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 - 성공하는 아이들의 글쓰기 습관
최서율 지음 / 들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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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대치동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는 제목부터 강렬하다. 하지만 이 책은 ‘대치동식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요령서가 아니다. 오히려 글을 쓰지 못해 괴로워하는 아이, 그 아이를 보며 답답해하는 부모, 그리고 글쓰기 수업의 방향을 고민하는 교사의 마음을 모두 품어 안는 아주 따뜻한 책이다. “망한 글은 없다, 다듬지 않은 글이 있을 뿐”이라는 문장은 이 책의 핵심 철학이자, 글쓰기 앞에서 움츠러든 아이들에게 건네는 가장 단단한 위로다.

대치동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

성공하는 아이들의 글쓰기 습관

지은이. 최서율: 국어·글쓰기 강사이자 연극 평론가로, ‘쓰는 사람은 반드시 성장한다’는 믿음으로 아이들과 글쓰기를 함께해 왔다. 현재 대치동 기파랑 문해원에서 글쓰기 교육을 하며, 생각과 감성을 함께 키우는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구조다. 엄마의 말, 아이의 말, 선생님의 말이 교차하며 글쓰기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덕분에 글쓰기가 단순한 과제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라는 작업’임을 깨닫게 된다. 아이가 왜 연필만 들면 멈춰 서는지, 왜 “아무 생각이 안 나요”라는 말이 나오는지에 대해 저자는 섣부른 판단 대신 경험에서 나온 설명을 건넨다. 글을 못 쓰는 아이는 없고, 다만 생각을 정리해 본 경험이 부족한 아이만 있을 뿐이라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퇴고’에 대한 이야기다. 글의 시작은 쓰는 순간이 아니라, 다시 읽고 고치는 과정에서 진짜로 시작된다는 말은 글쓰기 교육을 넘어 사고력 교육의 본질처럼 느껴진다. 지우개를 쓰지 말고 초고를 남기라는 조언, 실수처럼 보이는 문장이 나중에 보석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은 아이의 글뿐 아니라 아이 자체를 대하는 태도까지 돌아보게 만든다.

또한 이 책은 실천적이다. 달력 단어장, 글쓰기 젠가, 필사하기 같은 방법은 집에서도 바로 시도해 볼 수 있어 부담이 없다. ‘요약→비교→해석→견해’로 이어지는 글쓰기 구조, ‘눈으로 쓰고 마음으로 다듬기’ 같은 설명은 수능 논술을 준비하는 아이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아이의 생각을 먼저 믿어 주는 것이 글쓰기의 출발점이라는 메시지가 책 전체를 단단히 받치고 있다.

글쓰기를 기술로만 가르치지 않고,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안내하는 이 책은 단순한 글쓰기 지도서를 넘어 아이의 사고력을 키우는 성장 가이드다. 글쓰기 때문에 매일 전쟁을 치르는 집이라면, 이 책이 그 긴장을 조금은 풀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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