸 6개의 단편이 들어 있다.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작품 두 편을 소개하면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나윤은 손가락이 짧아 고민하던 중

마녀를 만나 '3차원에서만 살 때 가지는 모든 가능성'을 맡긴 채

길어진 손가락으로 상상력의 세계인 4차원에서의 연주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윤의 능력은 행복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넘을 수 없었기에 간절했지만, 다시 돌아갈 수도 없기에 아득한 그런 벽을 마주하는 불안함을 보여준다.


[무너뜨리기]

결혼 7년 차 부부에게는 첫 만남에서 느껴지는 벽이 모두 허물어져 편안하지만 무심한 나날들을 보내기에 그들은 '부부 리빌딩 체험'을 신청한다.

부부 사이에 허물어진 벽이 다시 생기니 적당한 거리도 유지하고 긴장감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감정 리빌딩'으로 설렘의 시간으로 돌아간 그들에게 어떤 사건으로 인해 두 사람은 서로의 관계를 돌아보게 된다.

다시 세워진 벽은 그들에게 설렘을 가져다줄 것인가? 편안함의 몰락일까?

다른 단편들도 시간적인, 공간적인 배경은 달랐지만 '벽'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현대를 사는 우리와 많이 닮아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벽들을 만나 그 벽에 부딪혀 혼란과 좌절을 겪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벽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벽이라는 개념을 소설을 통하여

벽이란 무엇인지? 우리에게 존재하는 벽은 어떤 기능을 하기를 원하는지?

벽을 긍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부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우리는 벽 안에 있는지 벽 밖에 있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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