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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 무한한 창조의 샘 ㅣ 위대한 예술가의 생애 5
프란체스코 갈루치 지음, 김소라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7월
평점 :
피카소 그를 알게 된건 우연이였다.
헌책방에 이책, 저책들 사이에 깔려있어 숨조차 쉬지 못하고 있었던 녀석이였다.
비닐캡조차 뜯어있지 않던 도록을 손안에 넣는순간 숨막히는 무언가가 전해져 왔었다. 그리고 처음 접한 그림이 청색시대의 작품들과 '게르니카'였다. 단 몇점의 작품만이 실려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푹 빠져들 수 있었던 건 그당시 우울했던 내 기분 탓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두번째 접한 것이 이것이다.
수많은 작품들이 실려있는 것을 보며 피카소를 사랑할것만 같다.
단순히 내가 보았던 작품들이 다 일거라 믿고 있던 나에게 마로니에북스에서 출간된 '위대한 예술가의 생애 - 피카소'의 책은 나의 무지함을 또다시 꾸짖는것 같았다. 자신을 너무 녹록하게 보는거 아니냐며 깨알같이 적혀 있는 글씨들이 나를 압도하고 만다. 내가 두손 두발 다 들었다.
피카소의 작품중에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느냐 묻는다면, '아비뇽의 처녀들'과 '게르니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두가지의 세계는 각기 다른 세대에 다른 시선으로 그려진 그림들이다.
'아비뇽의 처녀들'은 입체주의 시대의 작품으로 1907년도 작품이다. 사창가의 연인들을 그린 그림으로 그 시대에 피카소의 품행이 어떠했을지 짐작해 볼 수 있다. 혹 그의 음탕함과 방탐함을 감추고자 입체주의에 빠져 들었었던건 아닐까?
같은 시각으로 보구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물체를 조각조각 나누어 볼 수 있었던 피카소. 그의 정신세계는 어떠했기에 이런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걸까. 평소 남들보다 다른세계에 살 고 있는 나는.. 그 경지에 이르려면 얼마나 많은 다른세계로 빠져들어야 하는걸까? 조금만 더 손을 뻗으면 가능해 질 것 같기도 한데..
'게르니카' 1937년도 작품이다.
게르니카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그시대의 시대적 배경을 알아야만 한다.
두 연인과의 이별, 프랑스와 독일간의 전쟁등 그때의 암울했던 시대배경을 알게 되었을 시에 그림의 참뜻을 알 수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굳이 그림하나를 보기위해 그 많은 사실들을 다 공부하고 알아야만 하는 것일까?
불에 휩싸인 집, 거리에 널부려져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사람들, 아기를 붙잡고 울부짓는 여인등등 그림을 보며 같이 슬퍼하고 분노할 줄 알면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피카소, 당신은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수없이 그렸던 데생과 습작, 당신이 노력했던 그 노고만을 알아주것만으로도 그대는 행복하지 않나요?
책을 보며 눈물을 한번 훔치지 않을 수 없었다.
1951년 "한국에서의 학살"이란 작품을 보는순간 피카소는 무엇을 보구 무엇을 느끼며 그 그림을 그렸을까란 생각을 해보았다.
다른 작품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었더라면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슬픈 역사를 모든 전세계인들에게 알릴 수 있었을텐데.
잠들어 있는 그를 깨워 조금 더 힘을 귀울여 작품에 임해보라 하고 싶다. 수많은 글들도 곁들어 주기를, 그리고 진실만을 적어주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피카소!! 그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시대에 나는 살고 있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 또 훗날 세상을 살아가야 할 그들도 그 시대에 살지 못할것이다.
우리가 공룡시대에 살고 있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역사가 모든 걸 말해준다고 한다. 하지만 왜곡된 역사들도 많다. 그러니 우리머리에 각인되어 있는 모든 사실들이 다 진실이라, 정답이라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의 추측에 의해서 만들어진 역사와 그 삶들이 있을테니 말이다.
그 중앙에 피카소 당신이 서 있습니다.