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라와 아키라
이케이도 준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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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즉 '재미'라는 소설의 본령을 가장 잘 포착하는 일본 최고의 스토리텔러 이케이도 준의 작품으로

2017년 TV 드라마와 영화 [아키라와 아키라]로 제작된 원작 소설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같은 이름을 가진 '야마자키 아키라'와 '가이도 아키라'의 청춘의 열정과 두 남자의 운명과 역경을 보여준다.

'아키라'라는 이름은 같지만

야마자키 아키라는 영세 공장의 아들로서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힘겨운 삶을 살았으며,

가이도 아키라는 해운회사 경영자 집안의 후계자로서 풍족한 삶을 살아왔다.

성장 배경이 다른 두 사람은 대형 은행에 동시에 입사한 후 그들의 운명이 시작된다.

야마자키 아키라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 공장의 도산으로 야반도주하다시피 고향을 떠난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힘겹지만 의연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간다.

반면 가이도 아키라는 기업의 후계자이지만

가업을 잇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하여 은행에 입사하게 된 것이다.

197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약 30년에 걸쳐 오일쇼크, 거품경제, 잃어버린 10년 경제적인 혼란을 야기한 시기의

시대적 배경으로 두 남자 아키라는 가혹한 시련을 맞이하게 되지만,

두 사람은 신입사원 연수 때부터 두각을 드러내고,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며 흥미진진한 대결구도로 들어가지만~~~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남자 '아키라'

그들은 어떤 관계가 되며,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600쪽에 가까운 벽돌책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어가 보시길~~



미쓰비시 은행에서 7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작가는 소설에서 은행원들의 삶을 자세히 보여준다.

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 문제, 연대 보증 문제 등 은행원들의 융자대상에 따른 품의서를 작성하는 것 혹은 기업 심사 등

은행원들의 세세한 업무뿐만 아니라 뱅커들의 자부심까지 보여준다.

가이도 아키라의 가업인 '도카이 해운'을 통하여 올바른 기업 경영과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따른 적자와

그룹 간의 연대보증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며, 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하여

기업과 은행 즉 경영자와 뱅커 간의 밀접한 연관성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두꺼운 벽돌책이며 전문적인 경제 이야기와 전문용어가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두 남자 아키라의 서사에 집중하다 보면 거부감 없이 빠져들 수 있는 흡입력이 대단한 소설이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는

흔한 대결구도로 예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 신념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기업 경영이나 은행은 어떤 성과나 실적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라는 메시지가 감동으로 다가오기까지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나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직장인들에게 추천합니다.

두 남자 아키라를 통하여 일에 대한 열정과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모습에 응원과 위로를 받을 수 있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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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집 - 대한제국 마지막 황족의 비사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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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독자가 사랑한 [덕혜옹주]의 권비영 작가가 또 한 번 펼치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족의 비사

[잃어버린 집]은 덕혜옹주의 오빠이자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이 은,

그리고 대한제국 마지막 직계손 이 구의 아픈 운명을 그린 소설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황태자 이 은(영친왕)은 공부를 명목으로 일본으로 갔지만 사실상은 볼모였다.

소설은 조선의 황태자와 일본 나시모토 왕녀 마사코와의 정략결혼으로 시작된다.

나라를 빼앗긴 황태자는 무력감에 고통스러워하고,

마사코는 그의 옆에서 일본인으로서 죄책감과 아픔을 느끼며 남편의 고통을 이해하지만 사랑하는 이에게 힘이 되어 주지 못함을 안타까워한다.

영왕 이 은과 마사코의 고통스러운 현실의 삶과,

그들의 아들인 이 구, 그가 사랑한 여자 줄리아, 하지만 황족의 배우자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웠기에 그로 인한 갈등을 시작으로 이 구도 평탄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생을 마친 것, 독립이 된 후 황실의 재산은 나라로 환수되었으며, 그들은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황실의 비극을 보여주고, 이 은과 마사코는 평민 신분이 되어 국적도 제3국인 이 되어 방황하는 모습들이 보여진다.


[잃어버린 집]은 이 구가 영혼이 되어 아버지 이 은과 어머니 마사코의 성장과정부터를 이야기하며, 대한제국 잃어버린 나라의 슬픔과 함께 잃어버린 왕가, 사라져버린 왕실의 마지막 후손은 무덤으로만 남았음을 보여준다.

잃어버린 것은 나라뿐만이 아니라,

이 구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아카사카의 저택을 그리워한다.

아버지가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려 일본인에게 팔아 버린 집, 그곳에서는 평온했고, 안정을 얻은 집이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와 황태손, 그들은

지킬 수 없었던 것이 조국만이 아니었으며, 있는 집도 지키지 못하는 허약하고 힘없는 삶이었음을 밝힌다.

[잃어버린 집]을 통하여 우리 역사의 아픈 한 단면뿐만이 아니라

대한제국의 마지막 슬픈 현장을 살아야 했던 조선 황실 가족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방 이후 보호받지 못하고 황실의 명맥은 완전히 끊어짐으로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야만 했다. 하지만 슬픈나라, 대한제국은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우리의 단단한 뿌리이다. 그 뿌리를 함께하는 마지막 황족으로 살다 간 그들의 이름도 잊혀져서는 안 될 것이다.

그들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이고, 그들의 역사가 우리의 역사이며, 암흑의 시대 역사라고 해도 기억해야 할 역사이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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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평범한 가족
마티아스 에드바르드손 지음, 권경희 옮김 / 비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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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신 작가 마티아스 에드바르드손은 고등학교에서 스웨덴어 및 심리학을 가르치는 교사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하였음인지,

[거의 평범한 가족]은 자신의 경험과 상상을 통해 인물 내면의 심리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중세 분위가가 남아 있는 스페인의 아름다운 소도시 룬드에 [거의 평범한 가족]과 다름없는 한 가정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목사인 아빠 아담, 변호사인 엄마 울리카, 그리고 이제 막 열 여덟살이 된 스텔라, 그들은 평범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아담은 존경받는 목회자이고 울리카는 성공한 법조인이며 스텔라는 자의식이 강한 아이로서 아시아 여행을 꿈꾸며 자신의 삶을 개척해가고 있다.

스텔라는 사춘기를 지나며 작은 문제들을 일으키지만 아담과 울리카는 딸을 사랑으로 돌본다.

하지만 스텔라가 서른 두살의 사업가 크리스토퍼 올센의 살인 용의자로 구금 당한 후

그들의 평범함은 깨질 위기에 처하며

아담과 울리카는 딸을 구하기 위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한다.

과연 스텔라가 정말로 크리스토퍼 올센을 살해했을까?

그렇다면 아담과 울리카는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딸을 구해 낼 것인가?


소설은 3부로 나누어져 아버지, 딸, 어머니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화자들의 입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아담과 울리카의 만남부터 스텔라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그들 가족의 끈끈한 유대감을 알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가족들 사이에 일어났던 불미스러웠던 일들로, 미루어 짐작하고

사건 해결을 따라가며 추리하는 재미도 있다.

아담은 스페인 국교회의 주교구 목사이지만 딸을 위해서 신을 걸면서도 거짓 증언을 하고,

스텔라는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매듭을 풀지 못하고,

결국 마지막 장인 3부 법정에서 재판이 열릴 때 울리카가 자신의 특기를 발휘하여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데~~

세 명의 관점에서 사건을 이야기하므로 누구의 입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전개하는가에 따라 사건의 진실은 다르게 보인다.

아담과 울리카가 스텔라는 절대 살인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서로 '혹시 우리 딸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이라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딸을 위해서는 못할것이 없는 부모임을 보여줄 때는

나 또한 부모로서 가슴이 찌릿하기도 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한 가지 사실을 가족 구성원이 모두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판단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를 생각하고 딸에 대한 기대치로 관심을 가지지만,

사춘기 딸은 그런 관심은 통제와 구속일 뿐이라며 반항하고 일탈을 일삼는다.

하지만 아담과 울리카는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자신들의 기준으로 판단하여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그 어떠한 폭언과 비난도 받을 수 있으며, 어떤 시련이 와도 이겨낼 수 있다고 장담하며,

딸의 미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아담과 울리카의 모습에서는 진정한 부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550쪽이 넘는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읽히는 책이다.

아버지와 딸 그리고 어머니의 심리묘사가 탁월 할 뿐아니라,

심리스릴러답게 재미를 가미하여 추리 할 수 있는 매력도 있으며,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반전의 결말도 책의 정점을 찍는 잘 쓰인 스릴러이다.

곧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공개를 앞두고 있다고 하니 그 전에 원작을 먼저 읽기를 권한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와 이웃님들 모두에게 질문합니다.

"당신은 가족을 위해서 무슨일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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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이도 프로의 영역 혼자살이
가마타미와 지음, 스즈키 나쓰코 옮김 / 비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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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일러스트레이터로 전업한 가마타미와 작가의 만화책이다.

대학생 때부터 현재까지 자취 20년 에피소드를 담은 책이다.

작가는 '혼자살이'가 취미이자 특기인 경지에 올라섰다며,

오랜 세월 자취하며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와 많은 실패를 거쳐

알아낸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들을 재미있게 알려준다.

처음 혼자살이를 시작했을 때는, 주변 가족들의 걱정에 가득 찬 소리들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살아가는 설레는 마음이었다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신이 스스로 챙겨야 하는 것들이 늘어나고,

책임감 또한 있다는 것을 소소한 것에서 깨닫게 된 후

기본적인 경제관념에서부터 생활습관 등

혼자살이의 모든 것에 프로가 되어 신의 레벨에까지 등극하게 됨으로

자신의 생활을 편하고 안전하게 즐긴다는 것이다.

혼자살이 몇 년 만에 생활이 중심이 되었기에

모든 것이 실용 위주로 바뀌어 음식, 청소, 빨래 등

혼자서 하는 살림, 혼자놀기에 이어 혼자하는 여행도 신의 레벨에 오른다.

작가는 이 책을 '혼자살이를 사랑하는 동료'를 늘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산뜻한 색감에 유머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소개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1인 가구의 비중이 증가하고, 또한 혼자살이를 꿈꾸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지금 혼자 살고 있거나, 언젠가는 혼자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실생활에 도움도 될 수 있으므로 일독을 권한다.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상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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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사막이 들어온 날
한국화 지음, 김주경 옮김 / 비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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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2014년 파리로 이주한 작가 한국화는

2020년 프랑스에서 소설집 [도시에 사막이 들어온 날]을 출간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한국인이 프랑스에서 프랑스어로 쓴 소설들을 전문 번역가가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조금 독특한 책이다.

작가는 '모국어의 제약을 벗어나 더 유연한 사고가 가능한 중립적인 영역이 필요했다.'

'나와 언어 사이의 거리가 필요했다.'라고 밝히며

이질적인 감각과 독특한 소설 세계로 언론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 책에 수록된 8편의 단편들은 간결하지만 단순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야기들은 추상적이며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어 상상력을 자아내게 한다.

8편의 이야기들은 각각의 제목을 가지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노인과 어린이, 남성과 여성, 학생, 부랑자 등의 화자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모래바람으로 뒤덮인 도시는 언제부터 사막이 되었는지, 사람들의 기억은 모두가 다르다.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희망을 잃어버리고 무거운 삶을 살아가던 중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과 함께 옛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

꿈속에서 죽은 아이들을 만나는 사람,

온갖 소음이 가득한 강 건너편으로 가출을 하던 시절의 한 사람,

집 안의 소음을 피해 음악 속으로 숨었다가 청각을 잃은 사람,

우연한 첫 만남 후 한시도 잊은 적 없다가 수십 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났을 때의 감정,

도시가 방치한 건물 꼭대기에서 모두를 관찰하는 한 사람,

8편의 단편은 현실의 공간보다는 추상적인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에게 폭넓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설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도시가 사막으로 변하게 된 계기를 각기 다른 증언을 쏟아 내듯이

이 소설을 읽고 상상하는 세계는 각자 다를 것이므로

독특한 서사와 낯익은 도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만나보기를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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