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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들의 도시
김주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평점 :
[작은 땅의 야수들]로 2024년 톨스토이 문학상을 수상한 김주혜 작가의 신작 소설로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파리 세 도시를 무대로 완벽한 비상을 꿈꾸는 발레리나의 치열한 생을 서막에서 커튼콜까지 발레 공연을 보는 듯이
잔잔하지만 때론 격정적으로 거침없이 휘몰아치는 방식이지만 서사적이고
디테일한 문장으로 가득한 책이다.
📕📒📙
어린 시절 자신을 떠난 아버지와 삶에 지쳐 자신에게 차가운 사랑을 주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나탈리아,
'먼저 떠나는 사람만이 상처를 받지 않는다'라는 믿음으로 살아간다.
우연한 기회에 시작하게 된 발레, 천재적인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피나는 노력으로 발레계의 정상에 오르게 되지만
치명적인 사고로 인해 무대에서 사라지게 된다.
2년이 지난 후 자신이 발레를 시작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며 발레에 대한 새로운 선택 앞에 서게 되고,
그녀는 삶과 예술에 대해 사랑과 상실에 대해 끊임없이 흔들리며
추락을 반복하지만 다시 '밤새'로 날아오르기를 원하는데~~
✍️✍️✍️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가 반복되며 진행된다.
가난했지만 꿈 많았던 나탈리아가 프리마 발레리나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 과정, 그 과정에서 우정과 갈등, 연인과의 사랑과 배신을 보여준다.
어떤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나탈리아는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자신은 떠나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가득했음인지
모든 것을 스스로 안고 혼자만의 고립 상태로 빠져들려는 그녀,
그런 그녀였기에 발레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더욱 깊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은 혼자서만은 살아갈 수 없기에
나탈리아 역시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은 고향에서 함께 발레를 시작하며 옆을 지켜준 주변인들이었다.
발레만을 알았던 한 사람이 인간적으로 도약하며 성장하는 모습에서
삶과 예술의 심오함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예전에 발레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발레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에 많이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이 책 역시 발레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소설을 읽고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발레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예를 들어 동작, 용어, 발레 공연의 배경 등등) 더욱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나이가 들면서 어떤 실수를 하든 예전만큼 창피함을 느끼지는 않게 되었다. 결국 인생이란 모든 게 실수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 어느 것도 실수가 아니다. (p361)
- 삶에는 결코 끝이 없다. 한 가닥의 실이 매듭지어지고 다른 가닥이 끊기더라도, 영원히 흐르는 음악에 맞춰 계속 엮어지며, 오로지 무한대의 높이에서만 그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다. (p518)
*가제본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