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사막이 들어온 날
한국화 지음, 김주경 옮김 / 비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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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2014년 파리로 이주한 작가 한국화는

2020년 프랑스에서 소설집 [도시에 사막이 들어온 날]을 출간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한국인이 프랑스에서 프랑스어로 쓴 소설들을 전문 번역가가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조금 독특한 책이다.

작가는 '모국어의 제약을 벗어나 더 유연한 사고가 가능한 중립적인 영역이 필요했다.'

'나와 언어 사이의 거리가 필요했다.'라고 밝히며

이질적인 감각과 독특한 소설 세계로 언론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 책에 수록된 8편의 단편들은 간결하지만 단순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야기들은 추상적이며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어 상상력을 자아내게 한다.

8편의 이야기들은 각각의 제목을 가지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노인과 어린이, 남성과 여성, 학생, 부랑자 등의 화자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모래바람으로 뒤덮인 도시는 언제부터 사막이 되었는지, 사람들의 기억은 모두가 다르다.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희망을 잃어버리고 무거운 삶을 살아가던 중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과 함께 옛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

꿈속에서 죽은 아이들을 만나는 사람,

온갖 소음이 가득한 강 건너편으로 가출을 하던 시절의 한 사람,

집 안의 소음을 피해 음악 속으로 숨었다가 청각을 잃은 사람,

우연한 첫 만남 후 한시도 잊은 적 없다가 수십 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났을 때의 감정,

도시가 방치한 건물 꼭대기에서 모두를 관찰하는 한 사람,

8편의 단편은 현실의 공간보다는 추상적인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에게 폭넓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설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도시가 사막으로 변하게 된 계기를 각기 다른 증언을 쏟아 내듯이

이 소설을 읽고 상상하는 세계는 각자 다를 것이므로

독특한 서사와 낯익은 도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만나보기를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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