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사랑은 길었다
안정원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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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첫사랑물/재회물/상처녀/능력남/직진남/궁핍여주/상처녀/내공녀/뇌섹남/뇌섹녀

평점: ★★★

 

한솔고 1학년 서단영은 누구보다 당차고 똘똘했던 아이였죠.

남다른 당돌함으로 날라리(?) 선배 태준에게도 따박따박 할말 다 하던 아이.

한솔고 3학년 전교 부회장 강태준. 

전교 1등을 도맡아 하고 내로라하는 부잣집 아들이지만, 어딘가 우울해 보이며 삐딱선을 타던 선배.

 

풋사랑인지 첫사랑인지의 모호한 경계에 선 단영과 태준은 어느날 음악실에 갇히게되고,

이 사건은 이상한 스캔들로 퍼져 등교 정지 처분을 받고, 단영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태준은 자신의 꿈도 버리고 갑자기 유학길에 올라 한국을 떠나요.

 

그리고 15년 후.

병원 신경외과 교수와 주임간호사로 재회한 태준과 단영.

그동안 단영에게는 너무도 많은 일이 있었고 똘똘하고 당차던 서단영은 어디로 갔는지,

도망치고 가드치고 거부하는 못난 서단영만 남아있어요.

 

'사랑해서 안 될 사람은 없는데, 사랑해서는 안될 상황은 있다는 걸 진작에 배웠다.

사랑 ? 말도 안돼.

설익은 풋사랑. 자신의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서 멋진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겠지 생각했는데,

어쩌자고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여전히, 한층 더 닿을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내 일상을 차지하고 있을까. '

 

단영의 자조적인 독백에 정말 마음 한 구석이 찌르르 짠해더리구요.

자꾸만 못난 모습을 보이면서 벽을 치는 단영이 모습이 답답하면서도 그 모습이 넘 현실적이라 짠해지더란 말이죠.

문득문득 강태준 앞에 서면 그 옛날 누구보다 당당하고 밝던 서단영의 모습을 느끼고,  그게 너무 기쁘고 설레면서도 그래서 더 주눅드는 모습이요.

 

단영이가 땅 파고 들어갈때마다, 곁에서 늘 당당한 서단영으로 일으켜주고 격려해주고,

단영이의 어떤 못나고 가슴아픈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 직진남 강태준교수님, 정말 든든한 소나무 같은 어른 남자의 매력 좋았습니다.

열아홉, 왜 그리 음울한 표정으로 담배피고 술먹고 방황했는지, 사춘기 소년의 상처도 이제서야 이해가 갔구요.

우격다짐이 아닌 단영이 스스로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봐주고 내민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남자라 완전 든든했네요.

 

" 너 사실은 내개로 오고 싶잖아. 그래서 힘든 거잖아. 아무리 아니라고 밀어내도 소용없어.......

  그동안 고생 많았다, 서단영. 진작 못 와서 미안해. "

 

따스하게 토닥이는 손길에 펑펑우는 단영이 모습 보면서, 저까지 찡해졌어요.

그래 단영아, 좀 더 용기를 내, 힘들면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한거야. 손 내미는 건 부끄러운 거 아니야.

아... 단영이도 마음의 짐을 내려놨구나. 스스로 세운 벽을 이제 좀 허무는 구나 싶어서 은근 뭉클해지까지 했어요.

 

똘똘차고 당차고 밝던 단영이였지만 그저 열일곱 어린 나이 였잖아요.

그때 태준이는  단영을 위해 떠났지만, 혼자 남겨진 단영이가 감내한 일들은 이후 완전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지요.

힘들어진 학교생활에 가정형편도 어려워지고 아버지까지 돌아가시고, 이젠 아픈 엄마에...

단영이가 감당하기 참 힘들었을텐데, 진짜 똘똘하고 당찬 서단영 이였기에 이 만큼 견뎠지 싶었거든요.

 

진짜, 강태준씨 말대로 단영아, 그 정도 했으면 못 이기는 척 그냥 넘어가라, 응~?! 

그러다 태준 선배가 정말 딴 여자한테 가면 서단영 정신 못 차릴텐데...?!!! ㅎㅎ

꽉 잡아 날 덮치기 전에 ~ 내 맘이 널 놓치기 전에~ 나 같은 남잘 놓치면 후회하게 될걸
  밀당? 어장? 그런 거 난 잘 몰러 . 대신 아프면 119 말고 날 불러 

 

등장인물이 너무도 많아, 조연, 엑스트라 등등 인물이 하도 많아서 좀 정신산만 했다는 게 좀 아쉬운 점 이였네요.

딱히 문어발 어장관리녀는 전혀 아니지만, 단영이 주변에 뭔가 정리되지 않는 남사친들 이야기도 좀 과했던 것 같구요.

 

이북 출간작들만 있어 종이책으로는 어떤 느낌일까...궁금했는데, 마음이 찡하면서 따스한 느낌이 좋네요.

픗사랑이 진짜 사랑이 되는 이야기도 좋아하고, 어른들의 성장기도 좋아하거든요.

자꾸만 자존감 잃어가는 단영이 옆에서 힘 팍팍주는 어른 남자 강태준 선배님, 멋지도 든든했어요.

' 아씨. 이 날라리야! ' 하며 당차게 소리치던 열일곱 서단영의  모습으로 되찾아 가는것 같아 응원해 주고 싶었구요.

긴긴 시간을 돌고 돌아 사랑을 이룬만큼 두사람의 사랑은 더 견고할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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